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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낭만_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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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이었다. 우연찮게,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과 꽃, 키스에서 멀어졌던 그때.
아마 그 겨울, 애매한 관계에 있던 여인과의 인연이 막을 내린 직후 였을 것이다.
뭐 별로 의미없는 그날, 내가 택한 건, 한편의 영화.
유료 시사회였다. 초콜릿 줄 남자가 없다고 꽁알댔지만 씩씩한 내 좋은 친구와, 나는 씨네큐브에 몸을 기댔다.

'히스 레저'의 새로운 발견.
물론 나는, 당시 '잭'에게 더 마음이 갔지만,
에니스의 마지막 읊조림(I Swear...)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안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난 1월22일부로 바뀌었다. 이제는 온전히 히스 레저의 것이 됐다. 최소한 나에겐, 그렇다.

우발적 약물과용으로 사인이 밝혀진,(☞ 히스 레저 사인은 우발적 약물 과용)
서른 즈음의 아름다운 청년은, 이젠 영원히 '박제된 청춘'으로만 기억될 게다.
그런 그를, 씨네큐브가 마지막으로 배웅한단다.
2년 전, 유료시사회가 열린 그날로부터 정확하게 730일. 이젠, 특별상영회라는 이름으로.
☞ Good-Bye, 히스 레저 <브로크백 마운틴> 특별 상영회
(<브로크백 마운틴>은 지난 11월 재상영회에 이어, 특별 상영회까지 여는 '특별한' 영화가 되는 셈인가...)

죽음 직후, 그의 영화를 한동안 보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특히나,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면.
하지만, 이제는 훨훨 보내줘야 할 때다. 엄숙한 추모식에 이어 유쾌한(!) 장례식을 치른 그를 위해.
(☞ 히스 레저 유족, '바다에 풍덩' 유쾌한 장례식)
일주일 동안 진행될 '배웅식'.
유족과 친구들이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히스를 기리는 의식을 치른 것처럼,
나는 그 배웅식에 풍덩 뛰어들어 그것을 대신하기로 했다.

혹시, 우리 씨네큐브에서 만난다면, 가벼운 눈인사라도 하면서,
히스 레저를 기려요~
Good-Bye, 히스 레저
굿바이, 에니스
라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뱀발.
얼마전, '참 좋은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히스 추모.
지난달 27일 열린 제14회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시상식에서 <데어 윌비 블러드>로 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소감을 통해 히스를 거론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는 완벽했다. 나는 그를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는 이미 인생에서 아름다운 일들을 많이 했다." 아름다운 청년, 히스는 죽어서도 그렇게 그리운 사람인가 보다. 하늘에서도 두살배기 딸, 마틸다를 영원히 지켜주길...

참, 앞선 글(▶◀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에서, 오류가 있었다.
미셸 윌리암스와는 '결혼'한 것이 아니라, '약혼'이었단다. 그래서, '이혼'한 것이 아니고 '파혼'이었던 게다.
뭐,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미셸이 감내할 슬픔은 여전할 테니까. 꿋꿋하고 씩씩하세요, 미셸!

2008/01/27 - [메종드 쭌/그 사람 인 시네마] -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2008/01/23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히스 레저를 그리고, 떠올린다...

아직은 그의 영화를 선뜻 볼 용기는 나지 않지만,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이 장면은 히스가 정말 행복하게 연기를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0 Things I Hate About You)>에서
'Can' take my eyes off you'를 쌩으로 불러대는 이 장면.


언젠가, 히스 레저는 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오직 재미있기 때문"이며 "언젠가 재미가 없어지면 떠날 것"이라고 했다는데...
떠난 이유야 어떻든, 그는 떠났고, 그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 영화, 언젠가 꺼내보고 싶다.
히스 레저를 좋아하는, 그의 떠남을 애석해 한 이들과 함께.

아, 띠바랄.
죽음은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아...

더불어 오늘,
구름의 저편으로 떠나신 한 선배의 아버님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서른 즈음에, 세상에 작별을 고한 히스 레저에게 보내는 추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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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wear..."
나는, 갑자기 당신의 그 맹세가 떠올랐습니다.
그 맹세의 뒤. 당신이 말꼬리를 늘어뜨린 뒤. 그 뒤에 품고 있을 당신의 마음.
무엇을 상상하든, 관객의 몫이었겠지만, 당신이 나지막히 읊조리던 그 상황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나만의 환영이었을까요.
당신이 구름의 저편으로 가버렸단 소식을 접하는 순간, 내겐 <브로크백 마운틴>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어요. "I Swear..." 왜 이말이 자꾸 환청처럼 떠오를까요.
혹시, 잭의 뒤를 따르겠다거나, 잭과의 영원한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감행한 건 아니겠죠?
설마, 당신, 영화와 현실을 혼동한 것은 아니겠죠? ㅠ.ㅠ

