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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다음은 ‘연애소설의 여왕’이로소이다

[향긋한 북살롱] 『다이어트의 여왕』 작가 백영옥



지난 3일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홍대 부근의 상상마당. ‘YES24와 상상마당이 함께 하는 향긋한 북살롱’에 백영옥 작가가 초대돼 독자들과 만났다. YES24 블로그를 통해 7개월여 동안 연재된 『다이어트의 여왕』이 출간된 뒤, 첫 번째 가지는 행사. 실연을 통보받은 뒤 방송사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요리사 ‘정연두’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은 독자들이 백 작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북경 올림픽이 열리던 지난해 여름, 백 작가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백 작가는 막연하게 연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단다. 그러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 앞에 때론 무릎이 꺾이는 느낌을 가지고 연재하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연둣빛 나무만 봐도 가슴 아팠다고 했다. 5kg이나 체중이 줄어들 정도로 힘겹게 써내려간 연재. 그렇다면 연두는 행복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백 작가는 행복했다고 토로한다. ‘백작’이라는 사랑스런 별명을 지어준 독자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그렇게 행복한 백작이 등장했다. YES24에서 꽃을 증정하고, “안녕하세요. 백영옥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말로 ‘다이어트의 여왕’과 함께 한 여름날의 이야기가 본격 시작됐다.


정말 특별한 경험, YES24연재



- 인터넷 연재는 YES24가 처음이었다. 다른 글을 쓸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다. 연재가 끝난 지금 기분은 어떤가.

“직장을 그만두니 굉장히 가난해지더라. 그래서 칼럼 연재를 많이 했는데, 소설 연재는 YES24가 최초였다. 인터넷 연재는 실시간 댓글이 달리잖나. 어떻게 반응할 지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었다. 『스타일』을 쓰고 나서 글을 못 썼기 때문에, 빨리 쓰고 싶었다. 소설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힘들었다. 신춘문예에 13년 떨어져서 쓰고 싶은 글도 많았다. (웃음) 이 소설도 어떻게 보면 연재 형태였고, 인터넷이어서 쓸 수 있었다. 정말 작가로서는 아마도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YES24의 블로그 안에서 연재하다보니, 선한 마음을 가진 마을의 이장 같은 느낌도 들었다. 연재가 진행되면서 댓글 방식도 달라지더라. 처음 소설 얘기가 많았는데, 나중엔 정연두에서 ‘우리 연두’로까지 가더라.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고 소설 외적인 얘기를 쓴 분도 많더라. 거기에 코멘트를 달면서 소통한다는 의미에 대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느꼈다. 신문이나 종이지면으로는 그렇게 소통할 수 없잖나.


(YES24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연재한) 박민규 선배에게도 감사한다. 박 선배는 답글을 하나씩 다 달더라. 기자 할 때, 소설가 박민규를 인터뷰하기 위해 시도했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통이 적극적이지 않은 분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오해였다. (박 선배가) 댓글 다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서, 한 분 한 분 달았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잘 했고, 한 분 한 분에게 감사하고 싶다.”


- 어제 방송에서 <스타일>이 방송됐다. 봤나. 어땠나.

“봤는데, 드라마 대한 얘기는 노코멘트로 하겠다. 왜냐하면 캐릭터가 같은 게 하나도 없더라. 이름만 같고, 내 소설보다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더 비슷한 것 같더라.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찍으면서 정말 고생 많이 했겠구나 싶더라. 2회는 단편 마감을 하느라 못 봤다.” (2회가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 『스타일』로 받은 세계문학상 수상 상금 1억원은 어디에 썼나.

“1억 받았는데, 없어졌더라. 쓴 적이 없는데, 참 신기하더라. (저축을?) 저축을 한 게 아니고 그냥 없어졌다. (웃음) 상당부분이 술값으로 들어갔다. 세계문학상 받을 당시에 나온 사진을 보시고 『고래』의 천명관 선배가 전화를 했다. ‘어머. 영옥 정말 고생해서 소설 썼구나. 얼굴이 상했구나’라고. 사실, 전날 모임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얼굴 부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랬다. 결코 사진을 찍지 않고 싶다고 말했으나, 아픔이다. (웃음)”


“실패는 큰 자산”


- 작가 꿈꾸는 대학생이다. 스토리를 다 생각하고 쓰는지, 쓰면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장편소설은 막연히 쓰고 싶다고 되지 않는다. 다른 작가들도 그리 할 텐데, 간단한 시놉시스를 쓰고, 주인공의 캐릭터를 정하고 각 주인공의 히스토리를 쓴다. 『다이어트 여왕』에서도 14명 각각의 히스토리가 존재한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인지 명시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셀 수가 있잖나. 그래서 그런 것들을 미리 정해놓고 나서 쓴다.”



- 드라마 <스타일>의 오디션을 볼 기회가 생겨서, 책을 사서 봤는데 너무 울었다. 가슴 아픈 얘기긴 한데, 오디션은 떨어졌다. 그래도 글에 대해 무척 공감해서 꼭 만나고 싶었다. 어느 별에서 왔길래, 사람을 이렇게 흥분시키나.

