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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21:53 메종드 쭌/무비일락

‘상상화(華)’가 피었습니다

[상상마당 지원 상상메이킹 시사회 현장스케치]



‘상상화’가 공개됐다. 상상마당이 1000만원 상당의 제작비를 지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 상상마당의 단편 야심작들이 공개됐다. 1년여의 시간을 거쳐 마무리된 ‘2008 상상메이킹 제작프로그램’ 가운데 극영화 부문에 선정된 5편의 작품이 2월25일 상상마당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그 시사회 현장을 담아본다.


■ 영화 ‘고래를 본 날’

<고래를 본 날>(권오광 감독)은 새 아빠를 맞이하는 소년, 준호와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친구, 영광의 마음을 다룬다.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사는 준호는, 내일 다시 서울로 간다. 친구 영광과도 이별이다. 영광에게는 미국 출장 간 아빠가 귀국해서 다시 돌아간다고 빡빡 우긴다.


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광도 그걸 안다. 준호 앞에서 그걸 말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그런 내일은 없는 양, 오늘 하루를 즐긴다. 투닥투닥 다투기도 하고, 함께 뛰논다. 영광도 영광 나름대로 ‘아빠 콤플렉스’가 있다. 늘 술에 절어 사는 아빠. 준호와 놀다 돌아온 집 마당엔 술 취한 아빠가 쓰러져 있다. 그런 아빠를 힘껏 차는 등, 영광은 현실이 싫다.


약속했던 것처럼, 두 아이는 쓰러져가는 정미소를 찾는다. 그곳엔 본드를 마시고 취해 있는 아이들의 아지트다. 처음엔 마시고 싶지 않았던 준호는 영광의 ‘천천히 깊게, 딱, 세 번’ 재촉에 본드를 마신다. 준호는, 고래를 본 것일까. 환각상태에서 준호는 새 아빠를 만나고 결국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란다. 아빠가 있거나 없거나, 그들에겐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래를 본 날>은 거칠게 훑고 지나가버리지만, 결코 잊지 못할 아이들의 성장잔혹사를 다룬 서늘한 보고서다. 한편으로 하염없이 맑은 하늘과 푸름 속에 어우러진 두 소년의 우정은, 꼭 어린이판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는 마냥, 눈시울을 들뜨게 한다.



■ 영화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이어진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이하 <경북 문경…>, 이경원 감독)도 시골이 배경이다.


이번에는 그곳을 떠나는 ‘소녀’의 성장사다. ‘마원3리’라는 푯말 아래 할머니의 뒷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은아가 문경을 떠나기까지의 소소한 갈등과 아픔을 그리고 있다.


은아는 그림을 제대로 배우고 그리고 싶다. 집중하는 거 몇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림이다. 그렇다고 문경을 굳이 떠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은아를 붙잡아주지 않는다. 은아가 좋아하는 남자친구는 “갈 때 되면 가야지”라며 시큰둥하고, “내 가면 안 서운하겠나” 물어봐도 “서운한 건 지나봐야 알겠지”라는 썰렁한 대답 일색이다. 아버지도 매한가지다. 은아 주변의 남자들은 그렇게 무심하다. 속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지 몰라도.  


그나마 은아가 애살을 부릴 수 있는 대상은, 할매와 고모다. 할매한테 담배를 배우고, 고모한테는 술을 배운다. 아빠한테는 말 못해도, 고모한테는 말할 수 있다. 그런 은아에게 갑자기 할매의 죽음이 닥친다. 그림 공부 때문에 도시로 잠시 올라간 새였다. 아침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갔건만, 할매는 이미 죽은 뒤였다. 가고 싶은 곳을 적으라는 동생의 재촉에 제주의 어떤 마을 주소를 적으며 고향으로 가고 싶어 했던 할매.


<경북 문경…>은 그렇게 떠난 사람의 풍경 뒤에 남은 어떤 여운을 보여준다. 집 떠나며 밥을 먹기 위해 길을 걷던 은아는 길에서 담배를 피던 할머니를 보고 갑자기 자신의 할매가 떠올라 주저앉아 운다.


그리고 떠나는 사람과 흘러 들어오는 사람. 버스를 타고 떠나려는 은아에게 한 남자는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를 들이민다. 그는 아마도 문경에 정착하려나보다. 누군가에겐 추억을 남기고 떠난 곳이,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추억을 잉태하는 곳이 되리라.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입니까. 나는 마음 속에 ‘OOO’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를 적었다.



■ 영화 ‘경적’

<경적>(임경동 감독)은 최근의 남북관계 긴장보다 더욱 팽팽한 긴장(?)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탈북자를 감시하고 일을 처리하는 남한의 고형사는 강 근처에서 차를 발견한다. 탈북자(새터민)의 차인데, 사람은 없고 덜렁 차만 있다. 경적을 눌러도 울리지 않는 차는, 어쩐지 찍소리 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눌려 살아가는 탈북자 모습 같기도 하다.


