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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26 골초 마초, 커피와 만나다

커피와 이야기. 참 어울리는 조합.
물론, 당신이 함께라면 그것보다 좋은 것, 이 세상엔 없겠지만...

커피강좌로 만들어 본 이야기.
물론 여기 나온 남자는 글 쓴 나와는 무관한 가상의 존재!!! ^^;
(그렇지만 너의 실체도 마초! 아니냐고? 음, 그래 내 안에도 쪼매 마초 있긴해도 그게 다는 아니다, 뭐...)  


골초 마초, 커피와 만나다
『오늘의 커피』 출간기념 커피강좌 ①


(※ 이 글은 『오늘의 커피』출간기념 커피강좌 참여를 토대로 허구를 섞어 재구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은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나, (마)초성은 그런 남자야. 밥보다 비싼 커피 마시는 여자들, 된장 초장에 막장이야. 밥은 굶어도 커피는 마셔야겠다고? 웃기는 짬뽕이야, 아주. 그까짓 시커먼 커피 같은 거, 회사에도 널리고 널렸고 거리 곳곳에 자판기도 있잖나. 커피믹스 그냥 부욱 찢어서 종이컵에 휘휘 저어서 마시면 될 걸, 뭐 엘레강스하고 차밍하시다고 굳이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냐고. 나는 그저 자판기 커피가 최고야. 싸고 쉽잖아. 커피, 그까이 게 무슨 와인도 아니고, 이리저리 복잡할 게 뭐 있어. 나는 ‘둘 반(커피)-하나 반(설탕)-둘(프림)’이 제일 좋아. 더구나 우리 자판기 커피, 담배와 함께라면 캬~ 뽕간다. 커피와 담배의 이 오묘한 조합 때문에 커피가 좋을 뿐, 된장녀들 아주 커피에 빠져 죽어라, 죽어.

그런데 내 애인, (여)인향이는 커피라면 사족을 못 써. 하루에 커피를 대여섯 잔씩 마셔. 그것도 인스턴트커피도 아닌, 원두커피를. 유명하다싶은 커피하우스를 수소문해서 찾아다닐 정도로 커피 마니아야. 커피 마시기가 취미인 그런 여자랄까. 그럼 따라다니면서 좋은 커피를 마시지 않냐고? 에이 그렇다고 체면 안 서게 억지로 끌려 다니진 않지. 나, 남자거든. 차라리 다른 걸 마시고 말지, 밥보다 비싼 커피는 절대 네버 안 마셔. 내가 술을 마시면 마셨지, 커피에 헛돈 쓰지 않는 걸 자랑으로 삼는 남.자.라구. 그런 우리가 어떻게 애인 사이가 됐냐고? 글쎄, 그것도 생각해보니 미스터리하긴 한데, 다 남자가 잘난 탓 아니겠어. 우하하.

며칠 전, 인향이가 이번에 희한한 제안을 해 왔어. 예전에 한번 각자의 커피 취향 때문에 대판 싸운 이후로 서로의 커피 취향에 대해선 얘기를 않는데, 생뚱맞게 커피 강좌를 들으러 가자는 거야. 아니 정말 생뚱맞죠~ 그 놈의 비싼 커피 마시는 것도 고까워 죽겠는데 이젠 그걸 아예 배우겠다고?

근데 공짜라네. 자기가 꼭 가고 싶은 자리란다. 별 희한한 장르도 있다 싶었는데, 뭐, 커피만화? 『오늘의 커피』(기선 만화/애니북스 펴냄)라나 뭐라나. 출간기념 무료 커피강좌 이벤트에 당첨이 됐단다. 쿨럭. 이 여자, 하여튼 커피에 대한 집착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좋다. 주말에 커피 값도 아끼고 잘 됐지 뭐야. 3주 동안 토요일마다 한다는데, 인향이가 실컷 좋아하는 커피나 마시게 하면서 아주 박살을 내 버릴 요량으로 같이 따라가기로 했어. 가서 커피에 환상을 가진 것들, 아주 독설을 퍼붓고 말테다. 내가 이래봬도, 독해~ 김구라야 김구라. 하하.

