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밤.
밤안개가 살포시 기침 한번 하고 지나갈 것 같은 그런 밤.
그리고 전날 내린 눈이 세상 가득한 눈꽃을 피우고 있는 어떤 밤.
바퀴벌레 한마리 슥 지나가다가 눈에 그만 미끄덩 발을 헛디뎌,
 버둥거리고야 말 것 같은 꽉 찬 한밤.


그리고 그 곳은 어느 한적하고 눈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어느 공원.
그 공원이 품은 공기를 공유하면서 새초롬한 불빛에 의존해,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거니는데,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대낮 같은 풍경.
 
아뿔싸, 새하얀 눈밭을 뚫고 땅 밑에서 솟아난 듯한 촛불들의 향연.
하트 모양으로 대열을 이룬 촛불들의 공간이 불쑥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안으로 들어와 커피 한잔 하라고.

드립포트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면서 펄펄 끓고 있고,
서버와 드리퍼가 그 옆에서 물 세례를 받을 채비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풍부한 산미와 보디를 갖춘,
하이 로스팅된 코스타리카 타라주 도타 커피.

그 사랑 안에 있는 너와 나.


아, 이런 한겨울의 밤,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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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수 없는, 버려져선 안되는 생의 사랑 by 필감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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