고 형사는 차주와 아는 사이인 듯한 철민을 부르고, 또 한명의 탈북자인 보험담당원 영림도 조사차 그곳을 들른다. 세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고 형사는 순간순간 눈을 번뜩이며 그들의 행동을 살피고. 두 사람은 메모인지, 유서인지 모를 쪽지를 보고 표정이 좋지 않다.


그리고 차를 끌고 돌아가는 길. 운전대를 잡고 있던 철민이 경적을 눌렀는데 이번엔 소리가 난다. 문제는 그 경적이 손을 떼도 울고 있다. 길 한 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경적. 그것은 어쩌면 늘 경적이 울린 채 남한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을 빗댄 것일까. 경적을 울려대며, 겉으론 같은 민족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행동은 그들을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취급하는 남한의 이중성? 



■ 영화 ‘불안의 최전방’

가장 엉뚱하면서도 불안(?)한 영화가 <불안의 최전방>(정미나 감독)이다. 뭔가 ‘정상성’에서 약간은 벗어난 듯한 등장인물들은 군대와 가족을 가지고 논다. 하나의 유희 같은 시각으로 다루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나는 가끔씩 불안하다”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불안의 방정식이다. 현수와 배준이 그렇고, 현수와 아빠가 그러하다. 엉성하기 그지없는 이 커플, 현수와 배준은 방에서도 함부로 ‘허튼 짓’(?)을 않는다. 언니가 올까봐 불안하고, 옷장에 숨어들어가서 결국 들키게 되는 것이 불안하다. 그래서 차라리 안전하게 집에 가는 것을 택하는 배준이 날리는 뜬금없는 이 한마디. “나 살 빼는 거 잘 돼서 군대 안 가면 너랑 결혼할래.”


거기에 또 어릴 적 자매를 버리고 간 아버지가 등장한다. 언니는 어느 날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유기의 기억 때문에 언니는 아버지를 용납하지 않는다. 장례비용을 낼 수는 있지만 돌볼 수는 없다는 것. 결국 현수는 단독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가서 엉뚱한 곳에서 아버지를 만나 자신을 숨긴 채 대면하게 된다.


그런데 이 아버지라는 양반, 재미나다. 현수가 자신의 딸인지 모른 채, 그는 자신을 감추지 않고 곧이곧대로 드러낸다. 가족을 싫어하고 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왜 가족들에게서 도망갔냐는 현수 물음에, 너무 도망가고 싶었단다. 부담돼서 도망을 갔단다. 현수는 그 아버지와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결국 3급을 받아 입대를 하는데, 마음속으로 결혼을 했다고 우기는 남자친구. 군대를 보내주고 오는 길. 나는 현수가 불안의 최전방에서 되레 벗어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버지와 남자친구. 어쩌면 현수의 불안을 야기했던 존재들은 그들이 아니었을까.


■ 영화 ‘아들의 여자’

쇳소리를 뚫고 “돈이 필요해요…. 돈이 필요하다고요!”라고 외치는 교복 입은 소녀의 외침이 예사롭지 않다. <아들의 여자>(홍성훈 감독)는 그렇게 시작한다. 뭔가 일이 벌어졌군, 하고 생각할 찰나, 역시나 소녀의 입을 통해 사연이 공개된다. 사고뭉치 아들, 지금은 군대가 있는 아들이 임신을 시켰단다. 그래서 낙태할 돈을 달라고 시위를 벌이는 거다. 애만 떼면 귀찮게 안 하겠다는 맹랑한 아이. 집 앞에 시뻘건 애가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며 당당한 아이.


그런데, 이 아저씨. 별로 놀란 기색도 아니다. 소녀를 데리고 돈을 뽑으러 가고, 병원을 간다. 중간에 소녀는 도망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두 사람은 팽팽하다. 소녀는 당돌하고, 아저씨는 냉정하다. 뱃속의 아이는 그저, 그 둘을 연결시키는 매개일 뿐, 두 사람 모두에게 소중히 다뤄지는 것 같지도 않다.


과연,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그 하루는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버릴 하루일까. 그렇지 않다. 낙태를 둘러싸고 두 사람은 충돌하고, 아버지는 사고뭉치 아들 때문에 뭉쳤던 울분을 터트리고, 소녀 또한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고 그렇게 생명을 지워야 하는 현실이 버겁다. 자신의 아들과 알고 지내봐야 득 될 게 없다고 단단히 충고하는 아버지, 내가 내 애 떼겠다는데 왜 지랄들이냐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대는 소녀.


그 하루는, 그냥 보통의 하루가 아니다. 어쩌면 가장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싶었을 그들에게, 그 하루는 심장에 박혔다.