“20대에 실패하는 거, 큰 자산이다. 후배한테 많이 하는 얘긴데. 일단 행동해서 부딪히지 않으면 성공이란 아예 있을 수 없다.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없다. 나도 신춘문예 워낙 많이 떨어졌는데, 사실 떨어지면 큰 상처다. 그렇게 떨어지면, (해당) 신문을 사절했는데 나중엔 볼 신문이 없더라. (웃음)


먼저 등단하고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재능도, 운도 없었고, 공모전이나 다양한 시도에서 미끄러졌다. 근데 돌이켜보면, 인생에 공짜가 없다는 말이 맞다. 글 쓰고 싶은 분에게 하는 말 중의 하나가, 계속 쓰라고 한다. 썩어서 퇴비가 되거든. 이분도 오디션을 봤다고 했는데, 원래 오디션은 떨어지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다. 공모도 마찬가지다. 『닉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보면, 스포츠의 절정은 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패배에 초점을 맞추더라. 어떻게 자기 패배를 받아들일 것인가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실패를 많이 했으니 성공의 기회가 더 많이 열린 거다. 그런데, 슬픈 소설이 아닌데, 왜 그렇게 우셨는지 궁금하다. (웃음)”


- 작가라는 직업이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생활이 아닌데, 하루가 어떻게 구성되나.

“되게 재미없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지도 않는다. 오전 10시 정도 작업실에 나가면 전날 읽은 책에 대해 짧은 리뷰를 쓴다. 남의 책이라고 안보면 안 된다. 문장이라든가, 캐릭터에 대한 저축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점심을 안 먹는다. 배부르면 글을 못 쓴다. 사실 대부분은 자판만 보고 있다. (웃음) (화면 상) 커서가 반짝반짝이는 걸 보고, 작가들은 되게 슬퍼하기도 한다. 그렇게 멍 때릴 때도 있고, 운 좋으면 쓰기도 하고.


운동하면 근육이 생기잖나. 규칙적으로 글을 쓰면, 글 쓰는 근육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작가 생활 이전에 밥벌이로서 기자, 에디터로서 생긴 습관인데, 어디서든 글을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랄까. 지하철, 벤치, 비행기, 호텔방 하다못해 사람 굉장히 많은 영화관에서 기사 써야 할 때도 있었다. 버스는 흔들려서 잘 안 되고. 지면과 날짜가 정해지면 반드시 글을 쓴다.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웃음)”


- 작가 외에 도전하고픈 분야나 직업이 있다면.
“요리를 하고 싶었다. 실제 요리를 공부하려고 학교도 알아보던 중에, 잡지사 들어가면서 요리공부를 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일이 다른 것 같다. 사실 내가 갈비집 딸이다. (웃음) 요리 하겠다고 하니까, 아빠가 너처럼 칼질 못하는 얘가 고기나 제대로 뜨겠니, 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잡지사 다닐 때도 레스토랑 담당을 가장 오래 했다. 어느 곳에 서도 레스토랑 담당이었다. 음식 만드는 거,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재능이 따르진 않지만 운동선수에 대한 로망도 있다. 운동을 잘했다면 테니스나 수영처럼 몸을 써서 하는 일을 하고 싶다. 뭔가 몸을 움직여서 하나둘 쌓여 만들어지는 것 보고 싶다. 그런데 내가 참 (운동을) 못한다.”

 

- 무척 쫀득쫀득 재밌게 읽었다. 퇴고할 때, ‘내가 이걸 썼다니 장하다’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 또 손톱 얘기가 많이 나오던데, 의도적으로 넣은 다른 소품도 있었나.

“『다이어트 여왕』에 나온 비유는 음식과 추리소설에 나오는 것들이다. 추리소설과 관련한 비유가 많았던 것은 마지막 11부를 위해서였다. 소설에도 맥박이 있는데, 그 맥박에 맞춰 비유와 직유를 조절했다. 11부에서 폭발할 수 있게.


소설 한권을 쓰고 나면, 다른 작가들은 모르겠으나, 정말 다시 읽고 싶지 않다. 퇴고하는 거 읽고 또 읽고 고치고, 되게 고통스럽다. 문장 하나를 갖고 수 십 수 백 번 고치는 경우도 있어서, 내 문장을 보면 구역질이 날 때도 있다. ‘난 천재인가봐’ 생각하면서 쓰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내 주변에 그런 분 있다. 시인 K가 ‘물이 올랐어, 올랐어’ 그런 게 얘기한다. (웃음) 다양한 글 쓰는데, 본인 글에 자부심 강하다. 난 그런 경우가 정말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연재를 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부분 포기해야하는 것이기도 하다. 7개월을 했는데, 칼럼도 일절 쓰지 않았고, 글 쓸 때, 옷도 잘 안 바꿔 입는다. (웃음) 생활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소설 속 캐릭터가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노희경 작가는 캐릭터 이름을 다 붙여놓고, 아침에 ‘누구야 안녕~’하면서 인사를 하기도 한다더라. 작가들은 다 미친 사람들이다. (웃음) 정연두가 꿈에 나타나 ‘난 그렇게 안 뚱뚱해’라고 하기도 하고, 한 달 정도 꿈도 자주 꾸고, 소설과 분리가 안 돼서 힘들었다. 작가 생활을 오래하려면 글 쓸 때 확실히 쓰고, 생활할 때도 확실히 하고 그래야할 것 같다.”


