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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춘광4설(春光4說) 

- 잘 지내고 있나요? 장국영 그리고 우리!

 


2013년 4월 1일.

장국영(張國榮, 장궈룽, Leslie Cheung)이 작별을 고한 지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만우절의 거짓말처럼 다가왔던 10년 전 작별인사.

그의 뜨거운 작별인사로 우리는 한 시대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렇다고 그를 잊진 않았습니다.

기억은 떠난 자가 아닌 남은 자의 몫이니까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

“슬픔은 언제나 형벌이다.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누가 슬픔을 즐기겠는가. 떠난 자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쓸쓸한 법이다. 그렇잖아도 이미 충분히 쓸쓸하고 허전한 삶인데, 떠난 자를 기억하는 슬픔까지 더해야 하는가. 더해야지 어쩌겠는가. 그게 살아남은 자가 치러야 할 대가인 법인데...”(조병준)


역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장국영의 명복을 빌고 슬픔을 더하는 일.

어쩌다 당신이 그리워지는 날이면, 영화를 돌려보는 일.

남은 자의 슬픔을 곱씹으면서 당신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일.



장국영 10주기를 하루 앞둔 3월31일(일) 오후 6시.

서울 서교동의 ‘수운잡방’에서 장국영을 기억하는 시간, ‘春光4說’이 열립니다.


제목에서 뭔가 떠오르죠?

맞습니다. 춘광사설, 같은 발음인 ‘春光乍洩’, 

< 해피 투게더 >(왕가위 감독)의 중국식 제목입니다.


춘광사설(春光乍洩), 

‘구름사이로 잠깐 비치는 봄햇살’이란 뜻으로, 

< 해피 투게더 >의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가 나눈 봄햇살처럼 스쳐지나가는 사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네 생과 사랑도, 우주력에 비한다면, 구름사이로 잠깐 비치는 봄햇살처럼 지나가 버리는 것이겠죠.


한편으로 그것은,

장국영의 생애를 함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3월 31일(일) 수운잡방의 밤9시의 커피,

< 해피 투게더 >를 함께 관람하고 ‘春光4說’을 나눕니다.

4명이 봄햇살처럼 장국영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

밤9시가 되기 전이지만, 우리의 시간은 오후 6시를 밤 9시로 여기고 시작할게요.


참가신청, 위즈돔(http://www.wisdo.me/1749)을 통해서만 받습니다.

(* 참가비 5000원에는 밤 9시의 커피, 1000원(커피값)에 공간료 4000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커피는 수운잡방의 '낭만'이 장국영을 블렌딩하여 볶고 내린 것만을 제공합니다. 다른 메뉴는 고를 수 없으니, 마땅히 참고 비워주세요. 아울러 저녁 먹을거리는 제공하지 않으니, 따로 준비해 주세요. ^.^)



그리고 다음날 4월 1일, 

장국영을 위한 ‘엔딩 크레딧’, 오롯이 당신만이 올려주시면 됩니다.


(4월1일 수운잡방에선 ‘서울프린지네트워크’가 준비하는 ‘희망카페’가 열립니다.)  



참고로,

밤 9시의 커피에는,

힐링? 그따위 것 없습니다.

멘토? 그런 것도 취급하지 않습니다.

지금 세상이 이상하게 포장해서 파는 힐링과 멘토(링) 따위, 

빤한 조언 따위 사절입니다. 힐링팔이, 멘토팔이 취급하지 않습니다. 


밤 9시의 커피는, 오롯이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입니다.

그 커피 한 잔에는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을 뿐입니다.

세상이나 대한민국은 잊어도 좋습니다. 커피 향과 음악만으로 충분한 시간이니까.


외돌토리, 떠돌이, 허풍선이, 날라리, 양아치... 그 모든 사사롭고 소속을 거부하는 영혼의 해방구를 여는 시간, 밤 9시의 커피. 


그리하여, 당신과 나, 

‘잘 비워낸 한 생애가 천천히 식어가는 동안’ 

커피가 한 잔의 문학이자 생임을 확인하는 시간. 

간절하게, 두려움 없이...






밤9시의 커피.

밤 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그 커피 한 잔으로 생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어떤 세계의 확장과 연결도 엿본다.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밤 9시가 되면, 낮에 만든 커피와는 또 다른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는 오로지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다.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내 이야기는 아니고, 주성철 씨네21 기자의 이야기다.