아, 뒤죽박죽이에요.
모든 것은 떠나고 잊혀지게 마련이라지만, 이건 아니라구요. 진짜 아니잖아요.....
아무리, "인류 역사의 모든 위대한 연인들은 지상에서 파멸당했다"(독일작가 한스 에리히 노삭)고 하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는 잭을, 현실에선 당신을 보내야 한다니요!!!
아, 제가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고 있는 건가요. 당신의 맹세를 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하늘이, 지상의 위대한 연인을 질투하여 자신의 처소로 당신을 불러들인 것?
리버 피닉스처럼, 은임이 누나처럼, 천국을 장식하기 위해 아름다운 인간을 먼저 데려간 것?
나는, 그저 당신이 떠난 자리가 아파서, 지난 이틀간 내린 흰눈에게 혐의를 씌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을 데려가기 위한 사신이 흰눈으로 변장한 것이 아니냐는, 얼토당토 않은 누명 씌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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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메신저 대화명은, "히스레저가 죽었대..ㅠ.ㅠ 명복을 빕니다..."였어요.
아침, 출근하자마자 켠 컴퓨터를 통해 당신의 비보를 접하곤,
나는 잠시, 흔들렸습니다. 움찔했습니다.
그리곤, 메신저에 당신의 이름을 담았어요.
몇몇 친구·지인이 소식을 알리고, 묻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진짜냐고, 누구냐고, 너도 슬프냐, 나도 슬프다고...
☞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 28세로 사망
☞ "히스 레저여, 안녕히…" 애도 물결
☞ [추모특집] 히스 레저의 청춘과 열정이 담긴 12편의 출연작

2008년 1월22일(현지시각), 당신이 떠난 날.
79년 4월4일 생이니, 만으로는 스물 여덟, 그리고 우리 나이로 치자면, 서른.
그래서일까요. 나는 광석이형의 '서른 즈음'가 떠올랐어요. 당신은 모르겠지만, 한국의 유명한 뮤지션이었답니다. 당신처럼 일찍 요절한. 사실 얼마전, 6일이 그 광석이형의 12주기였답니다.
그 광석이형이 부른 노래의 구절이 머리 속을 맴돌아요.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그렇더라구요.
당신을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니고, 떠나온 것도 아니건만, 당신은 우리와 이별을 고했잖아요. 안녕, 이라는 인사도 없이. "I Swear..."라는, 그 뜻을 알지 못할 말만 떠올리게 하고...
얼마전, 당신보다 약간 어리지만 역시 배우인, '브래드 렌프로'(<의뢰인> <굿바이 마이프렌드>)의 죽음 앞에선 안타까웠지만, 나는 사실, 그에 대한 기억이 그닥 없었습니다. 제대로 꽃피지 못한 배우가 멀리 갔구나, 하는 정도. ☞ 굿바이 마이 '렌프로'
아 그런데 제길, 당신을 떠나보내니, 마음이 정말 그렇질 않네요. 우린 정말 매일 매순간, 이별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이 자꾸만 각인되네요. 머물러 있는 사랑이고, 머물러 있을 당신들일 줄 알았던 무지 때문이겠죠... 휘유...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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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당신을 에니스랑 떼어내서 생각할 수가 없어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그 에니스 말이에요. 그 열정과 오열을 못내 안에서 삼키기만 하던 에니스. 가슴에 돋는 슬픔을 억지로 억지로 억누르던 당신을.
당신의 필모에서 내가 당신을 만난 것도 많지도 않지만. 고작해야 <패트리어트> <몬스터볼> <기사 윌리엄> 정도. 가만보니, <브로크백 마운틴>만큼 당신을 강력하게 맞닥뜨린 필모도 없네요.
오로지 에니스로서 내게 각인됐던 당신.
깊은 강이 되고 싶었던 당신. ☞ 깊은 강이 되고 싶은 남자,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
울퉁불퉁 고독과 터프함으로 무장했지만, 예민하고 섬세한 영혼을 지닌 듯 했던 에니스.
어쩌면 당신에게도 그런 에니스가 분명 있었겠지요.
나는, 올해 외화리스트를 보면서, 당신이 배트맨 시리즈(<배트맨 비긴스2 : 다크나이트>)의 악당, 조커의 젊은 시절로 나온다는 말을 듣고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답니다.
당신이라면, 그 조커의 고독한 영혼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그런 기대.

