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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인생에도 끼어드는 위험, 

그러나 늘 위험을 무릅 쓸 가치가 있는 것, 

그건 사랑...

- <러브 어페어> 중에서 - 


그리고 5월, 오월愛

(☞ 신청은 위즈돔을 통해 : http://www.wisdo.me/2031)

5월이에요, 오월. 
한층 따뜻한 이 봄날이 오면 생각나는,   


우연과 약속이 빚은 어떤 인연의 영화들이 있습니다.
5월 8일이면 나는 그들의 행로를 좇아 사랑을 다시 생각합니다. 


먼저, 이 영화, <첨밀밀>. 

10년. '만나야 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사랑의 아포리즘을 촘촘하게 형상화했던 이 영화. 홍콩으로 함께 넘어온 친구로부터 시작해 숱한 엇갈림을 거쳐 마침내 뉴욕의 한 전파상에서 우연 같은 필연을 빚었던 두 사람. 

이요(장만옥)과 소군(여명)의 사랑이 그랬죠. 한끗 차이의 미묘한 엇갈림에 어휴~ 한숨 짓게 하고, 마음을 오종종 애타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빚어낸 10년의 돌고도는 운명(론)은 5월에 마무리됐습니다. 그들이 10년의 새침함을 뚫고 만났던 그 순간, 나는 잊을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5월8일은 등려군이 사망한 날(1995년)이자, 
그들(이요와 소군)이 뉴욕에서 다시 만난 날입니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믿고 싶다면, <첨밀밀>을 봐도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것 아세요? 

이요와 소군이 만난 뉴욕의 5월8일. 
또 다른 연인들이 만나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러브 어페어>의 테리(아네트 버닝)와 마이크(워렌 비티).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그들. 각기 약혼자가 있었음에도, 그들은 서로에게 풍덩 빠집니다. 
러브 어페어.

어찌할 수 없는 끌림. 불과 사흘이었지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는 두 사람. 

3개월 후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과 장소가, 

5월8일 오후 5시2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그렇게 그때, 서로의 사랑을 증명하듯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만나기로 약속한 두 사람. 
다만 한 사람이라도 나오지 않는다면 서로 찾거나 연락하지 않기. 
진짜 그것이 사랑인지 고민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그날. 
그들은 그곳을 향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그들을 기다립니다. 
나는 이 사랑에 쩔쩔맸습니다. 보는 내가 다 안타까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말이죠. 


<러브 어페어>. 
1932년 처음 만들어졌고, 1939년에 첫 리메이크됐으며 데보라 카와 캐리 그랜트 주연으로 만들어진 1957년 리메이크작은 맥 라이언, 탐 행크스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모티브가 됐다. 특히 애니(맥 라이언)은 눈물을 쏟으면서 이 영화를 보는데, 애니가 삭막한 현실에서 잊고 사는 진실한 사랑에 대한 꿈을 되살리는 영화가 바로 1957년작 <러브 어페어>입니다.


1994년작은 가장 최신의 것이기도 하지만, 바람둥이 워렌 비티를 잠재운 아네트 버닝의 극강의 아름다움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캐서린 헵번의 깜짝 등장도 작은 선물입니다. 
그래, 뭣보다 영화가 알려주는 이것. 

"누구의 인생에도 끼어드는 위험, 그러나 늘 위험을 무릅 쓸 가치가 있는 것, 그건 사랑이다."

사랑 지상주의자(들)에게 권합니다. ^^
5월 8일(수)의 봄밤(오후 7시43분~9시35분), 

어버이날이라고 누군가는 분주해할 그날. 
당신과 함께, 서교동의 수운잡방에서 5월 8일의 영화를 만납니다. 
<첨밀밀>이 될까요? <러브 어페어>가 될까요? 


(☞ 신청은 위즈돔을 통해 : http://www.wisdo.me/2031)

둘 중의 한 영화를 상상할 당신, 
봄날의 맛있는 공정무역 커피 한 잔과 함께 봄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식사는 제공하지 않으오니, 드실 것 챙겨서 오시면 됩니다. ^^ 함께 나눠먹을 무엇도 좋아효~)  


등려군의 노래가 울려퍼질지, 
엔리오 모리코네의 선율이 흘러나올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수운잡방에서 확인하세요! 

그 5월, 오월愛. 
5명과 愛를 만납니다.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신가요? :)


 

밤9시의 커피.

