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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2.31 나지막하게 '안녕...'
  2. 2007.12.17 [한뼘] 2007년 송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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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마지막'으로 읽은 책. 무엇을 떠나보내고 싶어서였을까. 무엇을 정리하고 싶어서였을까. 누군가 그러더라. 연말, 소득공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 안에 가득찬 미련한 감정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흠, 그럴 듯하단 생각이 들긴해.

사실, '작별'이란 제목이 냉큼 마음으로 들어왔다. '이별(離別)'이 아닌, '작별(作別)'이어서 좋았달까. 그게 뭐, 별다른 차이냐고, 투덜거리면 할말은 없어.^^; 순전히, 내 억측이지만, 작별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행위라면, 이별은 왠지 내동댕이쳐진 느낌이야. 이별은, 쓸쓸한 느낌이 더해. 백과사전을 뒤져보니, 그러더라. 작별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 이별은 '서로 갈리어 떨어짐. ≒별리·상별'. 내겐, 혀에서 구르는 작별의 어감이 더 좋아.

정이현은, 말하고 싶어했어. 나직하게. 나는, 그 말을 조근조근 듣는 아이가 됐어. 별 다른 이유가 있겠어. 진짜, 작별할 시간이잖아. 2007년에게. '마지막'이라는 말이 주는, 이 묘한 감상들. 당신도 알잖아. 말끝마다, 마지막, 마지막 하면서 사람들은 어떤 주술을 외지.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어느 순간에 대해. 나는, 그 순간을 나누고 싶은 책으로 <<작별>>을 고른 게지. 나에게도, 영영 작별을 고하고픈 2007년의 어떤 순간들이 있으니까.

정이현은, 7개의 감정을 분절해 놨어. 외롭게, 가득하게, 어른스럽게, 자연스럽게, 사랑스럽게, 뼈아프게, 당혹스럽게. 덜그럭덜그럭. 정이현은, 균질하지 않아. 감정의 결은 출렁거리면서도 켜켜이 생의 결을 쌓아가고 있더라. 굳이 어렵게 따라갈 필요는 없더라. 자신을 증명하면서 타인과 소통하고픈 욕망에 시달리면서도, 타인과의 부대낌에 에라이,하고 고독을 택하고픈 소망 사이에서 외줄을 타기도 한다.

나는 처음, 정이현을 읽었다. 대체로 <<작별>>은 나른하고 미끈해. 섬뜩한 귀기나, 감정의 파고가 벅차 오르는 클라이맥스는 없어. 이 글에는, 도시 중산층, 큰 굴곡 없이 사랑받고 자란 사람의 향기가 은연 중에 뿜어나오더라. 뭐, 그것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그런 말은 아니야. '마지막'을 레떼르를 붙이고 보기엔 무난하단 얘기. 2007년12월31일과 2008년1월1일이 사실 다를 건 없지만, '작별'은 12월31일에 어울리는 인사가 아닐까. 정이현의 '단칸방'에서 나온 지금, 나는 그냥 '90년대'가 아른거린다. 보고 싶거나, 그리운 그런 것은 아니고. 작별도 제대로 할 필요가 있지. 발길에 걷어채는 과거 때문에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다고? 발목을 친친 감으면서 매달리는 미련과 후회 때문에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겠다고? 그래도 우린, 거닐어야 한다는 걸 알잖아. 생은 그래도 지속됨을 알잖아.

그래, 2007년의 '균열'은 뒤편으로 밀어넣고. 2008년을 향한 '항해'가 기다리나니.

그래,
작별은,
'뜨거운 안녕'보단 '나직한 안녕'이 어울린다.

안녕... 2007년...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시간의 흐름은 원래, 분절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의 편의를 위해 시간을 끊어놓았다. '1년'이라는 분절된 시간 역시 그렇다. 2007년12월31일과 2008년1월1일 사이의 공백은, 사실 없다. 딱히 다른 층위에 놓아야할만큼 그들은 다르지 않다. 일상은, 나의 생은, 그것을 경계로 명확하게 나눠지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2007년과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2007년은 '과거'로 봉인될 것이다. 나의 타임캡슐에 2007년은 무엇으로 상징될까. 2006년과 작별을 앞두고 있을 때, 내가 떠올리던 2007년은 지금과 달랐지만, 나는 당시의 현재를, 상황을 받아들였다. 예기치 않은 직장 이동과 생의 변화를 겪었지만, 나는 그것 또한 내 몫임을 알았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하는 법. 야성을 시험하고 싶었고, 1인분의 생을 흘리지 않아야 했다.

그리고 허덕허덕 달렸다. 다시, 2007년과도 안녕을 준비할 시간이다. 당시 출발선상에서 다짐했었다. 단시일에 뭔가를 이루기보다 천천히, 꾸준히 하다보면 뭔가 보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 뒤로도 특별히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했다. 작게 결심하고 실행하면서 성큼 발을 내디디자는 바람을 가졌다. 지금, 그것에 어떤 성공과 실패의 수사를 부여하진 않겠다. 나는 뚜벅뚜벅 걸어왔고, 아직 1인분의 생을 견뎌내고 있지 않나.

나는 그래서, 스스로 선물을 주고 싶다. 수고했다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산다는 것은, 시간을 견딘다는 것은 '예술'이다. 언제, 내가 생과 작별할 때, '나'라는 작품에 감동하고 싶은 작은 욕망을 여전히 품고 있다. 시간의 좌표가 뒤흔들어도, 결국엔 버티고 견뎌야 할 우리의 생. 시간의 나이테가 품은 수액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것 또한 2007년에게 작별을 고하는 나에게 보내는,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그래, 섣불리 희망을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절망하지 않으려고, 희망을 지니지 않는 편이 낫다. 나의 생은, 아직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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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