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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달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0.19 너는 상상하고, 나는 즐겁고… <엑소더스>(Exodus)
2007.10.19 10:25 메종드 쭌/무비일락
지난 12일 폐막한 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9편의 시네마 혹은 세계와 조우했고,
행복한 시네마 유람이었다.

그리고 PIFF리뷰에 올린, 어설프게 갈겨쓴 세편의 감상문.

<엑소더스>(Exodus). 또 다시 임달화였다. 별다른 사전정보 없이 훌쩍 들어갔더니. 앞선 <트라이앵글>에 이어 역시 소시민으로 분한 임달화가 있었다. 낯설면서도 어울리는. 그래도 홍콩누아르의 주역 중 하나였던 임달화였는데, 후후. 사자 갈퀴 같은 머리칼 휘날리며 초원을 내달리던 그였는데, 이젠 머리카락도 숭숭 빠진 채 초원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아, 세월아.

 

<너는 찍고, 나는 쏘고>로 독특한 영화적 상상력을 보여준 팡호청의 신작, <엑소더스>는 좀더 상상력의 밀도를 높인다.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되기 이전의 홍콩을 배경으로 하면서, 묘한 연결 고리를 맺어준다. 즉, 홍콩의 반환(죽음)에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품게끔 만든다.
 
첫 장면은 다소 엉뚱하고 파격적이다. 물 속에서나 필요한 수경과 오리발을 낀 패거리들이 한 남자를 무자비하게 구타한다. 도망가려는 남자와 끝까지 그를 물고 늘어지면서 망치질을 해대면서 피를 난자시키는 장면은 벽에 걸린 영국 여왕의 초상화와 이물감을 불러일으킨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하는 의구심도 잠깐. <엑소더스>는 다소 무기력해 뵈는 경찰관, 짐(임달화)의 일상에서 운을 뗀다. 동료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들이댄 잡범, 콴(장가휘)를 취조하는 짐. 명백한 현행범으로 보이는 콴은 그런데 죄를 순순히 자백하기보다는 엉뚱한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이 세상의 남자를 없애려는 여자의 음모를 캐내려고 했단다. 얼씨구. 이거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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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의 한 장면. 출처 : www.piff.org


콴은 그런 여자의 음모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설파하지만, 짐은 그런 여성 집단이 있다고 잘못 이해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콴의 진술번복과 동료경찰관의 미심쩍은 행동, 남자들의 잇단 살해기사 등은 짐에게 ‘남자를 살해하려는 여성 집단의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키우게 한다. 이런 일련의 이상한 낌새는 무기력한 경찰관, 짐에게 묘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장모로부터 경찰관을 그만두는 사업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서도 별로 의욕 없어 뵈는 업무를 그만두지 않던 짐이었다. 그런데 엉뚱한 진술에 빠져, 이를 추적하는 과정은 홍콩 반환 시기와 맞물려 스크린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더구나 콴은 죽음에 이르고, 중국 본토에서 건너왔으나, 홍콩이 싫다고 말하는 콴의 아내와 눈맞은 짐의 모습은 어쩐지, 중국 본토로의 귀속도, 영국령도 싫은 홍콩의 어떤 자화상을 비추는 것 같다.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건에 점점 집착하게 되는 짐의 모습도 이에 다르지 않다. 무엇이 사실이고,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그리고 한꺼풀 한꺼풀 베일을 벗는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열연과 잘 짜인 플롯에 힘입어 하나둘 근거를 획득해 나간다. 수사와 맞물려, 어떻게 이를 처리할지 고뇌하는 짐의 표정은 하나의 표식 같다. 홍콩 반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혼란스러운 당시의 모습처럼. 어쩌면 원하지 않는, 뜻하지 않은 사건에 봉착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면서도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팽팽하게 당겼던 줄을 놓아버리는 모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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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의 한 장면. 출처 : www.piff.org


팡호청의 상상력은 끝까지 가지를 치고 나가면서 짐에게도 어떤 일이 생길 것임을 암시한다. 더구나 짐의 아내도 엄청난 사연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승진 시험까지 앞둔 짐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과정은 팡호청의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듯하다.
 
미스터리와 블랙코미디의 성격을 씌운 <엑소더스>가 일군 상상력은 한편으로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연상시킨다. 황당한 설정과 이야기의 전개가 어떤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굳이 큰 힘을 들이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개인사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문제의식도 분명 드러낸다. 남자와 여자, 그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종족들의 화해할 수 없는 것들까지. 상상력이 즐거운 이유.
 
짐을 맡아 열연한 임달화는 서극·두기봉·임영동의 <트라이앵글>에서와 마찬가지로, 무기력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 냉정하고 바바리코트 휘날리던 킬러나 형사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서, 이전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새롭게 변신한 그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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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달화의 변한 모습이란. 나는 스크린을 통해 세월을 확인했다. 출처 : www.pif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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