밤 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그 커피 한 잔으로 생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어떤 세계의 확장과 연결도 엿본다.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밤 9시가 되면, 낮에 만든 커피와는 또 다른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는 오로지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다.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2012.02.01 13:03 메종드 쭌/무비일락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사랑의 ‘신화’를 완성하기 위한 전제다. <첨밀밀>이 그랬다. 처음으로 가슴 짠하게 알려준 명제. 만남과 헤어짐, 그 엇갈림과 반복. 한숨을 쉬었다 뱉었다, 내 마음은 그들의 발끝에만 매달렸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그렇게 흔들리는 내 마음에 <첨밀밀>은 속살거렸다. “운명이라면 이 정돈 돼야지. 유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운명이잖아. 운명.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다.


나는 얼마 전, 또 하나의 운명을 접했다. 더 운명 같은 건, ‘쿠바’였다. 아직 발 딛지 못한 미지의 땅이지만, 언젠가 꼭 디뎌할 그곳. 혁명이 있었고, 커피가 있으며, 무엇보다 섹시함이 상존하는 곳. 누군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면, 그곳이 쿠바라고. 그는 일체의 과장도 섞이지 않은 양, 단호하게 말했다. 오래 전부터 내겐 로망이었던 쿠바는, 이젠 지상의 천국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치코와 리타>는 쿠바에서 시작한다.
1948년의 쿠바 아바나. 피아니스트 치코. 보컬리스트 리타. 그들이 만난 밤, 음악이 꿀처럼 흐르고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끌림’이었으리라. 끌림은 곧, 나에게 맞는 누군가를 알아본다는 것. 사랑은 그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의 리듬은 음악과 함께였다. 아마도 그때, 운명은 그들에게 속삭였으리라. 치코에겐 리타의 목소리가, 리타에겐 치코의 연주가 그랬을 것이다. 리타의 ‘베사메무쵸’에 혹했던 치코는, 그녀를 위해 ‘리타(릴리)’를 작곡하고, 리타는 그런 치코에 반한다.

그러나 그것. 운명이라는 속삭임. 늘 정교하고 오차가 없는 것, 아니다. 운명도 수명이 있다. 차가운 유혹으로 끝나버릴 운명이 있는 한편, 그리움을 평생을 품을 운명도 있다. 운명이라는 속삭임, 마음은 쉽게 속는다. 그만큼 강한 끌림이 있을까. 영원하고픈 숙제, 사랑. 사랑의 시작도 언제나 운명에서 비롯되니까. “당신을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느낌”이라며 리타에게 처음 건넸던 말, 오글거렸지만 진심 같았다. 그때 카바레(살롱) 분위기가 그랬다.

어쨌거나 치코와 리타의 (음악적) 조건(?)은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씨줄과 날줄의 조화. 음악이 매개로 작용하는 순간, 사랑은 더 큰 열정을 동반한다. 약간의 옥신각신이 있었지만, 그들은 처음 만난 그날, 서로를 탐닉한다.


애니메이션이라지만, 리타의 몸은 팽팽한 활시위마냥 관능적이다. 애니메이션에서 관능미를 느끼다니, 처음 한 경험이다. 치코가 앞뒤 재지 않고 빠질만하다는 생각. 두 사람, 몸을 섞는다. 선율과 리듬의 합치처럼 두 사람은 합한다. 맥락 없이 그들을 봤다면, ‘원 나잇 스탠드’라고 애써 무시할 것처럼.


원 나잇 스탠드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사랑은 시작됐다. 허나, 사랑이 순탄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인가보다. <첨밀밀>에서 이미 확인한 바, <치코와 리타>도 엇갈림을 동반한다. 관능의 볼레로처럼 터질 것 같은 그들의 관계에도 질투와 오해가 틈입한다. 사랑의 가장 큰 적이 질투와 오해라고 했던가. 수시로, 그들은 시험에 든다. 세상의 모든 운명적인 사랑이 그러하듯.

전반부, 나는 치코의 우유부단함이 싫었다. 그는 뭔가 망설이고 주저한다. 첫 밤부터 그랬다. 당신이 걷는 땅에 키스라고 하고 싶었던 남자의 태도치고는 뭔가 부족했다. 그러니, 리타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그녀는 치코를 믿는다. 남자가 여자보다 대범하고 마음이 넓은 양, 우리는 착각한다. 살아보니 마냥 그렇진 않다. 질투와 오해가 여성만의 것이라는 인식이야말로 착각이다. 리타는 그런 여자다. 한 남자를 품기에 더 없이 넓은 여자다.


주변 환경 또한 그들의 사랑을 질투한다. 아바나,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 공간이 뉴욕으로 바뀐다. 그들의 사랑도 바뀔 것임을 예고한다. 헤어짐이 당연하면서도 나는 안타까웠다. 결말을 알면서도 발을 굴러야 하는 상황 같은 것이니까.


