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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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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1/22) 방송될 울산 MBC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비록 나는 그것을 들을 수 없지만, 노래를 신청했다. 틀어준다더라.
아무렴, 나는 예언자는 아니지만, 2011년 1월22일 늦은 오후의 어느 한 때,
대한민국 울산의 공기 중에는 이 노래가 공명할 것이다,
He Was A Friend Of Mine」.

울산의 내가 모르는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듣고, 이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히스 레저.
떠올려줬으면 좋겠다. 그와 나는 모르는 사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통하는 사이일 것이다.

오늘, 귀 기울여 들었던 유이한 노래,
He Was A Friend Of Mine」와 거위의 꿈」.
이 글을 접한 당신도 아마 울산(과 그 인근)에 있지 않다면, 라디오를 통해선 듣지 못할 터,
플레이 버튼을 살짝 눌러 이 노랠 들어도 좋겠다. 그저, 그 사람을 짧게라도 떠올려보는 시간.


그런데 왜 연고도, 관련도 없는 울산이냐고? 그건 개인적으로 물어라. 아프지 않게.ㅋ :P




히스 레저, 그 아름다운 사랑의 초상
3년 전, 서른 즈음에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를 추모하며


1월22일. 커피 한 잔을 준비한다. 커피야 매일같이 마신다지만, 이날은 약간은 다른 커피야. 특별한 레시피로 준비하는 건 아니다. 다만, 마음 한 스푼이 더 들어가지.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ristretto)’1)를 뽑고, 스티밍한 우유, 한 점을 찍는다. 메뉴의 이름은, ‘브로크백 마운틴’. 시간과 양에서 제한된 채 추출됐으나, 맛이 진하고 짙은 풍미를 지닌 리스트레토. 거기에 덧붙여진 한 점은, 브로크백 마운틴에 대한 동경이야.


맞아. 그 커피 위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지? 광활한 산맥과 함께 떠오르는, 히스 레저(본명. 히스클리프 앤드루 레저). 서른 즈음, 요절한 배우예술가. 마음 한 스푼은 다름 아닌, 히스 레저에 대한 추모심이야. 아마 ‘콩’도 함께여야 할 것 같은 커피 한 잔의 시간. 3년 전, 2008년 1월22일 히스 레저가 영영 떠났어. 남겨진 사람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가 없는 삶을, 누군가는 살아가고 있다. 당신과 함께 커피 한 잔, 나눈다.

아름다운 청년, 히스 레저

커피 한 잔에 콩, 끝이 아니야. 사실 하나 더 있어.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 거기엔 아름다운 얼굴이 있으니까. 아마, 그건 마음이 아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마다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런 말을 남겼어. 히스가 떠난 직후인 제14회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시상식, <데어 윌 비 블러드>로 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소감을 통해 히스를 거론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는 완벽했다. 나는 그를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는 이미 인생에서 아름다운 일들을 많이 했다.” 아름다운 청년, 히스 레저. 죽어서도 호명된 그의 이름에는 그렇게 아름다움이 묻어있구나.



아름다운 누군가는 그를 향해, “I Swear...”를 읊조릴지도 모르겠다. 잊지 않겠다는 그 맹세는, 사실 히스의 것이었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가 분한 에니스는 잭(제이크 질렌할)의 옷을 보면서 그렇게 나지막하게 뱉었지. 아마, 이 영화를 가슴으로 본 사람이라면, 히스의 죽음 소식을 듣고선, 이 장면에서 카메라를 다시 돌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랬다. 그 슬픔을 가슴으로 삼킨 그 얼굴이 떠올랐다.

도리가 없잖나. 당신이라면 어떤 얼굴을 떠올렸겠나. 유작 직전의 작품이 됐지만, <다크 나이트>의 조커? 글쎄, 그가 조커역을 맡아 지나치게 몰입, 정신적인 혼란을 겪었다는 말도 있었다만, 그건 배우가 가진 일종의 숙명이었을 터. 온전하게 배우였던 그가, 조커를 즐겼을망정, 그것을 마지막 얼굴로 삼고자 했을 리는 없지 않았을까.