인향이가 보래서 만화도 봤는데, 뭐 바리스타? 내가 ‘슈퍼스타’나 ‘시다바리’는 알아도 바리스타는 처음 알았네. 푸하. 뭐 재밌긴 한데, 뭔 그리 모르는 용어는 많아. 오난지인지, 오간지인지, 그 여자, 그냥 자판기커피나 탔으면 좋겠더라고. 커피 오타쿠 남자 놈은 마음에 안 들어. 부잣집, 아니 재벌 손주 놈이 뭐가 아쉬워서 커피 같은 걸 한다고 그래? 바리스타인지 시다바리인지. 쯧. 근데 2권은 언제 나온대?^^;


아, 잡설이 길었군. 지난 21일 오후 2시 첫 번째 커피강좌가 열리는 날이었어. 알려준 장소가 역삼동의 브라운 하우스(www.brownhaus.co.kr).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힘들게 찾았어. 우리 말고도 사람들이 10명이나 와 있어. 무료 강좌 들으려고 경쟁이 꽤 치열했다고 하던데. 이 사람들 도대체 뭐야. 커피 따위 배워서 어디에 써 먹겠다는 거야. 커피집 차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듣고 보자. 초나 치면서 있지 뭐.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같은 드립커피니 뭐니 하는 걸 알려주는 과정도 있던데, 한번 시식이나 해 주지, 뭐. 이래봬도, 포용력 넓은 남자잖아. 출판사 직원 분들도 반겨주시는데, 좋아, 뭐, 애인을 위해 이 정도 소원쯤이야 못 들어주겠어.

브라운하우스를 휘휘 감도는 커피향

강사는 이 곳, 브라운 하우스의 기일도 대표시란다. 인상, 좋으시네. 그런데 어쩌다 남자 분께서 커피에 빠지셨나, 쯧쯧. 여자들이나 할 일에 말이야. 어쨌든, 대표님께서 오늘 강사선생님으로 직접 나오셨네. 어색한 기운이 다소 감돌긴 해도, 한번 들어보자고. 커피에 대해 선생님이 이런 말씀부터 시작하시네. “우선 커피에는 정답이 없어요. 담배도 많이 팔리는 담배가 있지만, 청자나 백자 피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기호품에는 어떤 것이 맞고 틀린 것이 없어요. 이 책은 그걸 독자들에게 잘 전달한 것 같아요.”



하긴 내가 피는 담배도 그래. 별로 인기 없는 담배지만, 내겐 그게 가장 맞는 걸. 내 취향인 걸. 담배 얘기를 해주니 쏙쏙 들어오잖아.

그리고 원두를 갈은 커피를 갖고 오시네. 분쇄 5분이 지난 커피라는데, 케냐AA? 별 희한한 이름도 다 있군, 생각했어. 투명한 주전자 같은 것을 밑에 대고 위에 깔때기 엇비슷한 것을 놓더니 커피를 붓고 주전자로 뜨거운 물을 부어. 저게 뭥미? 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드립 커피’란다. 믹스에 물만 부으면 될 것을, 복잡하게 저렇게 하다니. 허허.

설명을 덧붙인다. “커피를 분쇄하면 빨리 마시는 것이 좋아요. 분쇄한 지 하루 지나면 생명력이 끝난 커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존기간을 늘리려면 공기와 접하지 않게 해서 냉장․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고요. (거품이 부풀어 오른 드립커피를 가리키며) 지금 여기 드립하는 것처럼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신선한 커피예요.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죠? 만약 커피를 선물을 받아서 드립해보면 그 커피의 선선여부를 알 수 있어요.”