뉴욕은 아바나와 다르다. 체제가 다르고, 관계가 다르며, 사람이 다르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사랑. 모든 것을 얻어도,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리라. 스타가 된 리타가 그랬다. 자신을 찾아 뉴욕에 온 치코에게 더 이상 아바나의 순진한 여자가 아니라고 쏘아붙이지만, 사랑은 운명을 거역하지 않았다. 맨해튼의 키스. 질투와 오해는 키스 한 번으로도 충분히 가실 수 있는 것임을.



부러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임을 거부하지 않는 것. 사랑을 사랑 그 자체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 뉴욕, 그들의 사랑은 더욱 힘에 겹다. 사랑을 온전하게 그들만의 것으로 내버려두지 않으니까. 무엇보다 자본이 개입하니까. 그래서 그들의 사랑, 거듭 어긋났지만, 영원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은 모두 과거에 있다”고 말하는 여자에게서 나는 운명의 향기.


나는 그래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리타가 마침내 자신을 돌고 돌아 찾아온 치코에게 건넨 이 말. “47년 동안 기다렸어요. 당신이 이 문을 두드려주기를.” 그녀의 목소리는 과거의 것이 아니었지만, 사랑의 향기는 여전했다.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었던 세월.


문을 열어주는 것은 결국 운명이다. 사랑이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야 만다는 <첨밀밀>의 향기는 쿠바에서도 여전했다. 한창훈은 《향연》에서 그랬다. “기다리면 올 것은 온다.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의 차이뿐이다.” 기다림, 그것은 때론 사랑의 다른 말이다.



<치코와 리타>.

모든 것이 음악과 함께한다. 리타의 노래와 춤, 치코의 연주, 그들의 사랑과 인생, 몸만으로 채울 수 없는 것을 그들은 음악을 통해 채운다. 마음이 교감한다. 그들의 사랑과 음악에 당신의 몸과 마음이 들썩이지 않는다면, 병원이 필요하다. 마음이 앓고 있다는 증거니까.


오늘, 눈이 펄펄 내린다. 눈이 쌓인다. 그들의 사랑이 눈과 함께 아른거린다. 오늘의 노래는, 베사메무쵸. 아, 관능적이다. 이 음악, 만지고 싶다
.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2011.05.08 15:56 메종드 쭌/무비일락
5월. 이 따뜻한 봄날이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와 선율.

우선, 우연과 약속이 빚은 어떤 영화들이 있다.
매년 5월8일이면 나는 그들의 행로를 좇아 사랑을 다시 생각한다.

먼저, 이 영화, <첨밀밀>.


10년이었다. '만나야 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사랑의 아포리즘을 촘촘하게 형상화했던 이 영화. 홍콩으로 함께 넘어온 친구로부터 시작해 숱한 엇갈림을 거쳐 마침내 뉴욕의 한 전파상에서 우연 같은 필연을 빚었던 두 사람.

이요(장만옥)과 소군(여명)의 사랑은 그랬다. 한끗 차이의 미묘한 엇갈림에 한숨 짓게 하고, 애타게 만들었다. 그들이 빚어낸 10년의 돌고도는 운명(론)은 5월에 결국 마무리됐다. 그들이 마침내 10년의 새침함을 뚫고 만났던 그 순간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나는 그 순간을 이렇게 읊은 바 있다.

[5월8일의 영화 ①] 10년을 그리워한 사랑을 다시 만나는, 5월8일의 전파상...



참고로, 5월8일은 등려군이 사망한 날(1995년)이자, 그들(이요와 소군)이 뉴욕에서 다시 만난 날이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믿고 싶은 사람, <첨밀밀>을 꺼내봐도 좋겠다.



이요와 소군이 만난 뉴욕의 5월8일은, 또 다른 연인들이 만나기로 했던 날이었다. <러브 어페어>의 테리(아네트 버닝)와 마이크(워렌 비티).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그들. 각기 약혼자가 있었음에도, 그들은 서로에게 풍덩 빠진다. 그야말로, 러브 어페어.


어찌할 수 없는 끌림. 불과 사흘이었지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3개월 후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과 장소가, 5월8일 오후 5시2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그렇게 그때, 서로의 사랑을 증명하듯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약속을 한 두 사람. 다만 한 사람이라도 나오지 않는다면 서로 찾거나 연락하지 않기. 진짜 그것이 사랑인지 고민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그날, 그들은 그곳을 향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그들을 기다린다.