차라리,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가 제격이지 않아? 완벽에 가까운 배우, 다니엘도 완벽하다고 격찬했던 그 얼굴 말이야. 어쨌거나 <브로크백 마운틴>의 잔상이 그를 온통 지배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음 그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계속 얘기하자.


아픔, 사랑의 다른 판본

아마도 그건, 사랑, 그것도 세상에서 파멸당한 사랑 때문이었을 거야. 사랑했지만,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하지 못한 채, 안으로만 삭혀야만 했던 사랑. 해서는 안 될 사랑, 그런 게 있어선 안 되잖아. 물론, 세상의 윤리는 때론 사랑을 속박해. 울타리를 쳐놓지. 브로크백에 풀어놓은 양들처럼 말이야. 방목하는 것 같지만, 결국 누군가의 소유고, 정해진 틀을 벗어나선 안 되지. 그저, 울타리가 넓을 뿐.

하지만, 사랑에 필요한 건 세상의 윤리가 아니잖아. 사랑에 오로지 사랑의 윤리만 있으면 되잖아. 사랑을 정의할 수 없는 마냥, 사랑의 이치는 단순하다. 당사자의 선택이 돼야 한다는 것.

사랑은, 기실 세상의 윤리가 갖다 대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은 ‘누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가’의 문제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함께하면 그건 옳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하면 그른 것이다.(이건 명로진의 말에서 빌어왔다.) 사랑은 세상의 윤리가 가늠하거나 잣대를 들이댈 것이 아니다. 옆에서, 혹은 당사자도 아닌 이가, 너의 사랑이 이러쿵저러쿵, 말짱 헛것이고, 헛말이다. 닥치고 꺼져라, 외쳐도 좋을 터.


당신도 알다시피, 히스는 사랑하는 모습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온몸으로 보여줬다. 이안 감독의 연출이었다고는 하나, 히스가 아닌 다른 에니스는 상상할 수가 없다. 물론, 그는 닥치고 꺼져라, 고 외치지 못했어. 이른바 ‘도둑 사랑’ 혹은 ‘몰래한 사랑’.

돈 많은 잭이 그 따위 시선에 ‘F word’를 날리자고 했으나, 에니스를 칭칭 감은 세상의 윤리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지. 겁이 난 거야. 돈 없는 노동자가 택할 수 있는 선택이란 건, 그닥 우호적이질 않거든. 그것이 사랑이라도 말이다. 사랑에도 혐오가 있는 건, 참 꼴불견이야, 그렇지 않아?

결국 그 사랑, 파멸 당했다. 브로크백은 그저, ‘시크릿 가든’이었던 거지. 둘만의 사랑을 간직했지만, 실상은 마법도 없고, 체인지도 없는. 현실에선 인어공주는 거품이 될 뿐이야.

하늘은 가끔, 지상의 위대한 연인을 질투해, 자신의 처소로 불러들이곤 한다. 히스도 아름다운 사람을 먼저 하늘로 데려가곤 하는 하늘의 습관에 불려간 건 아닐까. 하늘은 그렇게 제 욕심을 채우곤, 지상에 슬픔과 아픔만 똑 남기더라. 그건 꼭 남은 사람들의 몫인 양. 사랑이 한편으론 곧 아픔이요, 슬픔이라는 것을 알라는 하늘의 뜻인가. 커피가 탄다. 쓰지만 강한 풍미를 느끼고 싶다. 커피 한 잔에 농축된 아픈 사랑의 흔적.



Heath is not here, but…


에니스는 터뜨리지 않고 꾹꾹 누르고 삼키던 사람이었어. 가슴에 돋는 칼로 사랑과 슬픔을 자르던. 히스는 그런 에니스로 각인된 것이 어떨 진 몰라도, 예민하고 섬세한 예술가의 초상이었다. 고전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 히스클리프를 본 뜬 이름부터, 그는 깊은 강이 되고 싶었다. 호주 출신으로 할리우드의 공세에 잡아먹히지 않은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예술적 영혼 덕분이 아녔을까. 


당신은 봤는지 모르겠네. 그는 <아임 낫 데어>에서 ‘밥 딜런’의 어떤 한 모습을 그렸어. 그는 세상에 없는 모습을 구현하지 않았음에도, 영화 제목처럼, ‘I'm Not There’를 실현하고야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그를 스크린에서 불러낼 재간은 없어. 디지털 매직이 그것을 가능케 한다 해도 그건, 히스가 아니다. 그는 이제 박제된 히스로만 재현될 것이다. 성장도 노화도 멈춘 그때 그 모습으로만.



