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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_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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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하청지회 노동자 투신했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12.23 [밤9시의 커피] 시대의 통증, 통증의 시대… 당신은 어떻게 견디나요?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 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중에서


크리스마스.


얼마 전, 친구와 크리스마스가 예전같지 않다고 구시렁거렸어. 즉, 크리스마스의 낭만이 사라졌다는 불평이었던 거지. 물론, 우리가 더 이상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크리스마스의 낭만도가 떨어졌다는 것, 나이를 먹었다는 증명과도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어.


우리가 좀 더 크리스마스에 흥겨이 달뜨고 감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크리스마스가 사회적으로도 점점 더 삭막해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이었어. 본디 크리스마스는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타인의 안녕과 평화를 바라는 그런 시기가 아니었던가? 그렇지 않았어? 예수의 탄생은 그런 의미 아니었어?  


그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크리스마스를 반길 수가 없게 됐어. 무엇이든, "크리스마스잖아요~"라고 퉁 칠 수 있었던 시대, 완벽하게 끝났어. 올해는 그것을 분명하게 확인했어.  



어제(21일) 한진중공업 복직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른 다섯, 두 아이의 아빠는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며 "돈이 무섭다"고 유서를 남겼어.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덧붙여. "사랑하는 내 가족. 먼저 나쁜 생각해서 미안합니다. 나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힘듦입니다. 이제야 내가 많이 모자란 걸 압니다. 슬픕니다." 눈물이 났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눈물이 뚝뚝.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슬프건만, 오늘(22일), 현대중공업하청지회 노동자가 19층 아파트에서 투신했어. 한중 노동자의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어. 무섭다. 슬프다. 


과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상, 우리가 살아갈 만한 곳인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사회라니. 정치교체는 언감생심, 유신적 정치로의 회귀를 우려하며 '죽음의 번호표'가 발부되는 것 아닐까, 라는 트친의 염려가 산산이 흩어질 언어가 될 것 같지가 않아. 이게 그저 우려로 끝났으면 하지만 말이지.


그럼에도 이 국가는, 이 나라의 정치(권력)는 묵묵부답이야. 젊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응답하라고 부르짖건만 말이야. 넌, 아니? 국가는 대체 왜 있는 것일까. 이 사회는 왜 남의 고통에 무덤덤하기만 한 것일까.


그래, 너와 나의 크리스마스가 다 무색해졌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크리스마스였었어. 크리스마스라는 그 이유만으로 흥겹고 즐거우며 벅찼던 시간은 모두의 것이었어. 그러나 이젠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부류와 그렇지 못하는 부류로 나눠지나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자본(화폐)의 자장 안에 들어간 까닭에 온 누리에 선물을 베풀지 못하나 봐. 크리스마스가 슬퍼.ㅠ.ㅠ 


이 땅의 노동자에게, 크리스마스는 없어!   


이 엄혹한 세상, 커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나는 고민하고 고민해.

커피 한 잔으로 이 모든 슬픔을 달랠 수 있을까. 위로할 수 있을까. 아니, 차라리 이 커피로 세상의 각성을 깨우고 혁명을 추동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혁명 커피'가 필요한 것 아닐까. 커피에 시대의 통증이 고스란히 담겼다.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통각이란 이런 것일까. 


그러니까, 궁금해요. 

당신은 이 슬픔을 어떻게 견디나요?... 이 환멸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나요?...


우리의 커피, 우리의 음악, 당신과 함께 이 음악, 나누고 싶어.

우리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우리의 아름다운 시절이 언제 올지는 몰라도. 그래도.




밤9시의 커피.

밤 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그 커피 한 잔으로 생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어떤 세계의 확장과 연결도 엿본다.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밤 9시가 되면, 낮에 만든 커피와는 또 다른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는 오로지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다.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