나는 이 사랑에 쩔쩔맸다. 보는 내가 다 안타까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역시 나는 이렇게 읊었다. [5월8일의 영화 ②] 3개월의 약속, 5월8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러브 어페어>. 1932년 처음 만들어졌고, 1939년에 첫 리메이크됐으며 데보라 카와 캐리 그랜트 주연으로 만들어진 1957년 리메이크작은 맥 라이언, 탐 행크스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모티브가 됐다. 특히 애니(맥 라이언)은 눈물을 쏟으면서 이 영화를 보는데, 애니가 삭막한 현실에서 잊고 사는 진실한 사랑에 대한 꿈을 되살리는 영화가 바로 1957년작 <러브 어페어>다.


1994년작은 가장 최신의 것이기도 하지만, 바람둥이 워렌 비티를 잠재운 아네트 버닝의 극강의 아름다움이 반짝반짝 빛난다. 캐서린 헵번의 깜작 등장도 작은 선물이다. 그래, 뭣보다 영화가 알려주는 이것. "누구의 인생에도 끼어드는 위험, 그러나 늘 위험을 무릅 쓸 가치가 있는 것, 그건 사랑이다." 사랑 지상주의자에게 권한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 5월25일에 꺼내보면 좋을 영화다. 그날은 아오이(あおい)의 생일이다. 아오이? 누구냐고? '아오이' 유우나 미야자키 '아오이'를 떠올린다면 땡! 그녀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히로인이다.


스무살, 아오이와 쥰세이는 약속을 했다. 우리,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 10년 후에는 피렌체 두오모에 오르자. 바야흐로, 사랑의 약속.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 스무살에 했던 사랑의 약속 덕분이었는지도 모른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만날 사람은 역시나, 다시 만난다.


두 사람의 사랑이 복원되는 그날, 사랑을 복원하고픈 누군가는 이 영화를 봐도 좋겠다. 쥰세이가 회화 복원사로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쥰세이는 이리 말한다. “복원사는 죽어가는 것을 되살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는 유일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잃어버린 시간을 되살리고 싶은 연인들의 이야기, <냉정과 열정사이>. 아오이의 생일이 5월25일인 것도 이유가 있으리라. 일본어 '아오이(あおい)'는 푸르다, 파랗다, 풀 등의 의미인데, 봄의 절정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이름을 품은 것 아닐까. 

이 영화를 보고, 나는 불끈 이렇게 다짐했었다.
5월25일, 당신의 가슴 속에도 누군가가 있는가...



아울러, 잊히지 않는, 영원히 잊히지 않을 이 말.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 속밖에 없다." 이말의 출처는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이었다. 사실 영화가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책이 훨씬 더 낫다. 5월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연애하듯이 썼다는 이 소설. 에쿠니가 한 챕터를 쓰면, 그 다음 츠지 히토나리가 자신의 챕터를 쓰면서 Rosso와 Blu를 완성했다.


참고로, 내가 좋아라~하는 우에노 주리의 생일이 5월25일(1986년)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데뷔한 그녀는 <스윙 걸즈>에서 존재감을 본격 피력했고,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노다 메구미 역으로 만개했다. 25일,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봐도 좋겠다.


사랑을 하건, 사랑을 하지 않건, 사랑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그러니 사랑은, 우리를 살게 한다. 10년동안 애타게 엇박을 냈어도 다시 만나게 된 것도, 3개월 후의 약속을 부득이하게 지키지 못했지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도, 10년 후 사랑의 약속을 서로가 지켜낸 것도, 모두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 필요한 건 뭐? 사랑!


어쩌면 그들 모두에겐 '약속'이라는 것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입밖에 꺼낸 약속이든, 마음으로 행한 약속이든. 그 약속은 미래였다. 추억은 과거이고, 약속은 미래라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말은 그래서 맞다.  한편으로 그 약속이 기적을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이들 영화가 빛난 것은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좋은 연출 등도 한몫했겠지만, 뭣보다 음악의 힘이 컸다. 그러니, 음악도 함께 추천해야겠다.

우선, <첨밀밀>의 절대 공신은 '등려군'이다. 대만에서 태어나 중화권의 국민가수로 활동한 그녀였다. 첨밀밀에는 그녀의 대표작인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이 나온다. 이 음악, 잊지 못할 사람들 많을 거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어느해 5월8일엔, 반드시 뉴욕.
어버이 날과는 전혀 무관.
엄마 미안, 아빠 미안.

5월8일에는,
<첨밀밀>이 있고,
<러브 어페어>가 있기 때문.
그들은 내가 식물인간이 됐을 때, 반드시 틀어줘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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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려군의 죽음을 알리는 뉴욕의 전파상 앞에서 마주친 이요(장만옥)와 소군(여명).
10년을 그리워한 그 사랑의 흔적을 따라서,
뉴욕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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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뒤를 기약하면서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실험하는 테리(아네트 베닝)와 마이크(워런 비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 만남이 어긋날 수밖에 없는 사고가 있었지만,
뉴욕 고고씽.



