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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rand Bleu'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14 바다와 일심동체였던 그 남자 이야기, <그랑 블루>
2008.08.14 17:43 메종드 쭌/무비일락
마린보이(Marine Boy : 저용량 MB와는 전혀 무관).
그건 내 애칭이었어.ㅎㅎ 자칭타칭.

뭐 다른 이유 없었어.
단지 바다가 낳고 키운 아이였다는 것(바다 출신), 오로지 그것 하나.

그 애칭은 또한 마린보이,
그 애니메이션에서 비롯된 이름이었지.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푸른 바다 밑에서 잘도 싸우는
슬기롭고 씩씩한 용감스러운 마린보이 소년은 우리 편이다~
그래서, 이 노래, 늘 함께 했지.
애니의 주제가이자, 내 주제가.ㅋㅋ

근래 '마린보이'라는 애칭이 자주 불리게 된 건,
(박)태환이 때문이었지.
재능있고 경쾌한 신인류.^.^

근데, 그냥 뭐 하나 투덜대자면,
내가 알기론, 녀석은 마린(Marine)과 전혀 상관 없거든.
마린의 사전적 뜻은,
1. 바다(해양)의, 바다에 사는, 해산(海産)의
2. 해사(海事), 해운업의;선박의, 해상 무역
3. 항행의, 해상 근무의;해병대의, 해군
뭐, 이런 거거든.
태환인, 하나도 부합하는 게, 없어. 없어.ㅎㅎ

난 그나마 있잖아. 바다 출신이니까. 푸하하.
그러니까, 내가 원조 마린보이! (이런 찌질한 논리가!)
언젠가, 태환이가 바다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본다면,
내 아무 미련없이, 마린보이 타이틀을 넘겨주리라~

뭐, 그냥 태환이가 장해서 씨부려 본,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 농담이고.

아래, 진짜 마린보이의  이야기.
나도 바다를 사랑한다지만, 나는 이 남자 앞에선 백사장 한톨 모래알.
그 오래 전부터, 만날 때마다 나를 울리는 저토록 깊고 푸르른 바다, 바다, 바다...

어쨌거나 올 여름, 그때, 고향바다를 갔어야 했다.
그 푸르딩딩함과 만났어야 했다.
물론 바다는 날 기다려줄 터.
나도, 바다 속으로...

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
===============================================

바다 속으로, ‘그랑 블루’
바다와 일심동체였던 그 남자의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랑 블루> 포스터

바다가 있다. 한없이 깊고 푸른 바다. 그 바다는 사시사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물론 바다 역시 굴곡과 변화를 겪겠지만 바다가 주는 느낌은 사계절이 다르다. 여름에 비친 바다는 시원하다. 봄 바다는 차갑고, 가을 바다는 속 깊으며, 겨울 바다는 고독하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엔 시원한 바다를 찾는 건 아닐까. 바다는 여름이면 차갑고 속 깊고 고독한 기운을 거둔다.  

기실 그거야 바다보담은 사람이 바뀌어서겠지. 어쨌든 그 도저한 푸르름은 감당할 재간이 없다. 이 세상 어떤 색깔로도 바다 빛깔을 온전하게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바다는 바다 그 자체로 존재한다. ‘바다색’이란 애당초 없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이 자의적으로 끌어낸 인위적인 빛깔일 뿐. 실현 불가능한 빛깔에의 꿈이다.  

내 공간 한 켠엔 바다가 일렁거린다. 한쪽 벽면을 파랗게 물들인 바다. 까페나 호프집의 벽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던 포스터, "Big Blue"다. 거기엔 눈이 시릴 만큼 파아란 바다 속에 한 사내와 돌고래가 함께 숨쉰다. 벽걸이로 수백만 개가 만들어졌던 그 포스터. 그리고 내 방 한 구석도 장식하고 있다. 멀리 떠나온 바다의 꿈은 그렇게라도 자맥질한다.

홀연히 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바다로 바로 이어질 것만 같은 몽상. 나는 가끔 그렇게 바다를 꿈꾼다. 마린 보이의 꿈은 아직 걸러버리지 못했다. 옆에 있는 바다가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 나는 <그랑 블루>를 보고 처음 깨달았다. 도대체 몇 번이나 본 것일까. 이 영화는. 스스로도 문득 궁금해진다.  