그렇게 다섯 편의 단편이 상영된 2월25일의 상상마당.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김태용 심사위원장을 비롯, 심사위원 4명은 하나 같이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각자의 품평을 남겼다. “재미있게 봤다”는 무난한 평부터 “고생한 만큼 좋은 영화들이 나왔다”는 칭찬,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달성되길 바란다”는 기대, “어떤 작품은 짧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어떤 작품은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촌철살인의 평을 남기기도 했다.


각자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감독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마도, 그들 누구도 만족하진 않았으리라. 혹자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지도. 그것이 거개의 초짜 감독들이 가지는 심정 아니던가. 아니 베테랑이라도 마찬가지일까? 어쨌거나 그들은 더 나은 내일, 더 좋은 작품을 위해 이를 꽉 물었으리라. 영화는 그렇게 흘러갔지만, 어떤 장면은 심히 심장에 박힐만한 인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감독. 나는, 내 심장은 아마 기억할 것이다.


심사평이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자는 말에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은 하나 같이 뻘쭘해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카메라를 들고 혹은 카메라 앞에서 능수능란하게 감독과 배우로서 자리매김했을 그들은 정작, 기념사진을 찍자는 말 앞에는 한 없이 수줍어하고 있었다. 허허. 이런.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영화에 몰두하고 몰입해야 할 천상, 영화인들인가 보다. 그들의 이름과 영화를 기억하는 일. 그것은 우리네 영화의 미래를 기약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될 것이다.


[상상마당 매거진 기고]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현영의 땀과 노력을 폄하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꿈을 위해 매진했던 과정도, 그가 미디어 등을 통해 언급한 것에 거짓이 없다면, 존중하고 인정한다. 당신은, 참 알찬 사람이라고 말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과 이 책은, 별개다.
이 책은 쓰레기다. 자신의 재테크 경험담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선, 어쩌라고. 당신이 그렇게 재테크를 했고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그걸 어쩌라고. 나 이렇게 알뜰한 사람이니, 알아달라고?

그의 '재테크'는 공허하다. 책 내용이 그렇다는 얘기다. 잠깐만 시간을 내 검색하면 충분히 획득할 수 있는 내용과 요령이 대부분이다. 특히 내가 이 책을 쓰레기라고 단정한 결정적 요인은, 돈에 대한 그만의 철학이나 단단하게 영근 세계관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대단한 철학이나 세계관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기교만 있다. 책은 재테크 전도사로서의 현영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돈을 어떻게 다루고 축적할 수 있는 지를 담고 있다. 재(財)를 기술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은 굳이 이 책이 아니라도 충분히 습득이 가능하다. 그가 가진 재(才)테크도 나름 가치는 있지만 진짜로 필요한 ‘재(財)필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돈에 대한 철학(philosophy)을 기본으로 재테크를 다루는 것이 맞다. 그것이, 이 책의 큰 결함이다.

돈을 아끼고 또 아끼고, 모으고 또 모으는 것만이 재테크는 아닐진대, 책은 그래서 참 얄팍해보인다.
'현영'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책을 팔겠다는 얄팍한 심보만 보이는 것 같아서. 

물론 어떤 독자에겐 이 책이 너무도 고마울 수 있겠다.
현영의 기교가 너무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었다는 깨달음이 닿는다면. 그런 독자들도 분명 있을 터이다. 그저 책을 읽은 서로의 관점이 다를 뿐이니, 서로 인정하면 그 뿐이다.

그럼 왜 이런 글을 썼냐고.
그러게 말이다. 할 말 없다.
먹고 사는 문제라는, 지극히 고루하고 진부한 변명 밖에는.
사람은 그렇게 모순 속에서 허우적댄다. 역시 변명이다. 그만하자. ^^;;


[향긋한 북살롱]현영처럼 꿈꾸고, 현영처럼 재테크하라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의 저자 현영


뜨거운 여름. 세상을 녹여버릴 듯한 폭염의 습격이 시작됐다. 7월 7일, 홍대 부근. 여기라고 다르진 않다. 후끈후끈. 더구나 이곳은 이른바 ‘젊음의 거리’가 아니던가. 젊음과 폭염이 어우러진 마당.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의 발길이 향한 곳은 ‘상상마당’. 더위를 피해? 젊음의 발산을 위해? 맞거나 혹은 틀리거나. 예스24와 상상마당의 ‘향긋한~ 북살롱’이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목소리의 주인공, 현영과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매개는 현영이 최근에 엮은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청림출판). 재테크 전도사를 자처한 현영이 자신만의 ‘재테크 비법’과 ‘꿈꾸는 방법’을 전했고, 독자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현영의 강의를 소화했다. 그래서 이것은, 폭염을 이겨낸 그날의 기록. 현영 고유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기 위해 가급적 현영의 어조를 살리고자 했음을 알려 드린다.

