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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낭만_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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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7 02:20 메종드 쭌/무비일락


2월25일, 

거리를 거닐 때도, 미디어를 만날 때도, 온통 한 사람의 얼굴이 도배질하고 있었다. 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가 앞으로 5년 잘하길 바란다는 이성을 비집고 나오는, 저 지겹고 구린 얼굴과 쇳소리 비슷한 목소리가 싫었다. 그가 오십 차례 이상 내뱉은 '국민'이라는 카테고리에 나는 포함이 안 됐으면 하는 지극히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진짜, 이땅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어설프게 형성된 '국민'이기보다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을 섭렵한 '인민'이나 '시민'이고 싶으니까. (물론 알다시피 이 땅에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은 없었다!)


그걸 꿍한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으니. 

이땅을 아주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미국(정부)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아니 아주 무관할 수는 없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게 하루 힐링이었다. 


눈물이 찔끔.ㅠㅠ 


내게서 줄리아 로버츠를 은퇴시킨 여신, 

앤 헤서웨이(여우조연상)부터 시작된 힐링 릴레이는,

<레미제라블>팀의 감동적인 군무와 노래로 감정을 고조시키더니. 



연기가 곧 '운명'이었던 십대의 소녀에게 혹했던 기억이 아직 짠하건만,

스물 셋의 나이, 마침내 오스카 트로피를 치켜 든 '꽈당' 제니퍼 로렌스. 




늘 새로운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나를 놀래키는 사랑과 이야기의 연금술사인, 

아시아, 그리고 대만의 감독 이안과 그가 만든 눈과 마음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랍고 감동스러운 이야기 <라이프 오브 파이>. 땡큐, 쉐쉐, 나마스떼! 이안 감독님의 천진난만한 수상 표정은 그야말로 압권.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미친 연기자 <링컨>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그리고 방점을 찍은 건, 미셸 오바마의 깜짝 등장에 이은 최우수 작품상 호명! 


그의 입에서 <아르고>가 툭~ 나올 줄은 전혀 일절 네버, 와우~


감독 벤 에플렉의 기쁨 한 바가지를 우물에서 길어올린 듯한 속사포 랩 소견 발표와 

그 옆에서 므흣하고 웃고 있는 제작자 조지 클루니의 그보다 아름다울 수 없는 모습.



할리우드의 시상식이 내 마음의 앙금을 깡그리 없애버렸다. 

제 나라 대통령보다 남의 나라 영화와 배우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힐링된 나를 욕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나라는 인간이니까. 


2월25일, '원 배드 데이'에서 '원 파인 데이'로 바뀐 어느 날. 

그래, 나는 어쩔 수 없이 앤 헤서웨이의 노예로다~ㅋ 


<브로크백 마운틴>, 잭(제이크 질렌할)의 아내 루린에 대한 이야기를 외전으로 만들면 좋겠다. 그전부터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알았다손 치더라도, 내게 처음 '배우'로 다가온 앤을 발견했던 그때 그 이야기. 그러고보니, 두 사람이 겹치네. 앤 헤서웨이, 리안. 덩달아 5년 전 1월22일 떠났던, 히스 레저. 


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보고 싶다. 

제니퍼 로렌스의 반짝반짝 빛나는!!! 구름의 흰 가장자리, 한줄기 빛나는 희망.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씨네큐브가 '에니스와 잭을 추억하며...'라는 타이틀을 달고,
<브로크백 마운틴> 8일간(11. 7~11.14)의 특별상영회!를 연다.
<색, 계>의 개봉에 맞춰 이안 감독의 전작을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
몽클뭉클, 브로크백 산에서의 특별한 사랑에 적잖이 먹먹했던 나로선,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날 두 남자, 잭과 에니스에게 어떤 말이라도 남겨야하지 않겠나. 그것이 예의!
물론, 씨네큐브의 이벤트 였다. ^^;
'617일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우리가 사랑한 두 주인공 "에니스"와 "잭"에게 메세지를 남겨주세요!' 라는.
 

To.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랑, 잭과 에니스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랑확신범,인가 봅니다.
잭과 에니스, 당신들의 사랑이 다시 617일만에 다가온다고 하니 심장이 둥둥거리는걸 보니 말이에요.

2007/08/03 - [메종드 쭌/사랑…글쎄 뭐랄까‥]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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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니던 회사의 내 책상엔 당신들의 성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당신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므훗해했던 나는 그렇게, 당신들의 사랑을 지지했지요.
지독하고 쓸쓸한 한편으로 그리움과 서러움이 범벅된.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먹먹한 그 사랑.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사랑은 어쩐 일인지 아픔을 동반하곤 합니다. 미치겠어요.
그래도 그래도, 계속 아프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또한 사랑인가 봅니다.
그럼에도, 사람이 사람 때리는 것이 죄라면 죄지, 사람이 사람 사랑하는 것이 왜 죄가 되는지, 나는 못내 답답했어요. 에잇! 당신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밉기까지 했다니까요.
물론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바로 사회와 제도라는 이름의 어떤 권력과 질서겠죠.
사회와 제도가 부여한, 별 명목을 다 들이대며 인간을 속박하는 그 우스꽝스런 시스템.
열정을 부정하라고 강요하는 교육 같은 거.