우리, 5월8일 뉴욕에서 만나자.

그것이, 당신과 나의 세렌디피티.^.^
그렇게 된다면, 당신과 나의 첨밀밀(달콤함)이자, 러브 어페어(Love Affair).

"누구의 인생에도 끼어드는 위험,
그러나 무릅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그건 사랑..."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난 지금 노래를 듣고 있다.~ 5월8일의 노래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으로 시작하는 노래라고 짐작한다면, 틀렸다!

"달콤해요.당신의 미소는 달콤해요. 마치 봄바람 속에 꽃이 핀 것처럼 봄바람 속에 핀 것 처럼. 어디서, 어디서 널 보았었지. 너의 미소가 이렇게도 낮익은데, 잠깐 생각이 안났지만 꿈속에서... 꿈속에서 널 본 적이 있어..."

이런 닭살 가사가 촘촘히 박힌 노래다. 사실 이 닭살도 번역된거지, 실제 들리는 것은 "피엔니니닝 니샤이 친미미 하유센아얼 가이차보링 사이앙리 자이치궈닝 닝닝샤우롱... 불라불라... " 뭐 이런거다. 그렇다. 센스가 있다면 눈치챘겠지. 중국 노래다. 제목은 첨밀밀. 바로 등려군의 노래닷.

쯧. 어버이날 뭔 호들갑이냐고. 글쎄 말이다. 어버이(은혜)송가가 울려퍼지는 마당에 왠 중국 노래에, 첨밀밀이냐고. 범수가 버럭할 일이다. 이 돌대가리야! 하고 외치겠지. -.-;; 뭐 버럭범수가 버라라락한들 쪼릴 일은 아니다만, 그냥 그런 것 있지 않나. 세상이 불러대는 메아리와 때론 무관하게 그날 하루를 다른 이슈로 접수하는.

어버이 은혜야 내가 굳이 말 안해도 여기저기서 봇물이다. 어버이께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말과 마음으로도 감사는 드렸지만, 이런 되바라진 생각도 하는 것이 나다. 이날 이때까지 살아있음에 당신들도 내게 고마워해야 하고, 내가 태어나서 당신들은 행복했고 지금도 그렇지 않냐고 말이다.^^; 그게 진짜 부모 자식 관계 아니겠나. 자식이 누군가에게 맞고 왔다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응징하는 치졸한 내리사랑 같은 것 말고 말이다.

말이 샛다만, (한국에서) 5월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런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런 노래를 듣는건, 내가 이날을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어버이날과 맞물린 덕에 더욱 생각이 잘 나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는 한편으로 대단한 노래다. 식물인간도 깨어나게 했단다. 믿거나 말거나.
노래 '첨밀밀' 식물인간 깨어나게 했다

물론 이런 놀라운 기적이 전적으로 '첨밀밀' 노래 덕분이었다는 식으로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식물인간으로 지내던 사람이 세상에 다시 길을 놓게끔 도와준 공로에 '첨밀밀' 노래도 있지 않았을까. 그 노래를 듣는 것이 그에겐 어쩌면 식물인간이 되기 전부터 특별한 사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식물인간으로서 뇌 기능이 정지된 상태에서 아내가 틀어주는 그 노래가 어떻게 그의 뇌를 자극했을까. 나는 그 노래와 그 사람 사이에 놓인 길도 궁금하다.

뭐 그래서 노래를 듣냐고. 아니. 그럴리가. 난 식물인간도 아닌데.^^; 나와 5월8일 사이에 놓인 어떤 다리 때문이지. 그 노래 역시 거기서 한몫 하거든. 그저 내 별 볼 일 없는 생에 놓인 한 토막의 이야기. 나와 5월8일 사이에 놓인 이야기. 그래서 오늘 그 다리를 건너는 방법. 5월8일 내게 다가오는 영화들. 그 영화들을 통해 나는 5월8일을 소화한다. 꺼억~~~ 어버이날 만큼이나 내겐 각별한 이들. 그런데 괜히 아쉬운건, 작년 뉴욕을 갔을 때, 그들의 10년 간의 그리움이 다시 해후한 곳을 들르지 못했다는 거다. 아, 그럼 다시 뉴욕을 갈 핑계가 생기는건가. 좋다. 다음번 뉴욕 스토리는 첨밀밀이다.

