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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무비일락

[무비일락] 슬로우로 가다가 약간 비틀비틀 (http://슬로우비디오.kr)에서 혹했던 장면이 있었다. 마을버스가 바다로 향한다. 상상해봤나? 늘 좁은 골목길과 마을을 누비던 버스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 붕붕붕, 꼬마자동차가 달린다~ 마을버스 붕붕. 그 여정에서 마을버스가 얼마나 즐거워하고 있을지 감히 모르지만, 느껴진다. 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봉수미(남상미)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여장부(차태현)가 마을버스 운전기사 상만(김강현 분)에게 부탁한다. 아니 협박에 가깝지만.ㅋ 상만이 운전대 방향을 달리한다. 늘 가던 길에서 이탈한다. 아니, 자유를 찾아나서 본다. 내가 한 번씩 꿈꾸던 장면이었다. 버스가 늘 다니던 노선을 벗어나 다른 어딘가로 떠나는 순간. 버스에 타고 있던 모두들, '벙' 찌면서도 모두 환호성을 지르는 거지. 그렇게 .. 더보기
아카데미 힐링 2월25일, 거리를 거닐 때도, 미디어를 만날 때도, 온통 한 사람의 얼굴이 도배질하고 있었다. 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가 앞으로 5년 잘하길 바란다는 이성을 비집고 나오는, 저 지겹고 구린 얼굴과 쇳소리 비슷한 목소리가 싫었다. 그가 오십 차례 이상 내뱉은 '국민'이라는 카테고리에 나는 포함이 안 됐으면 하는 지극히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진짜, 이땅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어설프게 형성된 '국민'이기보다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을 섭렵한 '인민'이나 '시민'이고 싶으니까. (물론 알다시피 이 땅에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은 없었다!) 그걸 꿍한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으니. 이땅을 아주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미국(정부)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아니 아주 무관할 수.. 더보기
생일에 <러브레터>를 본다는 것 HD리마스터링 된 . 재개봉에 앞선 시사회, 가슴이 뛰었다. 보는 내내 뛰었다. 이 장면 하나로도 충분한 영화다. 슬픔을 애도하는 법. 극 중에서 아키바가 언급했듯,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를 그제서야 보낸다.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 그 옛날, 나도 히로코를 통해 애도하는 법을 배웠다. 함께 시사회를 본 친구도 무척 좋아했다. 슬픔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눈물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어제(11일) 1주기를 맞은 휘트니 휴스턴의 유작, 도 보고 싶어졌다. 가족의 유대감과 성공의 어두운 면,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영화. 출연은 물론 제작까지 겸했다는, 휘트니가 마지막을 불살랐다는 영화. 영화적으로 좋은 평가를 못 얻었다고 하나, 은 그것을 넘어.. 더보기
<더 임파서블>, 서로 돌봐주기의 신공 재난은 이야기를 낳는다. 재난의 불가피한 속성이다. 그 속에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재난의 이야기를 다루는 태도다. 지금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스펙터클로 인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잔 손택은《타인의 고통》을 통해 그것을 입증했다. 많은 재난영화가 스펙터클 보여주기에 급급한 이유다. 그리고 실재 사건마저도 그것을 재난처럼 다루는 미디어로 인해 우리는 마음을 뺏기고 있다. 제 마음, 없다. 오로지 수동성만 지배한다. "영화 같다"는 말로 우리는 이미 재난을 스펙터클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것, 수동성이다. 은 그러나 다르다. 다른 재난영화가 보여주기에 급급해 하는 스펙터클을 무기로 내세우지 않는다. 쓰나미(tsunami)가 소재라고 해서 스펙터클의 전시와 .. 더보기
남자가 철 들기 시작하는 때 (스포일러 있음! 알아도, 영화관람에 크게 지장은 없으리라 여겨지지만.) 다음에 꺼내는 이 말, 우스개지만, 백퍼 진실을 담은 뼈대 있는 우스개. 답을 보기 전, 한 번 유추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자가 50대가 넘어설 때, 필요한 다섯 가지는? 친구, 딸, 집, 돈, 건강.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 50대는? 아내, 부인, 와이프, 마누라, 집사람.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의 모습, 그려진다. 우리나라 남자를 놓고 한 뼈대 있는 우스개지만, 아이슬란드의 이 남자에게도 다르지 않아 뵌다. 화장실에서 우는 남자 그 남자가 화장실에 앉아 울고 있다. 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그것은, 온 슬픔을 담은 몸짓이다. 삶의 회한이 묻은 울먹임. 그 소리가 심상치 않다. 무뚝뚝하며, 퉁명스럽고, 가족들.. 더보기