“다음은 연애소설, 언젠가 낙태에 대한 소설 쓰고 싶어”


- 최근 고민과 오랜 시간 걸려도 집필하고픈 주제가 있나.

“당장 고민은 단편 마감이 지났는데, 아직 안 보냈다. (웃음) 출판사에서 나를 미워하겠구나, 이런 거. 소설가들한테 고민 물어보면, 어떻게 좋은 소설을 쓸까 고민한다는데, 작가로서 이야기 드린다고 하면 그런 거고. 인간 백영옥으로서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이 그렇지만,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그래서 설날이나 추석 때, 상가들 다 닫혀 있고, 어찌 보면 스산한 느낌도 있지만, 텅 빈 거리를 보는 게 좋다. 사람들이 쉬고 있구나 싶어서. 너무 고생 안 했으면 좋겠다. 난 ‘고생 끝에 병 온다’는 주장을 많이 하는데, 너무 고생하면 낙을 즐길 새가 없다. ‘적당히’ 라는 말이 나쁜 말이 아니다.


아마 많은 시간이 걸려야 쓸 수 있을 것 같은 주제가 있다. 기자들한테는 영업비밀이라고 얘기하는데, 예전부터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한번 하고 싶었다. 친한 친구가 산부인과에서 일하는데, 들은 얘기 중에 오래 남아있는 게, 미혼 외에도 기혼자들도 피임의 한 방법으로 낙태를 많이 택한다고 하더라. 특히 우리나라에는 기형아 낙태가 많다더라. 고칠 수도 있는데. 포비아 증세가 심해서, 무지하고 공포심도 있어서, 그런 선택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조사나 공부, 기타 내공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서, 아직은 쓸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서 기다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몸에 관심이 많다. 내면을 바라보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표면을 바라보는 내면에 더 관심이 있고, 표면을 통하지 않은 내면 바라보기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다. 다이어트와 관련된 이야기는 한번쯤 쓰고 싶은 거였고, 성형 뿐 아니고 몸을 변형하는 사람들 이야기, 자기 몸과 관련한 욕망과 관련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다음에는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듣고 싶다. (웃음) 연애소설인데, ‘다른’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 다르다는 게 어떻다고 말하긴 애매한데, 다음 소설은 연애소설을 꼭 쓰고 싶다.”



- 소설도 좋았지만 칼럼이 맘에 들었다. 향후 칼럼 쓸 계획 없나.

“쓸 계획 있다. 글이 다양하잖나. 모든 글에 다 관심 있다. 첫 직장이 광고회사여서 처음에 쓴 글은 한 줄짜리 카피였다. 칼럼을 쓰는 것이 소설을 쓰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한편의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을 많이 봐야 한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것 압축시켜야 하고 다양한 칼럼 쓰고 싶다.


『스타일』을 쓴 것도, 사연이 있다. 모 일간지에 트렌드 칼럼을 썼다. 되게 슬픈 일인데, 신문에 ‘소설가’ 타이틀로 나오는데, 소설을 찾을 수가 없다는 메일이 오는 거다. 단편소설 몇 개만 쓴 상태였다. 소설을 찾아 읽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달라는 거다. 그래서 칼럼 읽는 분들을 위해 소설을 썼으면 좋겠다고 해서 쓴 게 『스타일』이다. 칼럼이 나에겐 소설가의 사이드잡이 아니다. 어떤 글의 상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줄짜리 카피는 현대시일 수도 있고 잘 만든 칼럼이나 저널은 한권의 묵직한 소설보다 더 큰 파급력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 했으면 좋겠다.”


- 신춘문예 낙방 후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 떨어졌을 때, 소통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좌절했다. 13년 동안 떨어지면서 많이 흔들렸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작가지망생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나 용기를 얻은 부분이 있다면.

“13년 떨어지면 재능 없다고 덮을 수도 있잖나. 그러나 난 떨어지면서도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남편이 그런다. 양로원 가서도 신춘문예에 응모해서 ‘80대 백영옥 할머니 신춘문예 당선’ 이렇게 나왔을 거라고. 무모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고단한 직장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한 힘이었다. 내가 다른 직업을 싫어한 것은 아니다. 각자의 직업마다 소명이 있고, 좋아서 하는 일에 가치가 있는 거니까. 아쉬운 것은 내 글을 쓸 수 없다는 거였다. 잡지사 기자면 그 잡지가 원하는 글과 원하는 인터뷰를 해야 하고, 카피라이터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카피를 써야 하니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잖나. 2% 아니 3%쯤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게 사람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지. 꿈꿀 수 없는 사람은 참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고. 연재할 때도 댓글로 이런 질문 물어보신 분은 있는데, 가장 길게 답글을 달았다. 핵심은, 포기하지 마시라. 가지고 밀고 나가시라. 누가 먼저 앞서가고 늦게 가고 아무것도 아니다. 출판사도 자기 꿈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거다. 용기 잃지 마시고, 열심히 다니면 어떤 길이 있을 거다.”