히스는 거기도 여기도 없다. 허나, 나와 당신뿐 아니라, 그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개인의 물결이 넘실댈 거야. 그러니, 그는 비록 없어도 없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명복을 빌거나 어쩌다 히스가 그리워지는 날에 영화를 돌려보고, 추모를 공유하는 일밖에 없을지라도. 브로크백이 안겨준 에니스와 잭의 사랑에, 당신과 내가 ‘사랑 확신범’으로서 응원할 수밖에 없어도.


아울러 마틸다 레저, 히스가 세상에 남긴 딸. 그 아이는 올해, 한국 나이로 일곱 살이지, 아마. 히스라는 아빠 없는 생이지만, 잘 버티고 견뎌나가길. 세상의 악행에 쉬이 굴하지 않고, 거칠고 더러운 공공연한 비밀을 품은 세계를 어떻게든 헤쳐 나가길. 사람의 있을 곳이란, 이렇게 커피 한 잔에도 있구나. 그래,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 참, 노래는 <브로크백 마운틴> OST에 담긴,
He Was A Friend Of Mine」. 커피 참, 진하다. 



1) 에스프레소 종류 중의 하나로, 리스트레토는 이탈리아어로 ‘농축, 제한’의 뜻이다. 에스프레소 싱글과 같은 양의 원두를 사용하되,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때 가장 맛이 진한 시점(15초 안팎)에서 추출을 멈춘 메뉴. 에스프레소 싱글보다 양이 약간 적고, 맛이 진하고 풍미가 강한 편이다.


[뷰즈 기고 원문 약간 수정]


p.s. 20일, 어제 용산 2주기. 아직 용산참사는 끝나지도, 아픔이 아물지도 않았다.
故 이상림, 양회성, 한대성, 이성수, 윤용헌 님과 당시 경찰이었던 김남훈 님,
명복을 빈다.

여전히 아픈 건, 그 '사람(들)'을 죽인 주체가, 그들이 믿고 살던 국가였다는 거다.
'사람 아닌' 김석기(당시 서울경찰청장)는 1월10일 오사카 총영사로 내정됐다.
거참, 시기도 그렇지만,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이 국가의 정신줄은 대체. 
그러니, 한국엔 '정부'가 없다. 몰염치한 '회사'만 있고. 어메이징하다.


마침, 오드리 헵번과 겹치는 이유다.
그녀가 스크린의 요정,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사람'인 이유가 있다.
1988년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된 그녀는 1992년 9월 소말리아를 방문, 말했다.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배우일 때보다 더 많은 정열과 생을 다하면서 구호 운동에 헌신한 그녀의 이 말은, 구호와 기부에 대한 관심을 크게 북돋았다. 명성과 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체화한 그녀였다. 스크린의 요정이자 은막의 여왕으로 받은 사랑, 어떻게 돌려줘야 하는지를 알았던 아름다운 사람.

오드리 여사는, 1993년 1월20일 세상을 떠났다.
구호활동에 매진하다 건강이 악화됐고, 직장암에 걸리고 말았던 것이다.
아들에게 들려준 유언이나 명언으로 많이 알고 있으나, 실은 그녀가 좋아한 詩다.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냉정과 열정 사이.
친구들 중에 나를 간혹 '준쉐이(혹은 준셍이)'라고 부르는 넘들이 있다.
당연히 영화(<냉정과 열정사이>)의 준세이처럼 간지나고 잘생겼기 때문이지.
라고.................................하면 새빨간 거짓말이고.^^;
첫사랑을 오매불망 잊지 못해 그녀를 품고 세월을 버티는 순정남이라서.
라고..................................해도 끔찍한 뻥이야. OTL

이유? 단순하다.
그저 내 이름 중에 '준'이 쏙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지.
간혹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생각난다. 내게도 있었던 아오이(들).
풋풋한 스무살 시절, 준세이와 10년 약속으로 손가락을 걸었던 여인.
5월25일 피렌체 두오모에서 해후하면서 옛사랑을 복원했던 준세이와 아오이.


