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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밤9시의 커피] 봄안개, 기형도 그리고 나의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그러니까, 3월7일의 냄새는 알싸했다. 안개 냄새 덕분이었다. 봄안개의 밤이었다. 흡~. 봄이 밤이었고, 밤이 봄이었다. 그 안개가 봄을 몽환적으로 만들었고, 냄새 덕분에 나는 충분히 봄이 될 수 있었다. 내가 볶고 내린, 내 마음을 함께 흘려내린 커피를 오전 중 연신 맛있다며 마셔주었던 두 사람 덕분에,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였도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던 하루를 봄안개가 또 휘감았도다. 아마도 그 커피와 안개에는 기형도가 블렌딩돼 있었다는 것을. 차베스의 죽음에서 가장 가까운 내가 보유하고 있던 멕시코 치아파스 커피.그 커피의 이름은 '기형도'였음을. 그리하여, 기형도의 [ 안개 ]가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봄밤. 3월 7일, 기형도 24주기(1989). 1아침저녁으로 샛江에 자욱이 안개가.. 더보기
죽음, 기형도 어제. 현재 서식지 근처의 다리, 한남대교. 경찰과 119, 수상안전요원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북적거린다. 뭥미? 빠꼼 고갤 내밀어 경찰에게 물었다. "무슨 일?" 심드렁하게 답한다. "사람이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아, 갑자기 아득해진다. 다리 한 번 쳐다보고, 물 한 번 쳐다본다. 저 거리. 물리적으로 잰다면, 글쎄 한 30미터? 50미터? 잘 모르겠다. 고개를 한 번 들었다 놓았다 하면 충분한 그 거리. 그 거리가 누군가에겐 세계를 들었다놨다할 거리가 된 셈일까.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모른다.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어떤 뉴스도 정보도 없다. 어제 처음 물어본 뒤, 한참 지나 다시 물어봤지만, 경찰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정확힌 모르겠지만, 아마 찾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지금 고인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