[YES24 기고, 사진제공 YES24]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나는, ≪밤은 노래한다≫ 이전에, 김연수(의 책)를 읽은 적이 없다.
다만, 지난 여름, 한 북콘서트 현장에서, 김연수를 처음 접하고,
그의 여행철학에 깊이 동감했다.
그때가, ≪여행할 권리≫가 나온 직후였다.


( 재미난 건, 그 6월의 북콘서트 현장과, 10월의 향긋한 북살롱 현장에서,
김연수는 똑같은 파란색 상자곽 무늬 옷을 입고 있다는 거다.
되게 좋아라~하는 옷인가보다.
낭독의 밤 포스터에도 같은 옷을 입고 찍은 걸 보니. )

나는 그렇다. 공항을 가서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는 순간, 오르가슴을 느낀다.
내 일상과 모든 것이 박힌 이곳을 떠나 다른 어딘가에선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글쎄, 정확하게 그걸 설명은 못하겠지만, 나는 그렇다.

김연수는 '공항(을 찾는 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한 욕망"이라고.
국경은, 그렇게 또 다른 나를 상정할 수 있는 경계가 아닐까. 다른 세계에 도달하려는 노력이기도 하고.
내가 쳐놓은 울타리, 내 안에 있는 울타리를 넘어, 내가 아닌 어떤 사람이 돼 보는 것.
참으로 그래서, 여행은 매혹적이다.

≪밤은 노래한다≫를 아주 빠져들면서 읽진 않았다.
필요로 의해 읽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님, 그저 내 취향이 아니었던 게지.
소설 하나로 단정짓긴 그렇지만,
그의 전작주의자가 될 생각은, 없다.
그저 느낌이 닿는다면, 생각이 난다면, 읽는 게지 뭐.


그런데, 뜬금없이 스페인을 가고프다.
지난주는 뭐랄까. 스페인이 느닷없이 한꺼번에 뎀벼들었다.
<아내가 결혼했다>, 남편둘-아내하나-아이하나로 구성된 가정의 서식지가 스페인이었다.
김연수를 만나서, 스페인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종석 선생님은 번개 자리에서 스페인이 정말 참, 좋다고 하셨다.
나라는 녀석도, 스페인에 가 있으면 참 좋겠다.
혹시 어느 아내의 둘째 남편이 돼도 좋으니, 스페인이라면 빙고~ㅋㅋ


어쨌든, 이런이런 운 좋게도,
≪밤은 노래한다≫를 집필할 때, 김연수 작가가 참고했다는 하드북이 당첨돼,
그 책을 받아서 참 좋았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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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ㅋㅋ
내 생각에,
김연수는 대화나 대사라면 모를까, 낭독(낭송)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를 지녔다.
글로 드러난 그의 목소리가 훨 낫다.^^
(물론, 다르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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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북살롱] 사랑을 읊고, 밤을 노래한 김연수의 낭독유혹기
- 『밤은 노래한다』의 저자 김연수


알다시피, 유혹은 밤 그림자처럼 다가온다. 가을이 익어가는 10월13일의 홍대 부근, 예스24와 상상마당이 마련한 ‘향긋한~ 북살롱’에 나타난 소설가, 김연수가 그랬다. 그저 슬그머니, 낌새를 차릴 새도 없이, 독자들 앞에 나타난 김연수. 최근 『밤은 노래한다』(문학과지성사 펴냄) 출간 이후 독자와의 첫 만남이란다. 3주 후면 서울 하늘이 아닌, 스페인 하늘을 마주대한다는 김연수. 최근 EBS 세계테마기행에선 초원의 나라, 몽골을 헤집고 다니더니, 다시 ‘스페인이라니, 연수야’(『사랑이라니, 선영아』를 변용해서). 거참,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 아닐쏜가. 그는 모름지기, ‘여행할 권리’를 철저히 누리고 있는 ‘유령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래, 지난 여름 북콘서트에서 처음 만났던 그는, ‘국경, 한계, 틀’을 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다른 세계에 도달하려는 노력. 『밤은 노래한다』 또한 그런 노력의 일환일 것이며, 낭독회를 마련한 것도 어쩌면,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것은, 김연수 혹은 『밤은 노래한다』, 아니면 1930년대의 간도라는 다른 세계를 만난 기록이다. 같은 말의 다른 판본(들). 낭독하는 김연수의 발견. 김연수, 밤을 노래하다.


김연수, 사랑을 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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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밤은 노래한다』를 간략 소개하자면, 이 소설은 1930년대 초반, 오늘날 우리가 연변이라고 부르고, 간도 혹은 동만이라고도 불린, 이름만큼이나 기막힌 사연이 많은 땅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소재로 했다. 동지가 동지를 죽이던, 기막히고도 참담했던 사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모를 얽히고설킨 복잡함과 혼돈”(한홍구)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떤,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한. 

어쨌든 이 자리는, 낭독회다. 음악이 흐르고, 이야기의 일부가 낭송되며, 청중들의 귀가 열리는 시간. 어디 가서 쉽게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어려웠을 마당에, ‘낭독이라니, 연수야’, 라고 타박할 사람이 혹 있었을지 몰라도, 결론적으로 김연수는 ‘만주의 문장들’을 음악과 함께 조곤조곤 풀어냈다. 한편으로, 책을 들고 보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든 낭독시간이었음도 실토해야겠다.