어제 밤, TV에서 <냉정과 열정사이>를 방영했다.
영상보다 음악이 더 도드라졌던, 
원작(책)보다 밀도와 질감이 미치지 못했던 영화를 다시 응시하면서,
이번에는, 준세이와 아오이보다 다른 인물들에 눈을 맞췄다.

운명(으로 포장된) 사랑을 위해 들러리를 서야 했던,
바퀴벌레 한쌍의 작당에 희생당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메미와 마빈.
메미는 (아오이 없는) 준세이의 연인이었고,
마빈은 (준세이 없는) 아오이의 연인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정작 마음은 저 멀리 가 있는 연인 때문에 가슴은 가슴대로 앓고,
눈물은 눈물대로 흘려야 했던 그네들.
단지,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두 주인공이 덧칠하는 옛사랑의 복원 때문에 동원됐지만,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따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들이라고 왜 마음이 없겠는가. 사랑을 왜 지키고 싶지 않았겠나.
그럼에도 주목받지 못한 채 스크린 뒤로 물러서야 했던 그네들의 마음.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제목은,
주인공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어쩌면, 아오이와 준세이가 복원하려는 사랑이 열정이라면,
그 틈바구니에서 외면당해야 했던 마빈과 메미는 그야말로, 냉정.

누구나 그렇게 자신의 삶에서는 주인공이다.
메미와 마빈에게도 마음이 있고, 사랑이 있다.
조연이라고, 들러리라고 무시하지 마시라.

히스 레저.
어제, <브로크백 마운틴>을 돌려보고 싶었다.
동료에게 그 말을 했다. 카페에서 그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어제 1월22일이 그의 2주기라서.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집의 DVD 플레이어는 고장났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삽입해도 소용이 없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도 보고 싶었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

히스 레저를 생각하면,
그냥 딸 마틸다가 눈에 밟힌다.
내 딸도 아니고, 아무 연관도 없는 아이임에도.
올해 여섯 살이 되었을 마틸다.
아빠의 존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느닷없이 곁을 떠나야 했던 아빠의 부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마틸다 레저가,
세상의 악행과 슬픔을 잘 견뎌나가길.
거칠고 더러운 공공연한 비밀을 품은 세계를 헤쳐 나가길.  
어느날, 훌쩍 커버린 마틸다를 보곤 '잘 컸구나'하는 탄성을 뱉을 수 있길.


오늘, 봉춘이가 결혼했다.
녀석. 이렇게 훅~ 가게 될지는 우리 친구들 아무도 몰랐다.
다들 놀랍다는 말 한 마디씩 덧붙인다.
원투쓰리(1월23일). 꾹꾹 눌러담은 그 말로 결혼식에 와 달라던 녀석.
몰래 사랑도 아니고, 알기론 너무 미적지근한 사이였음에도,
그렇게도 결혼은 한다. 나로선 의아한 일이긴 해도, 녀석은 녀석의 방식대로!
내가 녀석에 대해, 녀석의 결혼에 대해 재단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행복하길. 아니 녀석에게 행복이 작은 한뼘이라도 늘어나길.

몇 남지 않은 미혹 혹은 비혼에게, 어떡할거냐는 진부한 타박(?)도,
나는 열외인종. "쟤는 그냥 재껴놔." 친구들마저 이젠 인정한다.
뭐 내 의도와는 무관.
나는 독신주의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혼주의자도 아닌, 회색인간, 열외인종.

그래도, 커피가 나를 달래준다.
메미와 마빈, 히스 레저와 마틸다까지.
아름다운 여자만큼 커피가 좋은 이유. ^.^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 속밖에 없다지만,
마음의 있을 곳이란, 커피 한 잔에도 있단다.

어쨌든 5월25일 피렌체 두오모에는 갈 테닷!
피렌체 두오모에서 커피 한 잔 마실테고.
그 순간, 당신이 함께였으면 좋겠다.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5월25일, 당신의 가슴 속에도 누군가가 있는가...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우리, 히스 레저 배웅할까요~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히스 레저, 그리고 우리들의 '다크 나이트'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2007.11.08 15:01 메종드 쭌/무비일락
다시 한번, 담배를 빨았다. 그 시큼함이란.
'다정'도 병이라는 말. 그리움 혹은 사랑이 깊어지면 슬픔이 된다는 말. 최소한 그 시간만큼은 믿었다.
브로크백에 문득 오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 그곳엔 어떤 사랑이 있겠지.