재테크의 기본은 통장 쪼개기

출판사 관계자가 전하길, 현영도 떨린단다. 후덜덜. 처음 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기 때문이란다. 현영이 가슴을 진정시키는 동안, 이곳에 모인 독자들 또한 숨을 골랐다. 현영에 깊이 들어가기 위한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될 무렵, 현영이 등장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

“반가워요. 월요일인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근방에서만 오신 거 아니죠? 책을 내고 나니까, 여러분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경험이 많아졌어요. 편하게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 가져보도록 해요. 슬슬 시작해볼게요. 저는 재테크 전문가가 아니에요. 살면서 꼭 필요한 거구나, 하는 것을 하나 둘 모아서 (책을) 냈고, 정복기 소장님(삼성증권 PB연구소)이 도와줬어요. 몇 가지 꼽아서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재테크는 어렵지 않아요. 쉬워요. 첫발 내딛기를 어려워하시는데, 재테크의 기본은 들은 걸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 몸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실천하는 것.” 떨림이 가라앉은 듯, 현영은 스스럼없이 말을 꺼내며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영의 재테크 노하우. “제일 중요한 것은 통장 쪼개기에요. 저는 통장이 20개가 넘어요. (앞에 앉은 독자에게) 통장이 몇 개나 있으세요? 하나요? 와, 진짜? 보험도 안 드셨어요? 몇 살이세요? (대학생이라고 하자) 성숙되셨네요. 살면서 강점이에요. 호호. 살면서 하나하나 늘리시는 게 좋아요.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하나씩 쪼개서. 저는 이렇게 통장을 나눠요. 지출통장, 저축통장, 비상금통장, 목적통장.”

현영이 전하는 목적별 통장의 용도와 활용법은 다음과 같다.

지출통장은, 자잘한 돈이 들어왔다 나가는 통장으로 은행의 일반 계좌를 열어 사용한다.
저축통장은, 돈이 쉬었다 가는 정류장으로 펀드나 보험, 적금 등에 다달이 들어가는 것이 있으면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사용해서 조금이라도 이자가 붙게끔 하는 게 유리하다.
비상통장은, 갑작스레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CMA 등에 한 달 월급의 3배 정도를 넣어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목적통장은,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통장으로, 목적지를 정해놓으면 의지를 갖고 빨리 도달할 수 있으며 자신을 추수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내집 마련이 필요하면 ‘내집마련 통장’,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시켜드리고 싶으면 ‘효도관광 통장’, 예뻐지고 싶으면 ‘예쁜이 통장’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 둘 모아가면 된다.

‘재테크 다이어리’가 필요한 이유

현영이 그다음 중요한 것으로 꼽은 것이 바로 ‘재테크 다이어리’. 현영은 이렇게 역설한다. “돈을 모으기 위해선 자신의 재무 상태를 알아야 하잖아요. 중요한 건 다이어리를 쓰셔야 돼요. 본인의 수입과 지출을 표시하고 본인이 가입한 상품이 있으면 수익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적어가는 것도 좋아요. 좀 더 열의를 내고 싶으면, 신문에 나온 경제 흐름이나 기사를 스크랩하세요. 그러면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될 때, 도움이 될 거에요. 재테크 다이어리가 귀찮다고 생각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정말 자신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습관을 바꿔가면서 단계적으로 노력해서 이뤄가세요. 호호호”

그런 가운데, ‘재테크 포트폴리오’에 대해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현영이 제시한 비법은 ‘꿈을 크게 꾸는 것’. ‘1억 모으기’ 등과 같이 명확한 목표를 정해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가령, 현재 23살이라면 30살까지 1억을 모으기로 하고, 남은 햇수를 열두 달로 쪼개 한 달에 일정금액을 모아가는 것이 되겠다. 현영은 이를 위해 “‘포스트잇’ 같은데다 써서 적으세요. 포트폴리오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붙였다 뗄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또 눈에 잘 띄어야 하기 때문에, 재테크 다이어리를 적으면서 본인 수익과 지출을 적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제안했다.

몸값도 올리고, 꿈도 그리고, 현영이 살아가는 방법

현영은 누가 뭐래도 개성파다. 연예계에 그만한 미모는 널렸고, 그만한 몸매도 차고 넘친다. 더구나 그는 이른바 ‘비호감 연예인’의 대명사였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살아남아 자신의 재테크를 업그레이드했을까. 개성을 살린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현영의 분석이다. 한번 들어보자. “재테크를 위해 몸값을 올리는 방법을 선택해 봤어요. 개성시대가 왔잖아요. 방송 처음 할 때 목소리 때문에 비호감이라고 하고, 목소리 특이하다고 ‘빠꾸’를 많이 맞았거든요. 그런데 다른 연예인과 목소리가 똑같았다면 정말 안 됐을 거예요. 저는 차별화를 시켜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나의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거든요. 시작할 때 목소리가 약점이었지만, 지금은 강점으로 돼서 목소리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아요. 트레이드마크가 됐어요. 내가 남들과 다른 게 무엇이 있을까,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찾아보세요. 전 그걸로 큰 이득을 봤어요. 사실 비도 완벽한 몸매는 아니에요. 안티는 아니고요. 호호. 비의 팔다리가 굉장히 길어요. 그분이 모델을 선택했다면 팔다리가 길어서 옷이 잘 안 맞았을 거예요. 그런데 댄스를 선택했고 팔다리 길어서 (동작이) 커 보이고 화려해보이고. 그래서 지금은 성공했잖아요. 본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게 굉장히 많거든요.”