[무비일락]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픈 '도둑들' 케이퍼 무비(Caper Movie). (의 장르)을 설명하는 가장 흔한 단어인데, 제목에 걸맞게 하나 같이 훔치는데 바쁘다. 강탈하고 절도하는 범죄를 향한 치밀한 준비와 실행과정의 묘사가 그렇다. 날고 기는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 10명을 모이게 하기 위해 이 카드로 내세운 것은 으마으마한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이다. 2천만 달러. 군침이 돈다. 침이 고인다. 꿀꺽. 저 정도면 케이퍼, 할 만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태양의 눈물'은 맥거핀이로다. 프로들께서 눈에 쌍심지는 물론 레이저까지 쏘면서 뎀비는 이 다이아몬드. 홍콩의 카지노에 고이 모신 이 다이아몬드의 '자리이동(?)'을 위한 위험천만한 모험담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거 순전히, 연애 영화다. 그러니까, 멜로물이야! 다이아몬드, 훔치고 .. 더보기
[무비일락] 지금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토끼들에게 정직하고 우직하다. 둘러 가지 않는다. 휘어서 가지도 않는다. 직사광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맞는다. 직구다. 그것도 돌직구. 가 그렇다. 스트레이트로 우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가슴을 움직인다. 감동이라면, 격정적인 격랑이 휘몰아치는 감동이 있고, 밑바닥부터 찰랑찰랑 물 차오르듯 서서히 수위를 높이는 감동도 있을 터. 의 감동은 후자다. 마음 저 깊은 곳을 움직인다. 먹먹함을 동반하는 감동이다. 그 감동,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도리스 필킹턴의 《토끼 보호 울타리를 따라서 》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 필킹턴의 어머니, 몰리가 14살 때 거닐었던 여정을 다룬다. 무려 1500마일(약 2400㎞). 이 길을 가냘픈 발로 따라갔던 소녀의 이야기. 3명의 소녀, 어른도 상상하기 힘든 길을 떠나고.. 더보기
살아 있네~ 사랑한다! 불만 있냐? 민족은 허구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강력한 현실이고,이 허구와 현실을 이어주는 것은 날조와 왜곡을 통해 만들어진 집단적 기억이며, 이 기억이 만드는 집단적 정체감이 개인을 개인으로 정립시킨다.현실적 실체가 된 상상의 공동체가 억압과 폐쇄의 위험을 벗어버리려면 ‘열린 공동체’로 진화해야 한다.그 공동체의 핵심은 민족적․문화적 소수파(이방인)의 존재다. - 고자카이 도시아키의 중에서 - 뜨겁다. 계절도 그렇지만, 올림픽 때문이다. 공식적인 국가대항전. 자본이 숨은 주인공이지만, 어쨌든 나라를 걸고 싸운다. 이기거나 지거나 상관 없이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올림픽 공식 멘트는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 만큼의 농담이다. 이긴 자만이 모든 것을 가진다. 져도, "괜찮아"라고 위로해주지만, 기억은 거기까지. 이긴 자만 기.. 더보기
[영화하나객담] 세자 충녕은 어떻게 성군 세종이 됐는가? (사료에 의하면) 세종은 '성군'이라는 호칭에 가장 부합한 임금이다. 진짜 그만한 성군이 없단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의 대가, 김별아 작가는 그랬다. 소설을 쓰기 전, 철저하게 역사를 공부하고 파악하는 그의 작가의식을 감안하면, 그 말은 100%일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는 조선조 처음으로 '대왕'이라는 직함을 세종에게 부여했을까. 그 뒤 정조대왕이 있지만, 글쎄, 잘은 모르지만, 정조에게 대왕은 좀 어색하다. 그런데, 그의 즉위는 좀 놀라운 데가 있다. 다른 게 아니라, 그는 장자(맏아들)가 아니다. 그것도 셋째 아들. 장자에 대한 절대적인 우선권이 부여된 시대, 그는 왕에 즉위했다. 물론 나는 자세한 이유와 배경을 잘 모른다. 양녕과 효녕의 실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충녕에 대한 아비(태종.. 더보기
[영화하나객담] 우리가 만든 절망을 보라! 인간 잔혹사의 발자취 이성(理性)을 동력으로 삼았던 근대는 인류문명의 지속적인 발전을 약속했다. 이성중심주의의 굳건한 구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근대성의 발현, 세계의 주체를 신에게서 인간으로 옮겼다. 즉, 패러다임의 전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식민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근대성은 물질적 풍요까지 등에 업었다. 이성의 힘은 더욱 탄탄해졌다. 유토피아까지는 아니더라도 찬란한 문명의 건설을 청사진으로 내세울만 했다. 그리고 인간도 변화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근대이성, 어느 순간 도전에 직면했다. 그동안 유래없이 쌓아왔던 물질적 풍요를 단숨에 허물어뜨릴 뿐 아니라 이성에 대한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광기 혹은 야만이 출현했다. 계량화와 각종 수식과 이론을 통해 '경제적 효율성'을 자랑하던 자본주의는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