처음은 그랬다. 예상했던 숙연함이 아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다며, 말을 건넨 김연수는 약간 달떠보였다. 그러나 이내 곧 낭독 시작을 알리고, 음악이 흘렀다. 그는 한동안, 가만히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앞으로 낭독할 부분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한 워밍업이 끝나고 시작된 사랑에 대한 낭독. 결에 묻어나는 김연수의 감수성, 김연수의 목소리, 밤이 노래하는 낭독의 시간. 고결한 존재,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순수한 영혼에 가까운 이정희와 사랑에 대해 알아가는 김해연의 심정(p. 30~32)이 김연수의 목소리를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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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현영의 땀과 노력을 폄하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꿈을 위해 매진했던 과정도, 그가 미디어 등을 통해 언급한 것에 거짓이 없다면, 존중하고 인정한다. 당신은, 참 알찬 사람이라고 말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과 이 책은, 별개다.
이 책은 쓰레기다. 자신의 재테크 경험담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선, 어쩌라고. 당신이 그렇게 재테크를 했고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그걸 어쩌라고. 나 이렇게 알뜰한 사람이니, 알아달라고?

그의 '재테크'는 공허하다. 책 내용이 그렇다는 얘기다. 잠깐만 시간을 내 검색하면 충분히 획득할 수 있는 내용과 요령이 대부분이다. 특히 내가 이 책을 쓰레기라고 단정한 결정적 요인은, 돈에 대한 그만의 철학이나 단단하게 영근 세계관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대단한 철학이나 세계관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기교만 있다. 책은 재테크 전도사로서의 현영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돈을 어떻게 다루고 축적할 수 있는 지를 담고 있다. 재(財)를 기술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은 굳이 이 책이 아니라도 충분히 습득이 가능하다. 그가 가진 재(才)테크도 나름 가치는 있지만 진짜로 필요한 ‘재(財)필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돈에 대한 철학(philosophy)을 기본으로 재테크를 다루는 것이 맞다. 그것이, 이 책의 큰 결함이다.

돈을 아끼고 또 아끼고, 모으고 또 모으는 것만이 재테크는 아닐진대, 책은 그래서 참 얄팍해보인다.
'현영'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책을 팔겠다는 얄팍한 심보만 보이는 것 같아서. 

물론 어떤 독자에겐 이 책이 너무도 고마울 수 있겠다.
현영의 기교가 너무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었다는 깨달음이 닿는다면. 그런 독자들도 분명 있을 터이다. 그저 책을 읽은 서로의 관점이 다를 뿐이니, 서로 인정하면 그 뿐이다.

그럼 왜 이런 글을 썼냐고.
그러게 말이다. 할 말 없다.
먹고 사는 문제라는, 지극히 고루하고 진부한 변명 밖에는.
사람은 그렇게 모순 속에서 허우적댄다. 역시 변명이다. 그만하자. ^^;;


[향긋한 북살롱]현영처럼 꿈꾸고, 현영처럼 재테크하라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의 저자 현영


뜨거운 여름. 세상을 녹여버릴 듯한 폭염의 습격이 시작됐다. 7월 7일, 홍대 부근. 여기라고 다르진 않다. 후끈후끈. 더구나 이곳은 이른바 ‘젊음의 거리’가 아니던가. 젊음과 폭염이 어우러진 마당.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의 발길이 향한 곳은 ‘상상마당’. 더위를 피해? 젊음의 발산을 위해? 맞거나 혹은 틀리거나. 예스24와 상상마당의 ‘향긋한~ 북살롱’이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목소리의 주인공, 현영과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매개는 현영이 최근에 엮은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청림출판). 재테크 전도사를 자처한 현영이 자신만의 ‘재테크 비법’과 ‘꿈꾸는 방법’을 전했고, 독자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현영의 강의를 소화했다. 그래서 이것은, 폭염을 이겨낸 그날의 기록. 현영 고유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기 위해 가급적 현영의 어조를 살리고자 했음을 알려 드린다.

재테크의 기본은 통장 쪼개기

출판사 관계자가 전하길, 현영도 떨린단다. 후덜덜. 처음 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기 때문이란다. 현영이 가슴을 진정시키는 동안, 이곳에 모인 독자들 또한 숨을 골랐다. 현영에 깊이 들어가기 위한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될 무렵, 현영이 등장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

“반가워요. 월요일인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근방에서만 오신 거 아니죠? 책을 내고 나니까, 여러분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경험이 많아졌어요. 편하게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 가져보도록 해요. 슬슬 시작해볼게요. 저는 재테크 전문가가 아니에요. 살면서 꼭 필요한 거구나, 하는 것을 하나 둘 모아서 (책을) 냈고, 정복기 소장님(삼성증권 PB연구소)이 도와줬어요. 몇 가지 꼽아서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재테크는 어렵지 않아요. 쉬워요. 첫발 내딛기를 어려워하시는데, 재테크의 기본은 들은 걸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 몸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실천하는 것.” 떨림이 가라앉은 듯, 현영은 스스럼없이 말을 꺼내며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영의 재테크 노하우. “제일 중요한 것은 통장 쪼개기에요. 저는 통장이 20개가 넘어요. (앞에 앉은 독자에게) 통장이 몇 개나 있으세요? 하나요? 와, 진짜? 보험도 안 드셨어요? 몇 살이세요? (대학생이라고 하자) 성숙되셨네요. 살면서 강점이에요. 호호. 살면서 하나하나 늘리시는 게 좋아요.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하나씩 쪼개서. 저는 이렇게 통장을 나눠요. 지출통장, 저축통장, 비상금통장, 목적통장.”