그리고 ‘꿈 전도사’로서의 현영의 면모도 보여준다. 현재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방법 중 하나라며, 그가 전하는 한마디. “꿈을 그리세요.” 어떻게? 바로 현영처럼. “처음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김원희 씨 팬이었어요. 김원희 씨 사진을 오려서 잘 보이는 곳에 오려놓고 ‘나도 저렇게 돼야지.’ 하고 옷 스타일도 따라하고, 마음속으로 매일 다짐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김원희 씨와 같은 자리에 앉아 MC를 보게 된 거에요. 내가 꿈꾼 게 정말 현실로 오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모델 일을 하다가 27살에 방송에 왔는데, 그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거든요. 김원희 씨는 탑이었고. 그 꿈을 믿고 계속 그렸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처럼 되고 싶고, 이루고 싶다면, 뭔가를 붙이고 쓰고, 그걸 보고 다짐을 하고 컨트롤하면 현실로 이뤄진다는 것. 정말 하나하나 이뤄질 때 소름끼치는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어진 한 마디는 “한계라는 단어를 기억에서 지우”라는 것, 그래서 “도전하라”는 것. 현영도 그랬단다. 가수 할래, 음반 낼래, 하고 도전하고자 했을 때, “미쳤어.”라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른바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사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오기를 품고 일을 했어요. 나 이거 해볼래, 이런 시험 봐볼래, 했을 때, ‘그거 필요 없어, 하지 마.’라는 친구가 있으면 인연을 살짝 끊으세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과 사귀어야지, 뭔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은 멀리하는 게 좋아요. 혹시 정말 친하면 긍정적 마인드로 개조해서 데리고 다니세요. 자식을 낳더라도 “넌 안 돼.”라는 말을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주변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해요.”

현영, 독자들과 호흡하다

이어지는 현영과의 문답. 현영의 열강이 독자들의 열공을 부추긴 탓일까. 폭염은 이미 바깥세상의 얘기가 됐다. 현영과 독자 사이의 거리도 짧아졌다. 북살롱 이벤트를 위해 사전에 받은 질문과 현장의 질문이 이어졌고, 현영은 거리낌 없이 답변했다.

“인간관계를 위해 어떻게 지출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질문에, 현영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운을 뗐다. “하나도 안 쓰고 붙어다니면 빈대라고 해서 따돌림 받을 수 있어요. 전 많이 벌어요. (웃음) 후배들 생일선물 할 때, 전 이렇게 해요. 그 사람 상황을 봐요. 계속 그 사람을 지켜봐서 꼭 필요한 것을 생각해서 사줘요. 돈으로 준 적도 있어요.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한 리포터가 소녀가장이에요. 동생들과 자기 학비를 벌어 학교를 다니기도 하고요. 속사정을 들어보니, 명품백이나 옷이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돈을 조금 마련해서 편지랑 같이 학비에 보태 쓰면서 종자돈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어요. 마음이 통했다는 게 느껴진 게, 그 친구가 받더니 정말 고맙다고 한 달 후 편지를 써서 가져왔어요. 그걸 종자돈으로 적금을 넣었대요. 편지를 써서 주더라고요. 돈을 그 사람을 생각해서 쓴다면 본인이 투자한 것보다 효과를 훨씬 더 크게 볼 수 있어요. 이 친구가 뭐가 필요한지를 생각해서 쓴다면 감동의 효과는 더 커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술값은 요령껏 하시면 돼요. 이제는 선배가 돼서 회식비 낼 일이 종종 생겨요. 1차로 소주 먹게 해요. (소주를) 많이 먹여서 조금 단가가 높은 데로 가면 술값을 아낄 수 있어요. (웃음) 충동적으로만 쓰지 않는다면 아껴서 인간관계를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질문이 이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월급이나 아르바이트로 무엇이 있었는지 물었다. 현영이 꼽은 것은 ‘꽃 장사’. 졸업시즌에 학교 앞에서 꽃 팔았던 아르바이트가 기억에 많이 남는단다. 꽃을 판 돈을 모아 등록금을 냈고, 미래에 투자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수박장사도 하고, 아동용 비디오도 팔았다는 현영. 현영은 그렇게 모든 돈을 갖고 자신이 직접 등록금을 냈단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세요. 안되면 경험이고, 잘 되면 성공이고. 세상에 실패는 없대요.”