그리고 <아임 낫 데어>.
'밥 딜런'의 어떤 한 모습을 연기했다는 당신.
영화 제목처럼, 진짜 'I'm Not There'를 실현시켜버린 당신.
그 두 영화, 나는 아마 당신을 그렇게 스크린에서 만나겠지만,
당신이 구름의 저편으로 떠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
그 영화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아무렴, <브로크백 마운틴>도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눈으로 보는 건 글렀어요. 당신의 떠남으로 인해...ㅠ.ㅠ

당신이 떠난 뒤 이러쿵 저러쿵.
당신이 떠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볼썽 사나운 일부 미디어들은 몹쓸 입방아를 찧고 있네요. 모를 바는 아니고 익히 그 습속을 알만하지만, 그네들은 참, 망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개새끼들이에요. 사람의 목숨이나 죽음에 대해 마비되고, 그를 이용하려고만 드는 참으로 나쁜 속성.
하긴, 망자가,
누군가에겐 세상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어도,
어떤 개새끼들에겐 날이면 날마다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겠죠.
그래도, 당신을 진심으로 애도하는개인들의 물결이 분명 더 많이 존재함에 나는 한시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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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스였던 사나이, 히스 레저.
앞으로도 이승에서 살아가고 버텨야 할 우리는,
저마다 어떤 추억이나 영상을 움켜쥐고 묻어버릴 수 없는 아쉬움을 안고,
매일 어떤 이별을 거치면서 살아나가겠죠. 버티고 견뎌야 할 생의 무게감도 품고.

조병준 선생님이 광석이형을 생각하며 쓰신 글을 잠시 빌려,
당신을 떠나보낸 슬픔을 대신합니다. 구름의 저편에서는 부디 덜 아파하는 에니스이길.
"...살아남은 자의 슬픔. 슬픔은 언제나 형벌이다.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누가 슬픔을 즐기겠는가. 떠난 자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쓸쓸한 법이다. 그렇잖아도 이미 충분히 쓸쓸하고 허전한 삶인데, 떠난 자를 기억하는 슬픔까지 더해야 하는가. 더해야지 어쩌겠는가. 그게 살아남은 자가 치러야 할 대가인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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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남겨진 어떤 한 사람의 슬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 당신과 결혼했다가, 지난 9월에 헤어졌다는 '미셸 윌리엄스'.
그 사람,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도 당신과 결혼했다가 헤어졌더랬죠. 그는 최근 <인센디어리(Incendiary)>라는 영화에서 남편의 죽음을 맞닥뜨리는 아내 역을 맡았다던데...
비록, 당신과 이혼했다지만,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슬픔이, 나는 못내 마음에 걸리네요... 여느 다른 남은 자의 슬픔보다 더욱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을 테니까요.
히스 당신이 미셸과의 사이에 둔 2살배기 딸은 어떻구요. 하긴, 나의 이런 감정도 당신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요. 이미 당신은 눈 감았지만, 당신의 눈엔 그 두 사람이 얼마나 더더더 밟힐까요...

휴.
역시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의 명복을 비는 일.
어쩌다 당신이 그리워지는 날이면, 영화를 돌려보는 일.
남은 자의 슬픔을 곱씹으면서 당신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일.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
세월의 더께가 쌓이면, 솔직히 아주 간혹이겠지만, 당신을 기억할게요...

Brokeback Mountain "Please remember me"


2007/11/08 - [메종드 쭌/시네피아] - [한뼘]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2007/11/06 - [메종드 쭌/사랑, 글쎄 뭐랄까‥] -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랑, 잭과 에니스를 추억하며...
2007/08/03 - [메종드 쭌/사랑, 글쎄 뭐랄까‥]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브로크백 마운틴>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사랑은 함부로 정의할 것이 못된다. 한 사람이라도 몇번이라도 바뀔 수 있다. 사랑의 대상에 따라 사랑의 정의는 문어발처럼 퍼진다. 사랑의 스펙트럼은 그만큼 넓다는 게지.

그럼에도 사랑 없는 사람살이는 끔찍하다. 그것이 어떤 형태나 색깔을 가지건, 사랑은 그 자체로 완전 소중하다. 나는 믿는다. 사랑이 이 삶이라는 치명적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임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사랑'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그 사랑은 때론 나를 달뜨게도 한다. 영화 속의 사랑에 나는 몰입하고 감정이입을 시키곤 한다. 물론 그 사랑이 내 가슴을 움직일 때만. 사랑 영화라고 모두 내 심장피를 뜨겁게 달구진 않는다.