현영이 전하는 목적별 통장의 용도와 활용법은 다음과 같다.

지출통장은, 자잘한 돈이 들어왔다 나가는 통장으로 은행의 일반 계좌를 열어 사용한다.
저축통장은, 돈이 쉬었다 가는 정류장으로 펀드나 보험, 적금 등에 다달이 들어가는 것이 있으면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사용해서 조금이라도 이자가 붙게끔 하는 게 유리하다.
비상통장은, 갑작스레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CMA 등에 한 달 월급의 3배 정도를 넣어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목적통장은,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통장으로, 목적지를 정해놓으면 의지를 갖고 빨리 도달할 수 있으며 자신을 추수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내집 마련이 필요하면 ‘내집마련 통장’,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시켜드리고 싶으면 ‘효도관광 통장’, 예뻐지고 싶으면 ‘예쁜이 통장’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 둘 모아가면 된다.

‘재테크 다이어리’가 필요한 이유

현영이 그다음 중요한 것으로 꼽은 것이 바로 ‘재테크 다이어리’. 현영은 이렇게 역설한다. “돈을 모으기 위해선 자신의 재무 상태를 알아야 하잖아요. 중요한 건 다이어리를 쓰셔야 돼요. 본인의 수입과 지출을 표시하고 본인이 가입한 상품이 있으면 수익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적어가는 것도 좋아요. 좀 더 열의를 내고 싶으면, 신문에 나온 경제 흐름이나 기사를 스크랩하세요. 그러면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될 때, 도움이 될 거에요. 재테크 다이어리가 귀찮다고 생각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정말 자신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습관을 바꿔가면서 단계적으로 노력해서 이뤄가세요. 호호호”

그런 가운데, ‘재테크 포트폴리오’에 대해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현영이 제시한 비법은 ‘꿈을 크게 꾸는 것’. ‘1억 모으기’ 등과 같이 명확한 목표를 정해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가령, 현재 23살이라면 30살까지 1억을 모으기로 하고, 남은 햇수를 열두 달로 쪼개 한 달에 일정금액을 모아가는 것이 되겠다. 현영은 이를 위해 “‘포스트잇’ 같은데다 써서 적으세요. 포트폴리오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붙였다 뗄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또 눈에 잘 띄어야 하기 때문에, 재테크 다이어리를 적으면서 본인 수익과 지출을 적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제안했다.

몸값도 올리고, 꿈도 그리고, 현영이 살아가는 방법

현영은 누가 뭐래도 개성파다. 연예계에 그만한 미모는 널렸고, 그만한 몸매도 차고 넘친다. 더구나 그는 이른바 ‘비호감 연예인’의 대명사였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살아남아 자신의 재테크를 업그레이드했을까. 개성을 살린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현영의 분석이다. 한번 들어보자. “재테크를 위해 몸값을 올리는 방법을 선택해 봤어요. 개성시대가 왔잖아요. 방송 처음 할 때 목소리 때문에 비호감이라고 하고, 목소리 특이하다고 ‘빠꾸’를 많이 맞았거든요. 그런데 다른 연예인과 목소리가 똑같았다면 정말 안 됐을 거예요. 저는 차별화를 시켜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나의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거든요. 시작할 때 목소리가 약점이었지만, 지금은 강점으로 돼서 목소리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아요. 트레이드마크가 됐어요. 내가 남들과 다른 게 무엇이 있을까,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찾아보세요. 전 그걸로 큰 이득을 봤어요. 사실 비도 완벽한 몸매는 아니에요. 안티는 아니고요. 호호. 비의 팔다리가 굉장히 길어요. 그분이 모델을 선택했다면 팔다리가 길어서 옷이 잘 안 맞았을 거예요. 그런데 댄스를 선택했고 팔다리 길어서 (동작이) 커 보이고 화려해보이고. 그래서 지금은 성공했잖아요. 본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게 굉장히 많거든요.”