그의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에는, 홍콩영화에 대한 애정이 덕지덕지 묻어 있다. 그전부터 홍콩영화, 하면 주성철이라는 얘기('홍빠'라는 얘기도ㅋㅋ)도 들었지만, 책은 그것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나도 푹 빠졌던 어떤 홍콩영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라치면, 절로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공기와 느낌이 떠오르곤 했다. 아, 그땐 그랬지, 하면서 나는 추억에 잠기고, 그때를 더듬었다.


다만, 나는 홍콩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홍콩영화를 두루두루 섭렵한 편이 아니다. 편식이었달까. 주성철의 애정을 내것으로 받아들이기엔 갭이 좀 있었다는 거지. 간혹 별처럼 빛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홍콩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무언가를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아마도?) 바쳐서 그 애정을 담은 그의 모습이 참 좋아보인다.

다시 스크린에서 만난, <아비정전>. 좋았다. 고마웠다. 그녀도 잊을 수 없다고 했던, 그 '1분'과 '장국영이 엄마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뒷모습', <아비정전>은 역시 장국영의 영화였다. 아래는, 지난 11월3일, <아비정전>과 장국영을 만나고, 주성철을 만났던 기록. 







시간이 ‘흐른다’는 건, 한편으론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틀렸다. 어떤 시간은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멈춰버린 순간이 있다. 더 이상 흐르지 않는 시간으로 박제된 순간. 누군가는 그래서 한순간을 잊는 데 전 생애가 필요하다. 어떤 안간힘을 써도 지워지지 않는,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시간은 흐르지만, 멈추기도 한다. 나는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다. 나도 흐르지만, 나는 흐르지 않는다. 아마도, 수리진(장만옥)이 그러지 않았을까. 모든 것은 이말 때문이었다.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리는 함께 했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했던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이 1분은 이제 지울 수 없는 1분이 됐어. 내일 다시 올게.”


<아비정전>. 장국영(아비)이 장만옥에게 행했던 궁극의 작업멘트. ‘1분’으로 한 여자의 모든 것을 진압하고야 말았던. 고작 60초에 불과한 시간이라고 반박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그 무엇으로도 표백할 수 없는 시간이요, 멈춰버린 시간. 그건 수리진 스스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1분을 쉽게 잊겠지만 난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역시 토로한다. “그는 나에게 순간을 이야기하고 영원히 지속되리라 했죠. 하지만 그와 헤어진 이후 그를 잊기 위한 순간이 되어버렸어요.”


이건 주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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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4월1일. 오늘, 오랜만에 형을 만났네요. 무척 반가웠어요. 사실, 오늘은 만우절보다 형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날이에요. 벌써 5년. 형의 소식을 접한 그날의 영상도 뚜렷하네요.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그날, 비가 추적추적 나리던 날. TV를 통해 형의 소식을 들었었는데... 믿기지 않을 법 했죠. 하필 만우절이었으니까. 거짓말 같은 죽음이라고 하더군요. 맞아요. 나도, 긴가 민가 했으니까.

더구나, 오늘은 더 특별했어요. 왜냐구요? 형을 스크린을 통해 만났잖아요.^^ '5주기' 딱지를 붙이니, 사람들도 더 애틋했나봐요. 형이 나온 <아비정전>(1990)과 <해피투게더>(1998)가 형의 기일에 맞춰 재개봉 했거든요. 저라고 빠질 순 없잖아요. 그래서 오늘 <아비정전>이 재개봉한 첫날 첫타임, 형을 만나기 위해 냉큼 준비를 했죠. 두 편이 각각 형의 20여년, 10여년 전 모습을 담고 있으니, 형도 감개무량하죠? 이렇게 오랜 세월을 버티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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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다렸던 건, <아비정전>을 마침내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된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수차례 보고 또 봤지만, 개봉 당시에 전 스크린을 통해 보질 못했거든요. 당시 전 고딩이었고, 특히나 영화가 환불 소동까지 빚으면서 문전박대를 당한 터라, 일찌감치 내려간 탓이었어요.