이 영화가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나는 이 사랑에 심장으로 울었다. 눈 밖으로 북받쳐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내 안에서 터뜨린 울음. 정말로 아렸다. 심장이 바짝바짝 쪼이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나는 사실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내 눈썰미의 둔함을 원망해야지..^^;;

에니스는 잭의 죽음이후, 잭이 살던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잭의 옷장에서 겹쳐진 셔츠를 발견한다. 잭과 자신의 셔츠다. 잭의 파란색 셔츠가 에니스의 격자무늬 셔츠를 감싸고 있었다. 이후 거의 마지막 장면, 에니스가 그 겹쳐진 셔츠를 자신의 방에서 바라볼 때. 잭의 파란색 셔츠는 에니스의 셔츠 안에 있다. I swear... 라고 읊조리는 에니스는 잭을 그렇게 품은 것이다. 아, 이런 것을 놓치다니. 알면 더 감질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나는 사랑이 고플 때, 사랑이 힘겨울 때, 사랑이 그리울 때, 아주 가끔 이 영화를 보거나 떠올린다. 에니스와 잭을 다시 보고, 그들의 사랑을 곱씹는다. 아~ 살앙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당시 개봉되기 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고 긁적였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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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포스터



<브로크백마운틴>. 제목부터 왠지 끌렸다. 이안 감독 작품이라 더욱 그랬다.


그리고 어떤 "사랑"을 만났다.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이들의 사랑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 사랑이 지독하게 쓸쓸하고 아팠다. 시큼거리는 눈시울만큼이나 내 가슴에도 징한 대못이 박혔다.

사랑은 쓸쓸하고 아프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사랑은 희열이고 기쁨이지만 때론 아픔을 동반한다. 그것이 어쩌면 사랑의 본질이다. 열정을 부정하도록 강요당하는 사람들의 사랑은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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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의 충동이었는지, 고립된 산속에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서였는지, 그렇지 않으면 내재된 동성애 성향이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다(그리고 그것을 어느 특정한 이유를 들이대며 설명하는 것도 우습다.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어느 한가지로 규정할 수 있던가). 그닥 알고 싶지도 않다. 그들은 그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른바 "허락 받지" 못한 사랑이다. 이성애가 아닌 사랑을 "금기"로 여기는 주류의 이기심. 그들 또한 그 사슬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저 그리워하고 어쩌다 한번 만나 아무도 모르게(브로크백마운틴만이 알 수 있는) 탐닉하고 열정을 불사르는 수밖에. 특히나 "남성성"을 더욱 강요당하는 카우보이들에겐 더욱 힘들 것 같은 사랑.

사랑에 관한 한 어느 사랑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동성애가 됐든 뭐든간에. 하지만 동성애에 대해 여전히 관대하지 않은 세상의 시선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더 로맨틱하고 징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쓸쓸했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으스러진 그들의 감정. 그 감정을 억누른채 살아가야 했던 에니스의 머뭇거림. 합일하지 못하는 사랑으로 인해 부유할 수밖에 없었던 잭의 열정. 무엇보다 나즈막하게 에니스에게 "어떤 때 니가 보고 싶어 견딜수가 없어"라던 말을 건네던 잭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랑은 못내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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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사람만큼이나 쓸쓸했던 또 다른 두 사람. 에니스의 아내, 알마와 잭의 아내, 로린. 남편의 비밀을 알고서도 못내 그것을 안으로안으로 곰삭여야 했던 알마의 쓸쓸함. 계산기 앞에 몰두하는 로린 역시 점점 멀어지는 남편에게 받은 절망감을 감추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에니스와 잭의 사랑 뒤에 가려진 그들의 쓸쓸함.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사랑받지 못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맞다. 그거였다.


"동성애"를 여전히 "희귀종"으로 생각하고 배격하는 쪽에 가까운 한국에서 정서적으로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법 하지만 그저 "사랑"의 관점으로 그들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나는 그 사랑이 그저 가슴 아팠고 쓸쓸했다. 그래서 안구 밖으로 터져나오는 눈물보다 더 징한 가슴으로 울먹이게 만든 영화였다. 나에겐 그랬다.

"살앙"을 아는 당신이라면, 그 아픔과 쓸쓸함을 경험해본 당신이라면, 그들의 "살앙"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사족이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일행이 아닌 옆에 계신 여성분은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못해서였는지, 감정의 파고가 높아진 후반부부터 연신 눈물을 훌쩍이셨다. 다시 내게 사랑이 온다면 나는 그런 감성을 지닌 여성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정도 감성이라면 나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ㅎㅎㅎ

또한 뱀발이지만... 세상엔 너무도 큰 슬픔을 가슴에 담고서도 태연자약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이들을 봤다..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정작 감당하기 힘든 슬픔은 겉으로 폭발할듯 표현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에니스를 연기한 히스레저는 그런 면에서 증말 탁월했다. 그의 무표정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던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 쓸쓸함이 잔상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어쨌든 결론은... 쉽다. 내겐 너무도 좋은 영화였고 다시 보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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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