작년에 긁적였던 5월8일의 두 영화 이야기. 나는 1년여 만에 다시 그들을 끄집어낸다. 근데 요 근래 몇년간 5월8일의 케이블TV에선 이 영화들을 볼 수가 없으니 그것도 한때? 담당 PD가 바뀌어서 그런가. 문득 궁금해지네.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들어와 둥지를 트는 것들이 있다. 의식하려 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날이 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다. 그건 일종의 주술이다. 비의도와 무의식을 가장한. 수리수리 마수리, 샤빌라빌라~~

그건 ‘어버이날’의 주술. 정확하게는 5월8일. 어느 때부터인가 그날이면 어쩔 수가 없다. 내 영화의 숲속 시계는 여지없이 종소리를 울린다. ‘촤르르~’ 돌아가는 영사기. 내 기억의 스크린에는 투사되는 영상들. 그리고 서랍 속에서 오래된 일기장을 끄집어내듯, 수납장에서 DVD를 꺼낸다. 이 주술의 위력.

내가 이 주술에 걸린 건 순전히 영화 속 날짜 때문이다. ‘첨밀밀’과 ‘러브 어페어’의 5월8일. 다시 만나거나 혹은 어긋나는(줄 알았던) 날. 그리고 뉴욕. 사실 전혀 연관이 없는 조합.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과 기억이 버무려진 영화를 묶어놓은 혼자만의 동시 상영이다.

그래서 이 동시상영일은 ‘어버이날’이라는 세상의 구호와 달리 개인적인 취향과 기억에 편입된 하루다. 남들 ‘어버이날’이라고 왁자지껄해도 난 별개다. 이들의 어버이라도 되는 양 이들 영화(들)를 다독인다. 보듬어준다. (뭐 그렇다고 어버이날을 깡그리 무시하는 건 아니다. 카네이션 정도는 준비하는 ‘센스’는 있다. ^^;;)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비슷비슷한 ‘어버이송가’는 사실 좀 따분하다.

이런 혼자만의 주술도 한편으로는 재미있다. 1년에 한번 걸리는 ‘매직 데이’. 어쩌면 이 지리멸렬하고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단절되는 듯한 하루하루 속에서 씨줄과 날줄을 엮어 연결시키는. 그래서 호흡을 연장시키는. 5월8일은 특별한 극장이자 시간대다. 혼자 관람객이 돼 떠나는 나만의 영화 항해. 5월8일을 되씹는 어떤 기억.

어쨌든 이들 두 영화는 사랑의 ‘약속’과 ‘우연’한 해후를 다룬다. 어떤 이유에서든 약속은 어긋나게 마련이지만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그런 (뻔하지만 끌리는) 이야기. 사실 시시콜콜 따지고 보면 이 우연도 그냥 우연은 아니다. 워낙 잘 세공되다보니 우연인 것 마냥 홀딱 넘어간 것이지만.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는 하는 그 사랑. 그날 애절하고도 저릿한 사랑을 흡입하고픈 자라면 다시 봐도 무방할 터이다. 그러나 사랑의 너절함에 넌더리가 난 사람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 당신의 선택이다.

왜 5월8일이었냐고. 가만히 당신의 기억저장소에 'rewind'를 눌러보라. 그들의 사랑을, 그들의 엇갈린 행보를. 지지지직...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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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의 기억, <첨밀밀>

첨밀밀.
그러보니 벌써 10년이 흘렀다. 1996년, 영화가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는 이듬해 3월에 개봉을 한 터이지만 햇수로는 10년(미쳤다. 그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니). 이요(장만옥)와 소군(여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들이 다시 만나기까지의 그리움 10년을 합치면 그 첫 만남부터 어느덧 20여년인가. 아.직.도. 그들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그치?

그 5월8일의 풍경
ㄱ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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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의 인연 앞에 역시나 ‘등려군’! 
뉴욕의 어느 전파상 TV는 등려군의 사망 뉴스를 전한다. 거기가 차이나타운이었을까?
이 넓은 세상 위에, 하고 많은 채널과 프로그램 중에 왜 등려군의 사망뉴스가?
그저 길을 거닐던 그들 앞에 놓인 ‘해후’. ‘우연’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허허. 10년. 그리고 지나친 엇갈림. 믿을 수 없다는 눈빛 교환과 함께 퍼져나는 미소.
아니나 다를까 등려군의 ‘첨밀밀’이 울려 퍼지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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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 참 징했다.
첫 사랑의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시절.
‘만나야 될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운명론을 강력 설파하던 이야기. 영화지만 현실로 곧 튀어나올 것 같았던. 사랑했던 날이 두 사람의 기억의 숲속에 둥지를 틀고 있다면 장애물 따위는 그저 시시한 장난감인 것 같은.  