어쨌든, 설레는 맘을 품고 찾아간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첫타임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특히 40대 아주머니 군단(?)이 형을 보기 위해 몰려와 있더라구요. 와, 놀랐어요. 재개봉에 맞춰, 아주머니들이 저렇게 단체로 오실 줄이야. 형이 한창 날리던 시절에, 청춘을 함께 관통한 팬들이었겠죠? ^^ 기분이 더 업된 건, 포스터도 하나 받았다는 거에요. <해피투게더> 포스터는 갖고 있지만, <아비정전>도 하나 꼭 품고 싶었거든요. 재개봉에 맞춰 새로이 제작된 포스터여서, 더욱 감회어렸달까. 여튼 극장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형의 살아생전 모습을 보기 위해 스크린을 주목하고 있었고, 저 역시 그 대열에 동참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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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스크린이 열리는 순간, 형이 걸어나오더라구요. 아, 아비의 그 발걸음을 보는 순간, 뭉클뭉클했어요. 콜라 한병을 툭 까면서, 수리진(장만옥)에게 첫 수작을 걸던 그때. "오늘밤 우리는 꿈에서 만나게 될 거요"라는 멘트로 여운을 남기고, 다음날엔, 수리진과 1분 동안 시계를 함께 보더니,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리는 함께 했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했던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은 이제 지울 수 없는 1분이 됐어. 이미 과거가 됐으니까. 내일 다시 올게.”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 뻔하디 뻔한 작업성 멘트를 극장에서 다시 듣자니, 뭐랄까요. 그냥 찌리릿하더라구요. 천하에 둘도 없을 그 1분 멘트의 감흥. 1분, 고작 60초의 시간에 불과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박제되겠죠. 그 무엇으로도 표백할 수도 없는. 수리진도 결국 그렇게 읊조리잖아요. "그는 1분을 쉽게 잊겠지만 난 영원히 그를 잊을 수 없었다." 난 생각해요. 형의 그 멘트는 우리에게 거는 주술과도 같은 거라고. 수리진의 독백은 그 멘트를 함께 받은 우리의 심정이고.

맞아요. 상영시간 내내, 나는 주술에 걸린 듯, 스크린만 멍하니 응시했지요. 아비. 돈 좀 가진 룸펜이자 양아치에 너무 많은 여자를 만나서, 누구를 사랑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바람둥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 따위 안중에도 없는 나쁜 남자. 그럼에도, 여자들은 하나같이 아비를 잊지 못해 눈물을 짜내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에요. 형은 왜 그렇게 아름다운지. 그냥 아름다움 그 자체였어요. 카메라가 형의 얼굴을 향할 때마다 묻어나는 형의 아름다움은 진짜 영원히 박제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웃음 한번 제대로 웃지 않는 형의 모습. 아름다움과 함께 전시된 그 고독함. 빗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는 형의 그 모습에선, 형이 고독을 쓸어버리고자 하는 것 같았어요. 제 기억으론 3차례 그렇게 빗을 쓸어올리더군요.

사람들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며, 죽음 따윈 대수롭지 않은 것인양, 말하는 형의 모습에선, 글쎄요. 형이 혹시 구름의 저편으로 가는 날에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더라구요. 아비가 떠나는 모습에선, 5년 전 오늘이 떠올랐구요. 여전히 믿기질 않았어요. 형도 그냥 영화에서처럼 눈을 감은 것이 아닐까하고.

스크린을 통해 본 <아비정전>. 형을 본 것도 좋았지만, (장)만옥 누나, (유)가령 누나, (장)학우 형, (유)덕화 형, (양)조위 형까지, 거의 종합선물세트였어요. 20여년 전의 그들을 다시 스크린을 통해 보는 이런 호사.

와, 그러고보니, 형이 살아있다면, 한국 나이론 벌써 53살이에요. 설운도 아저씨보다 2살이나 많다면서요? 그런데 형은 아저씨라고 부르기가 싫어요. 왜일까요. 하하. 그리곤 결심했어요. 저도 그 어느해, 4월16일 3시에 홍콩무역체육관을 찾기로. 그 1분 멘트를 찾아서. 음, 아마 난 오늘 밤에 거울을 보면서 형의 맘보춤을 따라해 볼거에요. 물론 형의 그 자태는 나오질 않겠지만. 제 맘보춤이 어떤지 그곳에서도 한번 봐주세요. 그냥, 오늘 하루만은 그렇게 해보려구요. 하하.

형, 형, 국영이 형, 잘 있는거죠? 그냥 보고 싶어요. 그게 다에요... 이만 줄여요. 내년에 또 봐요...