재테크는 무조건 돈을 모으는 게 아니고 연령별로 나눠서 한다는 현영의 방법에 감동 받았다는 평가에, 현영은 그것을 ‘계단식 재테크’라고 알려줬다. 연예인이라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현영이 택한 것이 보험금 수령의 분할. 45세, 60세, 80세 등으로 나눠서 탈 수 있는 보험을 들었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씩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벌써 60~70세를 걱정해야 해?’하고 나 몰라라 하시는데, 요즘은 100세 세상이잖아요. 저도 지금 30대지만요, 60, 70, 80세가 됐을 때 내 삶을 준비해야 해요. 초라하게 살 수 없잖아요. 나이 들면서 자신을 가꾸는 것이 필요해요.”

그래서 “자산관리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현영은 단호히 말한다. “네, 전 그런 주의에요. 평생을 엄마아빠랑 살 수 없잖아요. 지금도 선배나 동료들에게 돈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엄마아빠가 관리해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 독립해야 하는 나이라고 봐요. 재테크도 빨리 독립하면 할수록 좋다고 봐요. 엄마아빠에게 맡겨서 (돈 관리를) 등한시하게 되면 나이 들어서 이걸 관리하지 못하게 돼요. 처음부터 독립해서 순서대로 배워서 관리하는 게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녀에게 용돈을 주면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고, 그 용돈으로만 살게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저희 집이 그랬어요. ‘쪼개서 써야 내가 먹고살 수 있겠구나.’ 했어요. 저희 집은 국물 하나 없었어요. (웃음)”

4살배기의 엄마인 독자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도, 현영은 역시 ‘자립심’을 강조했다. “교육비까지는 대주지만 이 아기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주고 싶어요. 요즘 애지중지, 오냐오냐 스타일로 (아이들을) 많이 키우잖아요. 그러면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없어져요. 혼자 할 수 있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큰 재산이에요.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주는 게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을 꼭 주시고.”

“결혼을 하니 쓸 돈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인데, 증권사나 은행을 가서 실수를 하게 되면 왠지 위축된다”는 하소연에 대해, 현영 가라사대. “고객이 실수하는 경우는 없죠. 그분들은 여러분을 맞이하기 위해 거기 계신 분들이니까 모르는 것 있으면 다 물어보시고 정보를 수집하세요. 동선이 가까운 곳에 자신만의 지점을 두시고 한 분을 찍어서 멘토를 만드세요. 친분을 쌓는 거죠. 친해지기 쉬울 것 같고 마음에 드는 분을 찍어서 많이 물어보고 거래하다보면, 언젠가 그분이 나를 챙겨주는 분이 돼 있을 거예요.” 자신의 경험담에서 비롯된 어드바이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한 남성의 질문에, 현영은 펀드에 가입한 상품이 많은데,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솔직하게 답한다. 이어서 현영이 말하는 펀드상품 가입의 요령. “저는 펀드상품을 선정할 때 굉장히 많이 분석해요. 내 연인을 고르듯이 많은 걸 따져 봐요. 내 연인으로 믿고 사귀어도 될지, 정말 괜찮은 상품인지 등을 따져서 그렇다고 생각되면 (펀드를) 들어요. 내가 믿고 선택했기 때문에 조금 더 믿음을 갖고 본인의 선택을 따라주셨으면 해요. 주가가 지금 안 좋아서 해약한 것 없이 믿고 가고 있어요. 주가가 떨어질 때 기업도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어려울 때 기다려주는 미덕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어지는 ‘꿈’에 대한 궁금증. 현영의 꿈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는 한 여성은 ‘김원희 꿈’에 이은 다음 꿈, 즉 지금의 꿈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작년 연말 방송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새로 꿈꿀 시기가 왔다는 걸 깨달았는데, 한 TV프로그램의 작가 언니가 그러는 거예요. “현영아, 너를 보면서 꿈을 그렸어.” “뭔데 언니?” “여자 대상 한번 만들어보자.”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대상?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 지금 제 꿈은 MC 쪽에서 강호동, 유재석 씨가 1인자이신데, 여자로서 그분들과 견줘보고 싶은, 그게 제 꿈이고 목표입니다. 열심히 할게요.” (웃음) (박수)

김원희가 현영에게 꿈이었듯, 현영을 꿈꾸는 다른 누군가도 있다. 누군가가 멘토 해 달라고 한다면? “연예계에 김새롬, 김시향, 김나영, 장영란 씨 등이 ‘언니가 꿈이에요, 언니처럼 될래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처음에는 빨리 커서 내 밥그릇이 뺏기는 거 아닌가 싶긴 했지만(웃음) 지금은 방법을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물론 100% 다 가르쳐 주지는 않고요, 40% 정도 오픈하고 나머지 60%는 본인이 해야 해요. 본인이 알아가야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유난희 쇼호스트가 꿈인 한 독자는, 배워야 할 것도 너무 많고 힘든 일이 많아서 고민이란다. 현영 역시 그럴 때, 어떻게 했을까.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봐요.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 가장 어둡대요. ‘이걸 포기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상황이 왔을 때는,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징조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게 온 거야, 긴장하라고 신호를 보낸 거야.’라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름답구요. 한번 (유난희 씨를) 찾아가보세요. 타임스케줄을 알아보고 입구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눈으로라도 인사를 나누세요. 꼭 그렇게 돼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질 거예요.”