어지간하면 그만한 엇갈림 앞에 견뎌낼 장사 많지 않다. ‘운명’도 때론 좌절을 하기 마련 아니던가.
더구나 알다시피 처음부터 그들은 무척이나 달랐고 사랑이 아닌 척 거짓부렁을 했다.
그 ‘아닌 척 하기’가 들통 나서 사랑의 약속을 했다가도 운명의 가혹함은 여지없이 그들을 빗겨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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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만남에 ‘운명’이상의 적확한 단어는 없다. 아니 그것도 그저 ‘사랑’일 수도 있다.
“나의 목표는 네가 아니야. 너의 목표는 내가 아니고...”라며 부자가 되고파하던 이요에게나,
대륙에서의 첫 사랑이던 소정과 가정을 꾸미고 싶었던 소군에게나,
실은 그들이 진짜 꿈꾸었던 것은 “매일 눈을 떴을 때, 너를 볼 수 있길 바래”와 같은 서로의 마음 아니었을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주춤거렸던 그들의 어리석음이 빚은 기나긴 우회.
그래도 ‘타이밍’하곤...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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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의 미덕은 그들의 감정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쟁여놓은 기억의 잔재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 적절히 녹여낸 점이다. 어찌할 수 없는 엇갈림에도 그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은 변함 없었다.
옆에 있으면 소리라도 질러주고 끈이 있으면 던져서 연결시켜주고픈 욕망.
나는 동동 발을 굴렀고 안타까워했다.

사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라인이지 않나?
그럼에도 감정의 파고를 요동치게 하는 건 그들의 눈빛이,
사랑이 기억의 숲속에 있던 사랑을, 어떤 약속을 일깨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운명’ 따위 그저 갖다 붙이기 쉬운 허구임에도 그 이름표를 붙이고 싶은 이율배반적 욕망.

시간과 기억, 그리고 사랑의 삼중주는 문득 특정한 매개체의 등장으로 연주되는 즉흥곡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흘러간 노래를 듣게 되면, 시간의 한 끝자락을 잡고 따라오는 잊혀진 옛사랑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말처럼. 그들의 사랑에는 ‘등려군’, 그의 노래가, 그런 존재였다.
흠, 과연. 당신의 사랑에도 어떤 노래가, 어떤 매개체가 있지 않은가.

이래저래 흘러간 10년.
‘너는 내 운명’에 마침표도 찍어보고, ‘사랑, 그까이꺼~’하며 냉소도 질러보고, ‘사랑은 3년이 유효기간 이래’하며 과학적 분석에 고개를 끄덕여 본 세월. ‘결혼은 미친 짓이지만, 사랑은 죽을 때까지 해야지’하는 친구 녀석의 말에 맞장구도 쳐 보는 시간도 있다. 10년은 그랬다.
그러나 영화 속의 그들은 늙지도 않는다. 세월을 머금는 건 오로지 영화 밖의 나 그리고 당신.

<첨밀밀>이 주는 또 하나의 팁.
사랑이, 차마 입밖으로 내놓지 못한 사랑이 눈앞에 사라지려 한다면
‘빵빵~’ 경적을 울려서라도 그 사람을 부르는 ‘센스~’.
그건 이요의 말 없는 간접화법이 알려준 키스의 공식(그런데 아직 써먹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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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옥누님에게 혹하고 말았던 결정적 장면!!!


아참, 그리고 실제 1995년 세상을 떠난 등려군이 불렀던 ‘첨밀밀’은 ‘달콤함’이란 뜻이란다.
인도네시아 민요에 가사를 붙였단다.
한국에서는 알지? 그래, 드라마 주제가로 알려졌었다.
감우성, 채림. 그네들 그때, 참 풋풋했었다. 유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 Love Affair >

‘5월8일 오후 5시2분’
그리고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그날도 '우연찮게도' 5월8일 이었다. 테리(아네트 베닝)와 마이크(워렌 비티)가 만나기로 했던 날.
그것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
처음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를 기어서라도 오르고 싶은 강렬한 충동.

왜 그 날이었는지 모른다. 그저 3개월 뒤를 기약하면서 그들이 맺은 ‘약속’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는 그 자리에 없었고, 사랑의 ‘약속’이 깨지는 듯하지만, 그들이 ‘운명’을 거역할 순 없는 법. 그들은 ‘첫 눈’에 알아본 사랑 아니겠는가. 바람둥이와 재벌의 약혼녀.
하긴 그런 표피는 그들의 ‘운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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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이런 키스. 당신은 해봤수? ㅎㅎ


<러브 어페어>는 <첨밀밀>보다 더 됐다. 1994년 제작돼 이듬해 3월 한국에서 개봉했었다.
이 영화를 먼저 보고 온 사람들이 ‘개거품’을 물었던 기억도 자연히 뒤 따른다.
사랑과 운명에 대한 아포리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을 꿈꾸는 주변 사람들의 이바구 행렬.
물론 그 과정까지 그대로 답습하고픈 욕망은 없겠지. 그저 대리만족.