P.S.. 아, 참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마지막에 조위 형이 나와서 그 좁은 다락방 같은 곳에서 담배도 꼬나물고, 뭔가 준비를 하잖아요. 그리고 형의 그 빗질을 따라하는데. 그거 아마 <아비정전> 2탄이 나오려고 그랬던 건가요? 다른, 그러나 같은 '아비'를 조위 형이 연기하는? 제 추측이 맞나요?



2008/03/29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아비'와 함께 우리 모두 '해피투게더'~
2007/04/01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국영이형, 황사바람에 잘 계시우?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장국영. '4월1일'의 이름.
'만우절'을 밀어내고, 그날을 추모의 날로 만든 그의 위력.
벌써 5주기다. 발 없는 새를 떠나보낸 지 5년.
지천명이 채 되기 전에 떠난 그는, 여전히 아름답다. 박제된 모습 밖에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선 여전히 살아 있는 장국영.

그럼, 4월1일에 필요한 건 뭐?
그렇다. (장)국영 행님을 만나는 일.
국내 개봉 당시 환불소동까지 빚었던 저주받은 걸작, <아비정전>과,
동성애를 이유로 개봉 불가 판정을 받는 등 수난을 겪은 수작 <해피투게더>.
문득, 생각난다.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해피투게더>.
학교의 어떤 조직에서 그것을 구해 학내에서 야외상영을 했고,
그닥 좋지 않은 화질로 보게 됐지만, 감격하고 감동 먹었던 그때.
☞ 장국영 떠난 4월1일 수난작 해피투게더-아비정전 재개봉

5주기여서일까. '장국영 SPACE'까지 생겼다. 장국영의 삶과 흔적.
☞ '장국영 SPACE', 장국영을 추모하며 전시회 개최

이제야 본디 모습을 찾은 포스터의 모습이, 어찌 반갑다 아니하리오.
☞ '아비정전', 18년만에 바뀐 재개봉 포스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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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국영 행님을 그리워하는 물결. 우리 모두, 그를 'miss'하고 있다는 사실.
☞ 4월1일 홍콩서 장국영 추모콘서트

우리 (유)덕화 행님도 한 마디.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
☞ 방한 류더화 "친구 장궈룽,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덩달아, 신난(?) (왕)가위 감독. 국영 행님 추모작이 모두 가위 감독 작품이다. 최근에 신작,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와 재개봉한 <중경삼림>까지 감안하면, 가위 풍년.
☞ 왕가위, 4월의 감독


또 하나,
재개봉 하는 두 작품 모두, 우리의 (양)조위 행님께서도 함께 출연한다는 것.
조위 행님이 10년, 20년 전 뽀송뽀송하던 시절의 그 영화들.

국영이형과 다시 만나는 시간. 우리 모두 인사를...
극장에서 우리 스쳐 지나가면 살짝 눈인사를...
그리고, We Miss U...


2007/04/01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국영이형, 황사바람에 잘 계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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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0일. 한해에 '안녕'을 고할 시간.

그리고, 4년 전, 별 하나가 하늘로 솟았다. 매염방(메이옌팡). 앞서 8개월여 전, 스스로 안녕을 고한 절친한 친구, 장국영의 뒤를 이었다. 자궁경부암이라고 했다. 2003년은 그랬다. 장국영, 매염방... 나는, 내가 관통한 어떤 시대가 접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내 홍콩영화의 한때와 궤를 같이했던 스타였다. 그들의 몸짓과 솰라솰라에, 나는 눈과 귀를 쫑긋거렸다.

매염방은, 어째 좀 무서웠다. 인상이 강렬해서였을까. 왕조현, 종초홍, 장만옥, 임청하 등에 비해 호감도는 솔직히 떨어졌다. 그래도 꾸준히 내가 만난 영화에서 그는 등장했다. <인지구> <반생연> <미라클> <홍번구> <심사관> <신조협려> <영웅본색3> <금지옥엽2> 등등. 그리고, 우연찮게, 국내엔 개봉도 않은, 마지막 유작이 된 <남인사십>을 봤다. 그는, 내 호감도와는 무관하게 홍콩에서, 아시아에서 대스타였다. 한국에도 1번 왔었다. 88올림픽이 열리기 전의 행사에서. 그는 결혼을 않았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단다. 죽기 전 2003년 생애 마지막 콘서트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는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말도 남겼단다.