그리고 ‘꿈 전도사’로서의 현영의 면모도 보여준다. 현재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방법 중 하나라며, 그가 전하는 한마디. “꿈을 그리세요.” 어떻게? 바로 현영처럼. “처음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김원희 씨 팬이었어요. 김원희 씨 사진을 오려서 잘 보이는 곳에 오려놓고 ‘나도 저렇게 돼야지.’ 하고 옷 스타일도 따라하고, 마음속으로 매일 다짐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김원희 씨와 같은 자리에 앉아 MC를 보게 된 거에요. 내가 꿈꾼 게 정말 현실로 오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모델 일을 하다가 27살에 방송에 왔는데, 그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거든요. 김원희 씨는 탑이었고. 그 꿈을 믿고 계속 그렸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처럼 되고 싶고, 이루고 싶다면, 뭔가를 붙이고 쓰고, 그걸 보고 다짐을 하고 컨트롤하면 현실로 이뤄진다는 것. 정말 하나하나 이뤄질 때 소름끼치는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어진 한 마디는 “한계라는 단어를 기억에서 지우”라는 것, 그래서 “도전하라”는 것. 현영도 그랬단다. 가수 할래, 음반 낼래, 하고 도전하고자 했을 때, “미쳤어.”라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른바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사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오기를 품고 일을 했어요. 나 이거 해볼래, 이런 시험 봐볼래, 했을 때, ‘그거 필요 없어, 하지 마.’라는 친구가 있으면 인연을 살짝 끊으세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과 사귀어야지, 뭔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은 멀리하는 게 좋아요. 혹시 정말 친하면 긍정적 마인드로 개조해서 데리고 다니세요. 자식을 낳더라도 “넌 안 돼.”라는 말을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주변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해요.”

현영, 독자들과 호흡하다

이어지는 현영과의 문답. 현영의 열강이 독자들의 열공을 부추긴 탓일까. 폭염은 이미 바깥세상의 얘기가 됐다. 현영과 독자 사이의 거리도 짧아졌다. 북살롱 이벤트를 위해 사전에 받은 질문과 현장의 질문이 이어졌고, 현영은 거리낌 없이 답변했다.

“인간관계를 위해 어떻게 지출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질문에, 현영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운을 뗐다. “하나도 안 쓰고 붙어다니면 빈대라고 해서 따돌림 받을 수 있어요. 전 많이 벌어요. (웃음) 후배들 생일선물 할 때, 전 이렇게 해요. 그 사람 상황을 봐요. 계속 그 사람을 지켜봐서 꼭 필요한 것을 생각해서 사줘요. 돈으로 준 적도 있어요.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한 리포터가 소녀가장이에요. 동생들과 자기 학비를 벌어 학교를 다니기도 하고요. 속사정을 들어보니, 명품백이나 옷이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돈을 조금 마련해서 편지랑 같이 학비에 보태 쓰면서 종자돈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어요. 마음이 통했다는 게 느껴진 게, 그 친구가 받더니 정말 고맙다고 한 달 후 편지를 써서 가져왔어요. 그걸 종자돈으로 적금을 넣었대요. 편지를 써서 주더라고요. 돈을 그 사람을 생각해서 쓴다면 본인이 투자한 것보다 효과를 훨씬 더 크게 볼 수 있어요. 이 친구가 뭐가 필요한지를 생각해서 쓴다면 감동의 효과는 더 커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술값은 요령껏 하시면 돼요. 이제는 선배가 돼서 회식비 낼 일이 종종 생겨요. 1차로 소주 먹게 해요. (소주를) 많이 먹여서 조금 단가가 높은 데로 가면 술값을 아낄 수 있어요. (웃음) 충동적으로만 쓰지 않는다면 아껴서 인간관계를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질문이 이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월급이나 아르바이트로 무엇이 있었는지 물었다. 현영이 꼽은 것은 ‘꽃 장사’. 졸업시즌에 학교 앞에서 꽃 팔았던 아르바이트가 기억에 많이 남는단다. 꽃을 판 돈을 모아 등록금을 냈고, 미래에 투자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수박장사도 하고, 아동용 비디오도 팔았다는 현영. 현영은 그렇게 모든 돈을 갖고 자신이 직접 등록금을 냈단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세요. 안되면 경험이고, 잘 되면 성공이고. 세상에 실패는 없대요.”

재테크는 무조건 돈을 모으는 게 아니고 연령별로 나눠서 한다는 현영의 방법에 감동 받았다는 평가에, 현영은 그것을 ‘계단식 재테크’라고 알려줬다. 연예인이라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현영이 택한 것이 보험금 수령의 분할. 45세, 60세, 80세 등으로 나눠서 탈 수 있는 보험을 들었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씩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벌써 60~70세를 걱정해야 해?’하고 나 몰라라 하시는데, 요즘은 100세 세상이잖아요. 저도 지금 30대지만요, 60, 70, 80세가 됐을 때 내 삶을 준비해야 해요. 초라하게 살 수 없잖아요. 나이 들면서 자신을 가꾸는 것이 필요해요.”

그래서 “자산관리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현영은 단호히 말한다. “네, 전 그런 주의에요. 평생을 엄마아빠랑 살 수 없잖아요. 지금도 선배나 동료들에게 돈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엄마아빠가 관리해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 독립해야 하는 나이라고 봐요. 재테크도 빨리 독립하면 할수록 좋다고 봐요. 엄마아빠에게 맡겨서 (돈 관리를) 등한시하게 되면 나이 들어서 이걸 관리하지 못하게 돼요. 처음부터 독립해서 순서대로 배워서 관리하는 게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녀에게 용돈을 주면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고, 그 용돈으로만 살게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저희 집이 그랬어요. ‘쪼개서 써야 내가 먹고살 수 있겠구나.’ 했어요. 저희 집은 국물 하나 없었어요. (웃음)”

4살배기의 엄마인 독자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도, 현영은 역시 ‘자립심’을 강조했다. “교육비까지는 대주지만 이 아기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주고 싶어요. 요즘 애지중지, 오냐오냐 스타일로 (아이들을) 많이 키우잖아요. 그러면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없어져요. 혼자 할 수 있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큰 재산이에요.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주는 게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을 꼭 주시고.”