사실 <러브 어페어>는 그렇다. 누구나 한번쯤 그려봤을 법한 운명적인 사랑의 판타지다.
그들의 애정행각은 적당히 일탈과 안온함을 오가면서 감정을 부대끼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각자의 약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스파크.
예정된(?) 비행기 사고 이후 머문 타히티의 낭만적인 풍광. 그리고 행선지를 바꾸는 사랑의 이동.
덧붙여 이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체.
마이크의 숙모(아, 캐서린 헵번의 등장이란).

한편으로 그들이 선보이는 한없이 부르주아적인 삶의 양태는 적당히 그 사랑을 윤색한다.
계급투쟁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유한계급의 잔잔한 사랑놀음.
그럼에도 사랑의 ‘힘’은 무시할 것이 못 돼서 그저 눈이 멀었다.
‘세렌디피티’를 믿고 싶은 자들에게 가하는 사랑의 주술과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과 어우러진 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의 앙상블.
<벅시>와 <러브 어페어>로 실제 부부의 연으로까지 이어진 두 사람의 연기가 주는 안정감.
특히나 세기의 바람둥이로 알려진 워렌 비티를 한 큐에 잠재워버린 아네트 베닝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현현일 것이라는 확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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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 이 청량한 사랑의 풍경.


3개월이었다. 다시 만나자고 한 유예기간. 그걸 둔 건 물론 신상의 정리에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첫 눈에 벌떡벌떡 뛰어버린 심장의 오작동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기간이었던 것도 아닐까.
그래서 만약 나오지 않더라도 ‘이유를 묻지 않기’라는 단서를 달았을 지도 모를 일이지.
묻지 않음을 미덕으로 삼은 세렌디피티의 베팅은 그러나 통과의례일 뿐이다.
교통사고로 사랑의 약속도, 운명도 어긋날 것처럼 애간장을 태우던 시추에이션은
역시나 그것을 다시 감정을 붐업시킨다. 

<러브 어페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한 줄 알았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게도 유용한 점도 있고
석양은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는데 적절한 배경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때론 인생도 사랑도 모험이다.
그래서 묻는다. “나에게 모험을 해보지 않겠어요?”라고.
그 모험에 때론 모든 것을 걸기도 하고, 불길 속인 줄 알면서도 뛰어드는 것이 사람인 것을.
서로의 약속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 역시 알려준 <러브 어페어>.

뻔하디 뻔한 결말로 향할 것임을 알면서도 눈길을 쉬이 떼지 못했던 영화.
그래서 닭살 느끼 커플의 대사도 그냥 퉁 쳐버렸다.
“우리 중 한 사람에게 무슨 일인가 일어나야 했다면.. 왜 그게 당신이어야 했지?”(마이크)
“걱정말아요 마이크, 기적이 일어나야 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나는 걸을 수 있어요.”(테리)
췟, 지들끼리 놀고 있는 건 분명한데 나는 그들 사랑놀음에 푹 빠져 있었더랬다.


5월8일엔 이토록 서로 다른 계급과 상황의 두 사람이 만나 펼치는 운명적인 사랑(들)도 있다.
혼자 즐기던 5월8일을 구구절절 찌질한 감상이나 늘어놓으면서 약간이나마 공감을 얻으려는 노력이
가상타 생각된다면, 한번쯤 봐둬도 좋지 않나 싶다.
그 어느해 5월8일, 각자 다른 곳에서라도 나와 함께 기억의 숲 속을 뛰어다닐 수도 있지 않겠나.
고단하고 팍팍한 인생살이.
카네이션 달아주고 어버이은혜 목청껏 부르는 것도 좋지만 혼자 즐길 거리도 좀 만들어두면 혹시 아나.
5월8일이 어떤 운명을 안겨다줄지. 물론 싫음 말구.

아참, 그리고 언젠가 5월8일 뉴욕에 가보고 말 일이다.
이요과 소군이 만났던 그 거리, 그 전파상. 테리와 마이크의 약속의 장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우리 만나면 눈 인사라도 한번~ ^.^  
난 이요, 당신은 소군.
난 테리, 당신은 마이크.

혹시 내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5월8일엔 이들 영화를 꼭 틀어주오. 그러면 아마 깨어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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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