Tip. 커피패킹에 밸브가 있는 이유
커피를 볶으면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한다. 패킹을 해도 계속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를 놔두면 부풀어 올라 터진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커피패킹에는 ‘밸브’가 있다. 그 밸브는 가스를 배출하되 바깥의 공기는 패킹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분쇄커피에는 밸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맞아. 커피도 식품이니까, 보관방법이 당연히 중요하지 않겠어. 그럼 얼마나 보관이 가능한 거지? “산지에서 보관은 대개 파치먼트(커피열매를 딴 뒤 과육을 제거한 상태)인 채로 해요. 분쇄를 안 하면 약 한달 정도 보관이 가능해요. 냉동고에 밀봉 보관하면 3~4개월도 되고요. 물론 갓 볶은 커피만큼의 맛은 낼 수 없죠. 생두 상태에서도 습기만 잘 관리하면 1년도 가능합니다.”  

마초, 커피 맛을 보다

드립커피라는 것을 마셨어. 와우 셔~ 그런데 그 신맛이 나쁘지 않아. 뭐지? 입안에서 쩝쩝 감칠 맛나게 감도는 이 맛은.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신맛이 아냐. 궁금해서 인향에게 물었더니, 이건 산미가 살아있는 거란다. 오호. 이런 맛 처음인데. 커피에서 이런 맛도 나는 거구나. 인스턴트에선 볼 수 없는 맛이야.

아니, 사실 커피면 다 엇비슷한 줄 알았거든. 근데 그게 아니네.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고, 커피의 단맛은 미묘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반면 코(아로마)로 느낄 수 있는 것은 훨씬 넓고 다양해요. 커피 마실 때 ‘바디’라고 표현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겁다, 가볍다로 보통 표현을 해요. 뚱뚱하다, 홀쭉하다가 아니고. (웃음) 이것은 처음 커피를 들이킬 때 느끼는 거예요. 농도와는 상관없고요. 입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커피를 오랫동안 마셔도 바디에 대한 개념이 없기도 하고, 처음 배운 사람도 개념을 가지기도 합니다. 섬세하고 미묘한 것을 잘 찾는 분들이 바디감을 느끼는데 유리합니다.”

Tip. 커피의 식물학적 분류(종류)

아라비카

해발 1000~2000m의 고지대, 성장속도 느리나 향미 풍부, 카페인함유량 적다, 주로 원두커피용으로 사용한다.

로부스타

해발 0~700m의 저지대, 성장속도 빠르나 자극적이고 거친 향미, 카페인함유량이 아라비카종의 약2배 수준, 주로 인스턴트커피용, 물에 잘 녹는다.

리베리카

상업적 유통이 거의 되지 않는 품종, 커피나무가 5m까지 자란다.


그 뭐라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아져 나오는 시커먼 색의 그 액체에서 중요한 것이 바디란다. 내가 운동을 해서 바디는 좀 좋은데. 하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을 때, 황금색의 크레마가 나오는데, 거기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디라는데, 이런 말도 하신다. “에스프레소의 생명은 바디죠. 크레마에서 오는 바디. 머신에서 추출할 때 안 좋은 성분도 나오는데, 떫은 맛 등이 나올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성분을 뽑으면서 바디감을 제대로 느끼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 전에 아라비카종에서는 답이 없었어요. 바디감이 좋은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수마트라 만델린인데, 스타벅스가 이것을 발굴하면서 바디감을 좀더 살릴 수 있게 됐어요.”

아, 별 게 다 있군. 말하자면 바디감이 좋은 커피가 몸짱 커피인 건 아니란 거지?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 흠. 그러고 보니 내가 마시는 인스턴트커피는 가볍긴 했어. 계속 이어진다.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맛이) 강한 커피를 들고 온 거죠. 처음에는 ‘왜 이렇게 써’라는 반응을 보였다가 이내 적응된 거죠. 어떻게 보면, 강한 맛에 중독된 거예요. 그리고 스타벅스의 상당 부분 동업자가 만델린이죠.”