“결혼을 하니 쓸 돈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인데, 증권사나 은행을 가서 실수를 하게 되면 왠지 위축된다”는 하소연에 대해, 현영 가라사대. “고객이 실수하는 경우는 없죠. 그분들은 여러분을 맞이하기 위해 거기 계신 분들이니까 모르는 것 있으면 다 물어보시고 정보를 수집하세요. 동선이 가까운 곳에 자신만의 지점을 두시고 한 분을 찍어서 멘토를 만드세요. 친분을 쌓는 거죠. 친해지기 쉬울 것 같고 마음에 드는 분을 찍어서 많이 물어보고 거래하다보면, 언젠가 그분이 나를 챙겨주는 분이 돼 있을 거예요.” 자신의 경험담에서 비롯된 어드바이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한 남성의 질문에, 현영은 펀드에 가입한 상품이 많은데,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솔직하게 답한다. 이어서 현영이 말하는 펀드상품 가입의 요령. “저는 펀드상품을 선정할 때 굉장히 많이 분석해요. 내 연인을 고르듯이 많은 걸 따져 봐요. 내 연인으로 믿고 사귀어도 될지, 정말 괜찮은 상품인지 등을 따져서 그렇다고 생각되면 (펀드를) 들어요. 내가 믿고 선택했기 때문에 조금 더 믿음을 갖고 본인의 선택을 따라주셨으면 해요. 주가가 지금 안 좋아서 해약한 것 없이 믿고 가고 있어요. 주가가 떨어질 때 기업도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어려울 때 기다려주는 미덕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어지는 ‘꿈’에 대한 궁금증. 현영의 꿈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는 한 여성은 ‘김원희 꿈’에 이은 다음 꿈, 즉 지금의 꿈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작년 연말 방송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새로 꿈꿀 시기가 왔다는 걸 깨달았는데, 한 TV프로그램의 작가 언니가 그러는 거예요. “현영아, 너를 보면서 꿈을 그렸어.” “뭔데 언니?” “여자 대상 한번 만들어보자.”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대상?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 지금 제 꿈은 MC 쪽에서 강호동, 유재석 씨가 1인자이신데, 여자로서 그분들과 견줘보고 싶은, 그게 제 꿈이고 목표입니다. 열심히 할게요.” (웃음) (박수)

김원희가 현영에게 꿈이었듯, 현영을 꿈꾸는 다른 누군가도 있다. 누군가가 멘토 해 달라고 한다면? “연예계에 김새롬, 김시향, 김나영, 장영란 씨 등이 ‘언니가 꿈이에요, 언니처럼 될래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처음에는 빨리 커서 내 밥그릇이 뺏기는 거 아닌가 싶긴 했지만(웃음) 지금은 방법을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물론 100% 다 가르쳐 주지는 않고요, 40% 정도 오픈하고 나머지 60%는 본인이 해야 해요. 본인이 알아가야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유난희 쇼호스트가 꿈인 한 독자는, 배워야 할 것도 너무 많고 힘든 일이 많아서 고민이란다. 현영 역시 그럴 때, 어떻게 했을까.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봐요.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 가장 어둡대요. ‘이걸 포기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상황이 왔을 때는,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징조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게 온 거야, 긴장하라고 신호를 보낸 거야.’라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름답구요. 한번 (유난희 씨를) 찾아가보세요. 타임스케줄을 알아보고 입구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눈으로라도 인사를 나누세요. 꼭 그렇게 돼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질 거예요.”

연인들 사이의 재테크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커플통장’이나 ‘혼테크’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현영의 똑 부러지는 답변. “저의 경우, 커플통장을 만들어 돈을 모으진 않아요, 통장 하나에 돈을 모으다 헤어지면 어떡해요. 혹 그럴 경우가 있다면, 각서를 쓰세요. (웃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두 분이 각서 쓰시든지, 의심이 든다면 휴대전화 서비스를 신청하세요. 입출금 서비스 알려주는 거 있거든요. 저는 남편이 주인의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자에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여자라서 여자입장에서 얘기하는 측면도 있을 거예요.”

2시간여에 걸친 현영과 독자와의 만남은 끝났다. 물론,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미디어를 통해 현영은 계속 우리에게 말을 걸 것이고, 우리 또한 현영과의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현영은 또 다른 책으로 독자와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현영의 끝인사. “너무 편하고요, 친구 만나 얘기하는 것 같구요, 따뜻한 시간이었던 같아요. 따뜻한 여러분들이 오셔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호호)” 북살롱을 나서는 순간, 잊고 있었던 폭염이 들이닥쳤다. 현영이 폭염을 이긴 것일까.

영상으로 보는 현영의 향긋한 북살롱

사진으로 보는 현영의 향긋한 북살롱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