연인들 사이의 재테크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커플통장’이나 ‘혼테크’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현영의 똑 부러지는 답변. “저의 경우, 커플통장을 만들어 돈을 모으진 않아요, 통장 하나에 돈을 모으다 헤어지면 어떡해요. 혹 그럴 경우가 있다면, 각서를 쓰세요. (웃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두 분이 각서 쓰시든지, 의심이 든다면 휴대전화 서비스를 신청하세요. 입출금 서비스 알려주는 거 있거든요. 저는 남편이 주인의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자에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여자라서 여자입장에서 얘기하는 측면도 있을 거예요.”

2시간여에 걸친 현영과 독자와의 만남은 끝났다. 물론,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미디어를 통해 현영은 계속 우리에게 말을 걸 것이고, 우리 또한 현영과의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현영은 또 다른 책으로 독자와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현영의 끝인사. “너무 편하고요, 친구 만나 얘기하는 것 같구요, 따뜻한 시간이었던 같아요. 따뜻한 여러분들이 오셔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호호)” 북살롱을 나서는 순간, 잊고 있었던 폭염이 들이닥쳤다. 현영이 폭염을 이긴 것일까.

영상으로 보는 현영의 향긋한 북살롱

사진으로 보는 현영의 향긋한 북살롱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2008.06.21 23:05 메종드 쭌
음악인, '정재형'. 1990년대 중반 3인조 혼성트리오 '베이시스'부터 그의 음악을 아주 어설프게 듣고 알고 있었다지만, 열혈팬도 아니고, 그저 바람결에 흩날리는 소식만 드문드문. 베이시스가 해체됐고, 프랑스 유학을 갔고, 간간히 OST작업을 하고 있다는 정도만 바람결을 통해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슷한 시기의 뮤지션인 김동률(전람회) 이적(패닉) 유희열(토이) 등을 더 좋아라~했던 나로선 정재형은 열외의 뮤지션이었다. 정재형 솔로 1, 2집도 구매하지 않았다. 베이시스 시절의 노래만 품고 있던 그런 내게,

어느날, 예스24에서 인터뷰를 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 흠. 열혈팬은 아니지만, 우선 돈이 궁했던 나로선 덥썩 'Yes~'. 앞서 이적, 김동률, 유희열 등이 속속 음반을 내고 컴백한 마당, 그들과 친하다는 정재형도 드뎌 앨범을 냈구나, 싶었다. 음악도 듣고 한번쯤 만나고 싶었다. 음악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알려진 연예인을. 그런데 줸장, 공부해야 했다. 그냥 만날 순 없잖아. 만나기 전까지 '정재형'을 열나 검색하고 밑줄 긋고 들었다.

4월10일의 첫 만남은 신사동 가로수길이었다. 당초 약속은 서초동 호원대학교 인근이었다. 강의가 있다고 그랬다. 방송연예학부 수업. 그러나 그날 애초 휴강이었단다. 자신이 학생들에게 일찌감치 휴강이라고 해 놓고선 깜빡. 중간에 바뀐 약속장소가 가로수길 블룸&구떼. 정재형의 단골카페란다. 유후~ 덕분에 말로만 듣던 가로수길의 카페를 처음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말은 많이 듣고 가로수길을 가보긴 했으나 카페는 들어가보지 않은 터였다.

흠. 블룸&구떼. 괜찮더라. 분위기 좋고. 잡지사 기자 출신의 두 양반이 각기 영국과 프랑스 유학을 가 플로리스트 과정과 요리과정을 마치고 의기투합해 열게 된 카페라고 그랬다. 뭔 이유인지는 몰라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열풍을 타고 더욱 유명해졌고, 이나영과 배두나의 단골집이기도 하단다. 흠. 우리 나영이가 오는 시간을 알 수 있다면 딱딱 맞춰서 갈 터인데...^^;;

쨌든 이렇다. 나름 분위기 좋고, 2층 테라스에서 본 풍경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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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라블라. 2시간 이상, 3시간 약간 못미치게 떠들었다. 정재형을 처음 본 순간, 그랬다. 신화의 에릭이 정재형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뭐, 딴지 걸어도 상관없다. 내가 보기엔 그랬다는 거다. 쌍꺼풀 진 눈, 얼굴 윤곽, 둘 얼쭈 비슷하던데.ㅎㅎ 정재형, 잘 생겼다.

