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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내릴 때를 아는 좋은 비, 호우시절 호우(豪雨) 쏟아지는 날의 여름 오후. 비는 창을 때리면서, 땅을 향하면서 소리를 낸다. 정제될 수 없는 그 소리와 재즈 피아니스트 켄타로 키하라(Kentaro Kihara)의 선율은, 어쩌면 빗소리를 질료 삼아 음악을 빚어낸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조응한다. 알싸하게 핸드 드립한 LOBODIS 커피의 산미, 역시 비의 감흥을 북돋고. 어쩌면, 지금은 그렇게 호우시절(豪雨時節). 허진호는 늘 내 안에서 비가 나리도록 만들었다. 나는 허진호의 4편 장편, 어느 하나 좋지 않은 게 없었다. (혹평 많이 들었던 조차도, 내겐 아득함. 그들의 흔적이 깃든 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계절이 끝나면, 찾아온단다. ! 호우(豪雨) 나리던 날, 느닷 없이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가 생겼다. 그렇게.. 더보기
이별을 겪은, 그러나 다시 사랑할 사람들을 위해… <봄날은 간다> 이제 계절이 바뀌었듯, 봄날이 언제나 지속되는 건 아니다. 계절은 바뀌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바뀐 계절에 맞춰 옷을 바꿔입어야 한다. 삶에는 그렇게 불가피한 것들이 있다. 생이나 죽음이 그러하듯, 사랑도, 이별도 그러하다. 봄날이 가면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대개의 생이다. 그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는 그것이기도 하다. 에는 그런 것이 있다. 허진호 감독의 앞선 작품이 그러했듯, 느닷없이 생에 끼어든 사랑과 이별의 방정식. 그리고 '어찌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넉넉하면서도 쓸쓸한 시선. 다시 봄날이 지나간 즈음, 를 꺼내볼 때다. 그리고 나는 이 장면들을 가장 좋아한다. 사랑에 달뜬 사람들의 꾸밈없는 양태라고나 할까.^^;; 회사 직원들과 회식하던 상우 이놈. 그런데 사랑 앞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