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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되 마고

[밤9시의 커피] 전혜린과 샤넬을 블렌딩하면 어떤 커피가 나올까? 어떤 날은 마구마구 카페에 가고 싶어진다. 비가 올 때, 낙엽이 우수수 쏟아질 때, 햇볕이 넘쳐날 때, 구름이 멋진 날, 너무 추운 날……. 모든 날씨는 카페를 부른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거기에 있다. - 이명석, 《모든 요일의 카페》 중에서 - 그들은 이곳에서 모이곤 한다. 한꺼번에 함께 오는 것은 아니다. 하나둘 따로따로 온다. 물론 때로는 혼자, 커피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러운 모임이다. 여긴 일종의 아지트인 셈이다. 무슨 현안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친목 모임도, 비밀 결사체도 아니다. 그냥, 그들은 '따로 또 같이'다. 때론 그들은 격론을 펼치기도 한다. 몇 주 전에 아예 새벽을 넘길 기세여서, 커피하우스 클로징을 맡겼다. 옛다, 문 닫고 가세요. 다음.. 더보기
카뮈에게 커피란? 엄마가 죽었다. 전보가 그렇게 왔다. 내 탓은 아니지만, 가지 않을 수 있나. 사장은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휴가를 내고 버스를 탄다. 피곤했을까. 계속 잠을 잔다. 도착해선 엄마의 시신도 보지 않는다. 눈물? 글쎄, 눈물샘이 마른 건가. 엄마의 주검이 담긴 관. 경비가 커피를 권한다. 홀짝. 커피엔 역시나 담배. 그래도 엄마 시신 앞인데... 잠깐 망설인다. 그렇다고 꺼릴 이유도 분명치 않다. 담배 한 모금. 후~ 커피가 담배를 부른 것인지, 담배를 피우기에 앞서 커피를 애피타이저로 마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맞다. 뫼르소다. ≪이방인≫ 커피, 태양, 담배, 바다, 정사... 그리고 숱하게 명명된, 그래서 지겨울 법한 부조리. ≪이방인≫을 떠올리자면, 그렇다.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살인을 저질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