그런 그는 생전,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단다.
"내가 이일을 그만둔 후에 나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내 소망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볼 때 내이름을 떠올렸으면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그는, 소망은 이룬 셈이겠다. 오늘 누군가는, 차가운 기운 속에서 별을 보며, 매염방을 떠올릴 테니까.
저 구름 위에서, 절친한 오누이 사이같던 장국영과 함께, 구름 아래를 쳐다보면서 웃음 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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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3년 전, 그의 1주기를 맞아 긁적였던 글. 다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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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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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장국영. 전혀 연관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던 두 단어.

그러나 4년 전, 그들은 묘한 관계를 맺었다. 만우절이면, 장국영하면, 상호 침투하는 관계.

오늘 4월 1일. 대중교통 요금이 오른 날. 최근 정신없이 하루하루 견디다보니 날짜도, 사람도 생각을 않고 지냈다. 오늘이 '4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첫날임도 인식못했다. 그래서 만우절 생각을 못했건만, 국영이형을 떠올리지도 못했건만, 버스를 타고가다 길가의 벗꽃을, 개나리를 보면서 한숨 돌리고 보니 두 단어가 밀려왔다.

그래. 4월 1일, 국영이형이 '발 없는 새'로 비상했던 날. 4년 전이 문득 떠올랐다. 묘하게도 상황이 정확히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그때처럼 지금의 나는 야생동물로서의 '이야기'를 꾸려나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 무릇 여러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마음 속에 둥지를 튼 생각 중 다른 것은 하나. 당시엔 생존에 아우른 성장을 꿈꾼 반면 지금은 지속가능함이 우선이다. 국영이형처럼 '단절'하게 되지 않기를. 외부요인에 의한 내부의 상처가 곪아 터지지 않기를.

지난해 긁적였던 3주기의 단상. 그냥 올해도 같이 묻고 싶네. <아비정전>, 오늘 볼 수 있을까. <아비정전> 보다는 <동사서독>이 더 보고싶은 황사 짙은 어느 봄밤. 황사와 장국영. 묘한 공명을 불러 일으키네. 나만 그런가?    


어느 봄비 내리는 4월의 첫 날. 다시 그를 만났다. 아니 그저 볼 수밖에 없었다. 3년 전 오늘이 만들어낸 내 일상의 변화.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이어서일까. 그날이 오면 박제된 그를 어김없이 끄집어낸다. 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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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다시 끄집어낸 ‘아비’는 여전했다. 창백한 아름다움. 그 창백함이 어쩐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밝은 표정 속에서도 알 수 없는 그늘이 숨어있었다. 살아생전에도 그랬지만 죽어서도 그러하다. 

‘발 없는 새’는 그날이면 내 일상의 구름 위를 그렇게 떠돈다. 그리고 흘러간 어떤 한 시대의 지난 흔적을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만우절이었다. 3년 전. 그래서 ‘거짓말 같은 죽음’이라고 그랬다. 비보였다. 그리고 휑뎅그레 남겨진 팬들의 당혹감. 더구나 만우절이라니. 3년 전 그날부터 만우절이 더 이상 내겐 이전과 같은 만우절이 아니다. 4월1일이 만우절이라는 사실보다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기억의 작동.  

허풍선이 남작이 활개 칠 수 있는 그 날이 만우절이란 것도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었듯 장국영의 죽음도 불가항력이었다. 어떤 의지가 있었다면 그건 장국영의 것이리라. 우린 그냥 받아들여야 할 뿐. 

어쨌든 그날 이후 내게 4월의 시작은 장.국.영.으로부터 비롯된다. 잔인한 4월의 시작. 4월을 ‘잔인한 달’로 각인시킨 장본인은 T.S.엘리엇이 아닌가 싶다. <황무지>는 그렇게 읊조린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라고.

어느 수필가도 만물이 자기 피부를 찢으며 소생하는 계절, 그 울음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며 그 ‘잔인함’의 유래를 설명했다. 딥퍼플은 ‘April’이란 노래를 통해 잔인한 4월을 노래했었다.