당신들이 원했던 것, 사실 별 것도 아니었잖아요. 서로의 곁에서 함께 있고 싶다는 그 하나.
당신들의 사랑을 말없이 받아주는 곳에서 함께 머무는, 그 하나.
그게 전부였던 당신들이었지만, 인간 사회는 그것조차 쉽게 받아들여주지 않더군요.
나는 그렇게 당신들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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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그러고보니 당신들의 그 어정쩡했던 첫 만남이 생각납니다.
취업하기 위해 어슬렁대다가, 내키지 않은 짝패가 됐던 당신들. 
그러고보면 참 우습죠? 누가 알았겠어요. 당신들이 그렇게 사랑에 빠질 줄. 며느리도 몰랐을 거에요.
브로크백 산도, 양들도...
인생은 그렇게 병적인 유머센스를 발현하기도 한다니까요. 이 센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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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산은 그래서 참 좋았어요.
그 숨막히고 억압된 어떤 질서 밖에서 당신들을, 그 사랑을 지켜주는 유일한 해방구.
그 속에서 당신들의 완전한 사랑, 자유의지와 해방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신들의 사랑도 가능했겠죠.
산은, 강은, 양들은 그렇게 당신들을 묵묵히 지지해주는데 말이에요.
나도 그래서, 브로크백 산에선 사람이 아니고 싶었답니다. 나도 사람이면, 당신들의 사랑을 함부로 재단하게 될까봐.

고백컨대, 당시 당신들을 만나고 있을 때보다,
일상에 다시 편입되고 나서 내 가슴이 더 울먹거렸답니다. 그 잔상들이 촘촘히 박혀서.
당신들의 사랑도, 어쩌면 그랬죠? 확 폭발하기보다는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먹먹한 순간을 연출하는.
그럼에도 지독히도 징글맞았던 당신들의 사랑.
꾸물꾸물 거리는 듯해도, 나는 당신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품고 있는지를 느꼈습니다.
당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감정의 파고들.
너무도 일상적인 양 평정을 유지하지만, 그 수면 아래선 얼마나 큰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조병준 작가의 말마따나, '그렇게 지독한 그리움, 그렇게 지긋지긋한 기다림, 그렇게 징그러운 서러움...'
도대체 사랑이 뭐에요? 말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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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떠나게 되어 있고,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당신들은 그 사랑을 도저히 잊을 수 없겠죠?
에니스의 셔츠가 잭의 셔츠를 품고 있는, 그 장면에서 나는, 에니스 당신의 맹세를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맹세는 언젠가 무너지게 마련이죠. 혹은 소멸하거나.
사랑의 맹세 또한, 특히나 결혼식장에서 행하는 그 맹세를 떠올려보자면,
나는 마냥 그 맹세를 믿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치가 아닐까 하네요.
제가 좀 시니컬하죠? 하하.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작품을 쓴 '한스 에리히 노삭'이라는 독일 작가가 말했습니다.
"인류 역사의 모든 위대한 연인들을 지상에서 파멸 당했다"고.
나는 그래서 잭이 불려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위대한 연인들을 질투하여, 지상에서 영원으로 끌고 갔다고.
혼자만 파멸당한 건, 당장 위에서 당신들이 함께 있는 꼴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런 한편으로 당신들의 그 미친놈의 사랑,
때문에 쓸쓸함을 감내해야 했던 알마와 로린을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들의 쓸쓸함과 절망감 역시 뚝뚝 묻어났으니까요. 잭, 에니스, 당신들도 그건 인정하겠죠?
나는, 그래서 알마와 로린의 감정을 다룬 스핀 오프도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브로크백 마운틴' 외전이랄까. 후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모든 일이 사랑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것을.
좋은 걸 어떡하고, 사랑하는 걸 어떡하겠어요. 그건 온전히 당신들만의 것인데...
남의 시시콜콜한 연애사에 너무도 촉각을 세우는 이 땅도, 참 힘든 땅입니다.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지만, 무차별로 폭격하는 미디어들의 공습에 나는 한편으로 피곤합니다.
당신들 같은 사랑이 있어도, 이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 아직 인정하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내일, 만나러 갑니다. 당신들의 Talk, Play, Love를 만나러 갑니다.
이 땅을 주무르는 한 거대기업은 Money를 Talk, Play, Love로 한꺼풀 위장해 전방위로 로비하는데 썼다는데, 참 한심하죠?
사랑 따위 모르는 작자들. Talk, Play, Love를 엉뚱하게 조리질하는 협잡꾼들.
어쨌든 나는 지금, 당신들과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괜찮다면 나는, 당신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당신들과 다른 성적 취향이지만, 친구가 되는 건 문제 없겠죠?
그저 잭과 에니스, 당신들의 Talk, Play, Love를 므훗하게 지켜볼게요. 나는 당신들이, 아프지만,
당신들의 그 노래, 'He was a friend of mine'가 다시 울려퍼진다면 난 행복할 겁니다.

역시나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들의, 사랑확신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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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