바생바사(바다에 살고 바다에 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크는 세속의 질서에 편입돼 있을 때보다 돌고래와 이야기할 때가 더 편하다

그 바다가 삶의 전부인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다였고, 바다가 곧 그였다. <그랑 블루>는 그 ‘바다’가 주인공이다. 바다와 꼭 닮은 자크 마욜(장 마크 바)은 온 몸으로 바다를 표현한다. 바다에 대한 끝없는 사랑. ‘바생바사(바다에 살고 바다에 죽는다)’의 마음가짐. 자크에게 바다는 ‘99%의 거의 모든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1%의 어떤 것’은 지상에서의 그 무엇이었을 뿐.

그래서 자크의 몸은 바다와 일심동체다. 그 사랑, 너무도 강렬하다.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아름다움과 사랑한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팍팍한 땅 위의 삶이 일순 구차해질 정도로. 바다가 그에게 무엇이었는지 묻는 건 옹색하다.  

‘궁극’은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 아버지를 삼킨 바다였지만 그는 바다를 갈구했다. 고향 시칠리아를 떠나 안데스산맥을 떠돌던 그의 행적에서도 바다 흔적은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불순물로부터 격리된 그의 세상에는 바다가 있을 뿐이다.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엔조(장 르노)가 ‘호랑이 없는 숲’에서 왕 노릇을 하고 바다를 이용해 돈을 긁어모으고 있을 때도 그는 딴전이다. 자크는 한없이 맑은 눈으로 돌고래와 교감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참으로 희귀종이다. 지상의 척도 따위는 무의미하다.

자크는 그랬다. 바다에 있을 때 더 자유롭고 편해 보였다. 현실에서 그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광대’같은 몸짓에 불과해 보였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크와 엔조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너에게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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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그렇게 깊고 푸르다. '그랑 블루'가 그렇다

그는 하루에 얼마나 바다를 보고 생각했을까. 아니 그것보다 바다를 배제한 다른 생각의 비중을 물어보는 게 낫겠지. 그에게 ‘하늘도 희미한 추억에 불과’하니까. 바다가 친구를 삼켰지만 자크는 바다와 한 몸이 될 수 없음을 괴로워한다. 그래서 힘들다고 했다. 자크가 심연 속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해한 운명이고 유일한 선택이다.

웬만해선 그를 말릴 수 없다.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땅 위에서 사랑을 속삭였던, 자신의 아이를 가진 조안나(로잔나 아퀘트)조차 ‘이유’가 되지 못했기에(세속의 기준에선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어이없는 발상이지만...). 매정한 사람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가, 바다가 죽을 지도 모른다.

조안나도 결국 그를 말릴 수 없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눈물로 호소했지만 그가 거대한 푸른빛과 한 몸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밑으로, 밑으로, 침묵 속에 머무르려는 그를 그래서 더 붙잡지 못했다. 그 사랑은 실로 ‘슬프도록 아름다운’ 연가다.

“그게 뭐야, 지 사랑에만 미쳐가지구...”라고 말하는 건, 한편으로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 궁시렁에 불과하다. 그런 사랑, 아무나 못하는 것임을 증명하는. 자크는 그 심연 속에선, 희미하지 않은, 영원한 추억을 가지고 갈 것이다. 그것이 자크의 사랑이니까.

그래서 궁금하다. 누구나 과연 ‘살아가야 할 이유’ 혹은 ‘올라와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야 할 이유’라도. 그렇지 않으면 ‘희미해지지 않을’ ‘추억의 힘’은 어떤가. 다른 곳으로 떠났을 때 ‘이곳으로 돌아올 이유’는 있을까. 그 ‘이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다는 자크의 영원한 안식처다

<그랑 블루>는 어쩔 수 없이, ‘죽음’이라는 아우라를 품고 있다. 바다가 지닌 속성 때문이다. 그 푸르른 아름다움 속에 ‘죽음’은 불가피하다. 아름다움에 현혹되던,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비수에 찔리든. 누군가의 말처럼, ‘죽음은 숙명이고 사랑은 선택’인 영화. 그래서 ‘모든 사랑은 능동적’이라는 말. 나는 영화를 보며 이 말들에 공감하고 있었다.  

아련한 기억 속에서, 하지만 희미해지지 않은 기억 속에서 내게도 능동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캔버스 위에 바다를 스케치하고, 사랑을 그렸던 또렷한 기억. 내게 행복한 날을 안겨준 사랑을 위해, ‘올라와야 할 이유’는 건져 올릴 수 있었다.

올 여름, 나는 바다에게 슬쩍 말을 건넬 것이다. 우리들만의 언어로, 그 기억들의 잔상을 퍼즐 맞추기 해가면서 말이다...  


P.S... 아, 바다, 가고 싶다. 만나고 싶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