그렇듯, 누구에게든 ‘4월이 잔인하다’면 나름의 연유가 있겠지. 누군가의 죽음도 그 잔인함을 상징할 수 있을 것이고. 그저 나는 그를 기억할 뿐이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말이다. 현재까지 그가 살았다면 어느덧 그는 지천명, 50이다. 거참. 죽기 전도 그랬지만 박제된 그에게서 50이란 나이를 떠올리기란 ‘대략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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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의 죽음으로부터 한 시대의 접힘을 실감하다

그의 비상이 애틋했던 건 사실 그의 열광적인 팬이었기 때문은 아니다. 살아생전, 최소한 내게 있어 그는 홍콩배우 가운데 퍼스트가 아니었다. 그는 어쩌면 들러리였다. 양조위의 니힐함을 따르지 못했고 유덕화의 터프함에 미치지 못했으며 주윤발의 액션을 따라잡기에도 모자랐다. 그는 그저 잘생긴 ‘백면서생’이었다.

그럼에도 그 죽음은 왠지 서글펐다. 내가 그의 죽음에서 맞닥뜨린 것은 한 시대의 접힘이었다. 영웅본색(1986)부터 해피투게더(1997)까지. 내 청춘의 한 자락을 장식했던 장국영. 그러나 이후 시선에서 사라져버린 그였다. 아주 가끔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을 뿐, 그는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었다. 전성기를 보내고 신진 세력에 밀린 과거의 스타가 돼 버렸다.

그게 서글퍼서였을까. 아니면 반발이었을까. 그는 극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스스로 끊어버린 목숨. 그것도 높은 고층에서의 추락. 날개 없는 추락, 발 없는 새의 비상은 비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4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였지만 그의 죽음은 ‘요절’에 가깝다. 어떤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원히 청춘일 것 같은 이미지로 인해.

그랬다. 세월은 그렇게 흘렀던 것이다. 그저 일상에 저당 잡힌 생의 팍팍함은 따져보면 불연속적인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느끼게 만들지 못했던 것도 같다. 그저 변했다고, 바뀌었다고, 습관처럼 말했지만.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으나 실상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 탕진이라곤 없을 것 같던 청춘은 계절을 잃은 꽃처럼 흩날렸다.


아비정전.. 작업 거는 장국영

다시금 <아비정전>을 본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그의 흔적 찾아보기. 그는 참으로 니힐하다. 그런 한편으로 우리가 함께 했던 시대를 기억해달라며 그는 작업을 거는 것 같다. 궁극의 작업 멘트. 숱한 연애의 정석과 기술서들이 판을 치더라도 장국영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1분 멘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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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 개봉 소식을 알리는 광고?

“1960년 4월 16일 우리는 함께 했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했던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이 1분은 이제 지울 수 없는 1분이 됐어. 내일 다시 올게.” 아비(장국영)가 수리진(장만옥)에게 건넨 이 궁극의 멘트는 기실 우리에게 거는 마법과도 같다. “그는 1분을 쉽게 잊겠지만 난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는 수라진의 독백은 바로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젠 “내일 다시 올게”라는 말조차 박제된 장국영의 흔적. 그 기억은 이제 지울 수 없게 됐다. 수리진과 같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닐까. “그는 지상에서의 기억을 쉽게 잊겠지만 우리는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땅에 내려오는 순간 죽고 만다는 ‘발 없는 새’의 전설마냥, 그는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더 이상 늙지 않을 수 있는, 그리고 영원히 기억될 박제의 길. 선뜻 알아차릴 수 없었던 어떤 시대의 접힘을 그는 죽음이라는 표현방식을 통해 보여줬다.

내게 장국영은 그렇다. 늘 내게 강렬한 인상을 줬던 풍경은 ‘정착불감증’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아비정전>의 ‘아비’부터 <동사서독>의 ‘구양봉’, <패왕별희>의 ‘두지’, 그리고 내키면 오고 그렇지 않으면 훌쩍 떠나버리곤 하던 <해피투게더>의 ‘보영’까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는 여기-지금, 땅에 발을 내리지 못했던 것인지도.  

각자가 기억하는 장국영의 모습은 제각각이겠지만, 내 생체기억이야 4월1일의 하루에만 그를 떠올리겠지만, 오늘 하루, 그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관통했던 어떤 시기를, 그 시대의 접힘을 실감한다. 오래전 그가 나왔던 초콜렛 선전은 참으로 달콤했었다. 아마 그 때도 비가 내리고 있었지... 거참 희한하네.

그나저나 국영이형, 잘 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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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