커피도 막 섞는다는 걸, 처음 알았어. 그걸 블렌딩(blending)이라고 한다네. 각 지역에서 나는 커피마다 고유의 맛이 있고, 그것을 섞어서 새로운 커피맛을 내기도 한단다. 그러니까, 일종의 섞어치기? 난 말이야. 담배는 섞어서 못 피겠던데, 커피는 커피끼리 섞어서 내놓기도 한다는 거로군. 희한해~

아니 그런데, 에스프레소와 드립커피의 차이는 뭐지? 추출하는 방법이 다를 테니, 무엇보다 맛 차이가 날 테고. 아, 이것도 기 대표께서 설명을 해 주시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크레마’에요. 향미성분에 영향을 미치는 기름․지방의 함유량이 다르죠. 에스프레소는 맛이 풍부한데, 이것이 다 크레마에 포함된 지방에서 비롯되는 거죠. 드립은 기름을 걸러낸 거고요.” 그리고 덧붙이는 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돼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커피는 없습니다.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카푸치노 모두 마찬가지에요. 커피는 어떻게 보면 중독이에요. 가격이 비싸다고 좋은 커피도 아니고요.”

커피의 중요한 요소, 물과 로스팅

이번엔 물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네. 커피에 붓는 그 물 말이다. “커피를 마신다지만, 사실 90% 가량이 물을 마시는 거예요. 커피를 꼼꼼하게 마시려면 물맛을 먼저 보죠. 이탈리아 같은 곳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거의 석회수라 용해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터라, 연수기도 달고 정수필터도 달고 그러죠. 기본적으로 물이 중요해요. 커피농장이나 산지에 가서도 제일 먼저 보는 것이 물이죠. 물이 커피의 생육과정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 물이 중요하구나, 물. 아, 내일 3월22일이 ‘세계 물의 날’이던데, 한번 눈 여겨 봐야겠네.

‘로스팅’이라는 것도 알려주신다. 미팅, 소개팅 같은 건 잘 알아도 로스팅은 처음이야~ 그건 커피콩을 볶는 거란다. 그래야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원두가 나온다네. 겉과 속이 얼마나 균일하느냐도 중요하고. “로스팅이 잘못 되면 풋내, 풋콩 냄새가 나기도 하고 맛이 제대로 나질 않는 경우가 많아요.” 아까 드립커피의 신맛은 괜찮았는데, 좋은 커피에서는 신맛이 어느 정도 중요하단다. “신맛이 싫다는 사람도 많아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냐는 것이 중요하죠. 커피 향미 중에 ‘sour’이라고 있는데, 생생한 산미와는 다른 개념의 신맛이 있어요. 주로 덜익은 콩으로 만든 커피에서 나는데, 이건 신맛으로서 결점이죠.”




그런 로스팅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는 ‘이탈리안’은 상업적으로 거의 유통되지 않고, 로스팅 정도가 셀수록 무게가 가벼워지고 부피는 커진단다. 그런데 처음 알았다. 프랑스․이탈리아에는 ‘아메리카노’가 없단다. 아니, 우리나라 커피집 어딜 가도 있는 가장 기본적인 메뉴가 없다니. 그들 나라에 가서 그걸 설명하면 물을 갖다 준 단다. 물을 타 마시라고. 하하. 웃겼어.

참, 블루마운틴. 나도 그건 들어본 적이 있는데, 되게 유명한 커피종이라네. 자메이카에서 나오는 커피래. 그런데 이거 백화점에서 4~5만원에 판다면, 그건 가짜래. 진품 100% 블루마운틴이라면 20~30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네. 유후~ 그런 커피를 찾아서 마시는 인간들은 완전 된장막장人들 아닐까? 그래서 블루마운틴 표기를 한 제품들이 블루마운틴 ‘블렌드’나 블루마운틴 ‘타입’과 같은 식으로 표기돼 있는데, ‘블렌드’나 ‘타입’ 표기는 조그맣게 돼 있다네. 블렌드는 블루마운틴이 10%만 들어가 있어도 붙일 수 있고, 타입은 1%도 안 들어간 경우도 있대. 그야말로 장삿속이로군. 조심해야겠어. 커피도 모르면 당하는구나.  