인터뷰. 정재형은 대체로 차분하고 나긋나긋했다. 미디어 노출을 별로 안 좋아한다더니,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다. 어느 글에선가 간혹 돌아이 같은 면도 있다던데, 블라블라 하는 동안엔 전혀 그런 그런 조짐이 없었다. 솔직히 그런 면을 좀 기대했는데. 모바일폰에 인터뷰 녹음을 했는데 아, 역시나 상태가 좋질 않다. 그의 나긋한 목소리가 녹음에는 좋지 않았던 게다. 덕분에 좀 고생 삐질삐질했다.

그런데, 역시나 난 좋은 인터뷰어는 아닌 것 같다.ㅠ.ㅠ 4월 인터뷰 이후 곧 나온다던 책이 나왔다. 이른바 '뮤지션 작가'의 대열에 동참한 셈인데, 지난 9일 상상마당 카페에서 '작가' 정재형을 초청한 북살롱이 있었다. 인터뷰어 자격은 아니고, 운 좋게 초청을 받아 갔다. 그와 4월에 블라블라하고 작별하면서 책 나오면 사서 보겠다고 했는데, 책은 사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마침 그 자리에 가니 책 한권씩을 주더라. 째수~

말이 샜다. 왜 내가 좋은 인터뷰어가 아닌고 하니, 북살롱에서의 정재형은 뭐랄까. 아까 언급했던 돌아이 기질이 종종 새어나왔다. 그 자리에 한 30명 이상이 온 것 같긴 한데, 정재형은 흥미롭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괴한 웃음소리도 덧붙이고 언어유희도 곧잘. 젠장 좌절. 나랑 블라블라 할 때는 글케 조근조근 하더니. 뭐, 일말의 넝담이고, 그는 생각보다 재미난 사람. 책은 벌써 4쇄란다.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도 올랐네.ㅎㅎ 프랑스문화의 근간은 인문학이라는 사실도 간파한 파리의 유학생, 정재형.

그날 북살롱에서 편하게 그의 얘기를 들으니, 인터뷰 할 때보다 훨 나았다.
정재형의 말 중에서, 현재의 내가 가장 강렬하게 흡수했던 건 바로 이것.
"좀더 다른 삶을 살라."
오호, 지금의 내 처지 아닌가.
으레 그 나이, 그때 즈음이면 해야 하는 그런 것 말고.
줄을 그어놓고 그 라인에 서서 율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그런 것 말고.
그러기 위해서 지난 세월과 굿바이를 청한 것 아니겠나.
물론 힘들지. 불편하지. 고민도 많지.
그래도 다르기 살기 위해 택한 길. 나는 Running 중. (이번 3집 앨범 중 나는 'Running'를 가장 좋아한다. 그녀를 향해 숨가쁘게 뛰어가던 그날의 영상이 떠올라서...^^; )

그런 내게, 정재형이 위안을 줬다. "세상에는 충분히 다른 많은 인생이 있는데 우리는 한 가지만 보고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좀더 다른 삶을 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달라서 힘든 것도 있겠지만 한가지만 보고 살지 말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하세요. 다른 길을 간다면 박수를 치겠습니다."

짝짝짝. 그래서 나는 박수 받아 마땅한 사람.^^;;;
하하. 고맙습니다. 꾸벅. ^^;;;

정재형은 또한 그런 말을 건넨다. '나 다움'이 중요하다고. 나의 정체성을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일, 스타일에도 자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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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재형과의 대담이 끝나고 사인을 받는 시간. 생각과 달리, 정재형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하지 못할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하하. 고맙단 말을 건넸다. 정재형은 살짝 웃었다.

그날 책을 무려, 세권이나 받았다. 1권은 빌려준 책을 돌려받고, 1권은 책 빌려준 친구가 사준 책, 마지막 1권은 ≪정재형의 Paris Talk : 자클린 오늘은 잠들어라≫. 그 책들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 다른 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달라서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잖은가. 별들도 나를 지켜봐주고 있었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생겼지 않은가. 그래, 고맙소, 재형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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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예스24의 채널예스에 실린 글의 원본.


“소외 받고 외로운 너에게 보내는 노래”

[인터뷰] 3집 앨범 [For Jacquline]과 첫 번째 책 《Paris Talk》를 낸 ‘정재형’


누군가는 “오빠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혹자는 “기쁘다. 정재형 오시네~”라고 노래를 불렀다. “어린 시절엔 고급스러운 우울함 때문에 공감하기 힘들었다”던 또 다른 누군가는 이번 앨범을 “기본의 우울하고 클래식한 정서는 그대로 한 채 전공을 최대한 살려 스토리와 그림을 입혔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새로운 장르에 도전도 해 본 그런 앨범”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그래서일까. 이런 상찬도 눈에 띈다.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쁜 거다. 듣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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