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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밤9시의 커피] 봄안개, 기형도 그리고 나의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그러니까, 3월7일의 냄새는 알싸했다. 안개 냄새 덕분이었다. 봄안개의 밤이었다. 흡~. 봄이 밤이었고, 밤이 봄이었다. 그 안개가 봄을 몽환적으로 만들었고, 냄새 덕분에 나는 충분히 봄이 될 수 있었다. 내가 볶고 내린, 내 마음을 함께 흘려내린 커피를 오전 중 연신 맛있다며 마셔주었던 두 사람 덕분에,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였도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던 하루를 봄안개가 또 휘감았도다. 아마도 그 커피와 안개에는 기형도가 블렌딩돼 있었다는 것을. 차베스의 죽음에서 가장 가까운 내가 보유하고 있던 멕시코 치아파스 커피.그 커피의 이름은 '기형도'였음을. 그리하여, 기형도의 [ 안개 ]가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봄밤. 3월 7일, 기형도 24주기(1989). 1아침저녁으로 샛江에 자욱이 안개가.. 더보기
[밤9시의 커피] 당신의 노동은 안녕하신가? We want bread, but want roses, too! (우리는 빵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 - 켄 로치 감독, 중에서 - 막걸리를 마시며 전태일을 꺼냈고, 함께 마신 이들과 우리의 노동을 생각했습니다. 11월13일이어서 그랬을 겁니다. 1970년 그날, 42년 전 불길 속에서 산화한 노동의 이름. '전태일'이라는 이름 덕분에 나는 '노동'을 처음 알았습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노동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노동자였고, 세상의 태반이 노동자였으며, 나도 노동자로 살아가야 할 것임에도, 어른들은 '노동'을 알려주지 않더군요. (자본주의 사회라면서 '자본' 역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늘 노동자였고, 지금도 노동자이며, 앞으로도 쭉 노동자일 것입니다.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