씨네큐브 스크린에 불이 꺼지고, 많은 이들이 훌쩍거리고 있었다. 눈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고 하면 거짓이고.
다시 만난 잭과 에니스에게,
그들은 '다정'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으리라.

'띠리~'하면서 시작하는,
구스타보 산타올라야(Gustavo Santaolalla)의 <브로크백 마운틴>의 오프닝이 나올라치면,
심장박동이 뛰어버리는 사람들.

그랬다.
"어떨 땐...
 정말이지...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라던 잭의 다소곳한 고백에 나는, 사랑의 씁쓸한 행복을 곱씹어야 했고,
기시감을 느껴야 했다.
그 언젠가,
그녀를 향해 그리하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리고, "난 널 20년동안 그리워했어"라는 잭의 절규엔 울컥했다.
그 사무친 그리움이 절절하게 와닿아서.
그것을 맛본 사람은 알 터이지.

무너져 내리는 두 사람 사이에서
나 역시 한없이 허물어져야 했다.

한편으로 다시 그들을 만나면서,
새로이 발견했다. 로린 역시 잭을 많이 사랑했다는 것.
여자의 눈물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미신(?)도 있지만,
나는 로린의 눈가와 표정, 말투에서 그렇게 느꼈다.

브로크백은 그렇게,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I S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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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6 - [메종드 쭌/사랑, 글쎄 뭐랄까‥] -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랑, 잭과 에니스를 추억하며...
2007/08/03 - [메종드 쭌/사랑, 글쎄 뭐랄까‥]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브로크백 마운틴>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씨네큐브가 '에니스와 잭을 추억하며...'라는 타이틀을 달고,
<브로크백 마운틴> 8일간(11. 7~11.14)의 특별상영회!를 연다.
<색, 계>의 개봉에 맞춰 이안 감독의 전작을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
몽클뭉클, 브로크백 산에서의 특별한 사랑에 적잖이 먹먹했던 나로선,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날 두 남자, 잭과 에니스에게 어떤 말이라도 남겨야하지 않겠나. 그것이 예의!
물론, 씨네큐브의 이벤트 였다. ^^;
'617일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우리가 사랑한 두 주인공 "에니스"와 "잭"에게 메세지를 남겨주세요!' 라는.
 

To.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랑, 잭과 에니스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랑확신범,인가 봅니다.
잭과 에니스, 당신들의 사랑이 다시 617일만에 다가온다고 하니 심장이 둥둥거리는걸 보니 말이에요.

2007/08/03 - [메종드 쭌/사랑…글쎄 뭐랄까‥]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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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니던 회사의 내 책상엔 당신들의 성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당신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므훗해했던 나는 그렇게, 당신들의 사랑을 지지했지요.
지독하고 쓸쓸한 한편으로 그리움과 서러움이 범벅된.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먹먹한 그 사랑.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사랑은 어쩐 일인지 아픔을 동반하곤 합니다. 미치겠어요.
그래도 그래도, 계속 아프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또한 사랑인가 봅니다.
그럼에도, 사람이 사람 때리는 것이 죄라면 죄지, 사람이 사람 사랑하는 것이 왜 죄가 되는지, 나는 못내 답답했어요. 에잇! 당신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밉기까지 했다니까요.
물론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바로 사회와 제도라는 이름의 어떤 권력과 질서겠죠.
사회와 제도가 부여한, 별 명목을 다 들이대며 인간을 속박하는 그 우스꽝스런 시스템.
열정을 부정하라고 강요하는 교육 같은 거.

