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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데이 루이스

아카데미 힐링 2월25일, 거리를 거닐 때도, 미디어를 만날 때도, 온통 한 사람의 얼굴이 도배질하고 있었다. 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가 앞으로 5년 잘하길 바란다는 이성을 비집고 나오는, 저 지겹고 구린 얼굴과 쇳소리 비슷한 목소리가 싫었다. 그가 오십 차례 이상 내뱉은 '국민'이라는 카테고리에 나는 포함이 안 됐으면 하는 지극히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진짜, 이땅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어설프게 형성된 '국민'이기보다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을 섭렵한 '인민'이나 '시민'이고 싶으니까. (물론 알다시피 이 땅에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은 없었다!) 그걸 꿍한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으니. 이땅을 아주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미국(정부)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아니 아주 무관할 수.. 더보기
분별없는 열정은 어떻게 폭발하는가 … <데어 윌 비 블러드> 뜨겁고, 차가웠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핫함과 쿨함을 아우르는, 열정과 냉정이 교차하는, 아뿔싸, 이것은 '역사'의 기록이었음을. 문명의 역사, 인류의 역사, 석유(자본)의 역사, 종교의 역사, 피의 역사, 그리고 한 인간의 역사. 그러니, 당연하게도, 뜨겁고, 차가운 기운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것이 진짜 스스로 원하는 욕망인지조차 알 길 없는, 한 인간의 몸짓이 자초한 장대한 비극에 나는 후덜덜했다. 더, 솔직히? 무서웠다. 압도 당한 탓이다. 런닝타임 거의 내내. 더구나, 극장엔 사람도 많질 않았다. 나 포함 3명. 심령 호러물보다 더 마음을 옥죄고, 불편했다. 그리고,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의 몸짓, 말짓 하나하나에 나는 육신이 삐걱거리고, 뼈와 살이 욱신거렸다. 뼈와 살이 타는 것까진 아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