맛이 좋은 커피

갑자기 생긴 궁금증. 그러니까 커피를 잘 만들면 장사도 잘 되어야 하는 거잖아. 하지만 『오늘의 커피』를 보니 나기태의 낙원카페는 그런 것 같지도 않던데. 물론 혼자만 잘나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기 대표께서 그런 내 궁금증을 간파했는지, 알려주시더군. “커피를 잘 하는 것과 장사를 잘 하는 것은 달라요. 『오늘의 커피』에 나온 것처럼. 같은 커피라도 아침, 점심, 저녁이 다르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요. 드립 할 때 방향을 어떻게 돌리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요. 여느 공산품처럼 일률적이지 않지요. 그래서 커피가 어려우면서도 재밌고요.”

쳇, 모야. 내가 마시는 인스턴트커피는 언제나 한결 같던데. 달달하니, 딱 좋던데. 오간지처럼 자판기 커피를 맛있게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냐, 혹시 내가 인스턴트커피에만 중독돼 있는 건가? 오늘 커피는 좀 색다르긴 해. 좋은 커피에 대한 기 대표 왈. “커피광고 문구 중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는 커피’라고 있죠? 좋은 커피일수록 식었을 때도 맛이 있고, 온도가 떨어져도 맛있는 커피가 좋은 커피에요. 커피 맛을 느끼기에 좋은 온도는 70℃ 전후예요. 식을수록 신맛이 치고 올라오는데, 50~60℃일 때 신맛을 많이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정말 좋은 커피는 광고 문구처럼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아쉽습니다. 이런 커피를 마시면 참 좋죠.”


이 자리에서 드립커피를 내리는 실습도 함께 했다. 이젠 무식하게 깔때기, 비이커 같은 얘기 않기로 했다. 서버, 드리퍼, 필터, 드립포트, 흠 괜히 있어 보이는군. 캬캬. 내가 추출한 커피라 그런지 더욱 향기롭고, 맛 난다. 쩝. 인향이도 꽤나 만족하는 눈치다. 그렇게 드립을 한 케냐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는데, 기 대표께서 말씀 하신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머나 먼 케냐에서 이 커피가 지금 우리 손에까지 온 거에요.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서 어떻게 하다 여기까지 와서 우리가 드립을 해서 마시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아요?”

커피로 연결된 세상

아, 정말 그러네. 전혀 나와 상관이 없는 곳인 줄 알았던 아프리카의 케냐. TV를 통해 케냐 국립공원의 풍광이나 보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고향 정도라는 정도만 알던 나라였는데. 그러고 보니 그 케냐에서 나온 커피를 마시고 있는 지금이 신기한 걸. 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는 지금 이렇게 케냐와 연관을 맺고 있는 거구나. 케냐에서 커피를 재배한 사람과 나는, 이 커피를 통해 간접적으로 맺어진 셈?

어릴 때,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네. 밥 먹을 때마다, 이렇게 밥상을 오르게 해 준 벼를 재배한 농부를 생각하라고 하신 말씀. 핫, 갑자기 얼굴도 모르고, 본 적도 없는 케냐의 커피농부가 궁금해지네. 갑자기 가까워진 기분이랄까. 이건, 커피의 힘?

이날의 커피 수업은 그렇게 끝이 났어. 남자 체면에 말이 아니게 따라왔지만, 이거 나름 재미있는 걸. 큼. 입안을 알싸하게 감도는 이 기운이 참 좋아. 뭐, 그렇다고 내가 인향이처럼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진 않을 걸. 큼큼. 어쨌든 다음 시간이 기다려지는 걸.

[예스24 기고 원문]


커피스토리텔러 준수

어느 날, ‘커피’가 심장에 박혔다. 이곳저곳을 배회하던 십여 년 직업생활을 때려 쳤다. 그리고 지금, 커피를 생의 중심에 두고, 커피공부를 계속하면서 공정무역 커피회사 '카페 티모르'에 몸담고 있다. 지금 수많은 커피지망생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커피와 스토리텔링을 엮은 커피하우스에서 평생 커피 향 맡으며, 커피 향처럼 살고 싶다. 그리고 당신에게 후지지 않은 커피 한잔을 건네고 싶다. 커피 한잔, 하실래요?

 


골초마초, 세련된 커피마초 되기

골초 마초, 커피가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골초 마초, 세련된 ‘커피마초’로 거듭나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