당신들이 원했던 것, 사실 별 것도 아니었잖아요. 서로의 곁에서 함께 있고 싶다는 그 하나.
당신들의 사랑을 말없이 받아주는 곳에서 함께 머무는, 그 하나.
그게 전부였던 당신들이었지만, 인간 사회는 그것조차 쉽게 받아들여주지 않더군요.
나는 그렇게 당신들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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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그러고보니 당신들의 그 어정쩡했던 첫 만남이 생각납니다.
취업하기 위해 어슬렁대다가, 내키지 않은 짝패가 됐던 당신들. 
그러고보면 참 우습죠? 누가 알았겠어요. 당신들이 그렇게 사랑에 빠질 줄. 며느리도 몰랐을 거에요.
브로크백 산도, 양들도...
인생은 그렇게 병적인 유머센스를 발현하기도 한다니까요. 이 센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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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산은 그래서 참 좋았어요.
그 숨막히고 억압된 어떤 질서 밖에서 당신들을, 그 사랑을 지켜주는 유일한 해방구.
그 속에서 당신들의 완전한 사랑, 자유의지와 해방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신들의 사랑도 가능했겠죠.
산은, 강은, 양들은 그렇게 당신들을 묵묵히 지지해주는데 말이에요.
나도 그래서, 브로크백 산에선 사람이 아니고 싶었답니다. 나도 사람이면, 당신들의 사랑을 함부로 재단하게 될까봐.

고백컨대, 당시 당신들을 만나고 있을 때보다,
일상에 다시 편입되고 나서 내 가슴이 더 울먹거렸답니다. 그 잔상들이 촘촘히 박혀서.
당신들의 사랑도, 어쩌면 그랬죠? 확 폭발하기보다는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먹먹한 순간을 연출하는.
그럼에도 지독히도 징글맞았던 당신들의 사랑.
꾸물꾸물 거리는 듯해도, 나는 당신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품고 있는지를 느꼈습니다.
당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감정의 파고들.
너무도 일상적인 양 평정을 유지하지만, 그 수면 아래선 얼마나 큰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조병준 작가의 말마따나, '그렇게 지독한 그리움, 그렇게 지긋지긋한 기다림, 그렇게 징그러운 서러움...'
도대체 사랑이 뭐에요? 말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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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떠나게 되어 있고,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당신들은 그 사랑을 도저히 잊을 수 없겠죠?
에니스의 셔츠가 잭의 셔츠를 품고 있는, 그 장면에서 나는, 에니스 당신의 맹세를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맹세는 언젠가 무너지게 마련이죠. 혹은 소멸하거나.
사랑의 맹세 또한, 특히나 결혼식장에서 행하는 그 맹세를 떠올려보자면,
나는 마냥 그 맹세를 믿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치가 아닐까 하네요.
제가 좀 시니컬하죠? 하하.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작품을 쓴 '한스 에리히 노삭'이라는 독일 작가가 말했습니다.
"인류 역사의 모든 위대한 연인들을 지상에서 파멸 당했다"고.
나는 그래서 잭이 불려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위대한 연인들을 질투하여, 지상에서 영원으로 끌고 갔다고.
혼자만 파멸당한 건, 당장 위에서 당신들이 함께 있는 꼴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런 한편으로 당신들의 그 미친놈의 사랑,
때문에 쓸쓸함을 감내해야 했던 알마와 로린을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들의 쓸쓸함과 절망감 역시 뚝뚝 묻어났으니까요. 잭, 에니스, 당신들도 그건 인정하겠죠?
나는, 그래서 알마와 로린의 감정을 다룬 스핀 오프도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브로크백 마운틴' 외전이랄까. 후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모든 일이 사랑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것을.
좋은 걸 어떡하고, 사랑하는 걸 어떡하겠어요. 그건 온전히 당신들만의 것인데...
남의 시시콜콜한 연애사에 너무도 촉각을 세우는 이 땅도, 참 힘든 땅입니다.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지만, 무차별로 폭격하는 미디어들의 공습에 나는 한편으로 피곤합니다.
당신들 같은 사랑이 있어도, 이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 아직 인정하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내일, 만나러 갑니다. 당신들의 Talk, Play, Love를 만나러 갑니다.
이 땅을 주무르는 한 거대기업은 Money를 Talk, Play, Love로 한꺼풀 위장해 전방위로 로비하는데 썼다는데, 참 한심하죠?
사랑 따위 모르는 작자들. Talk, Play, Love를 엉뚱하게 조리질하는 협잡꾼들.
어쨌든 나는 지금, 당신들과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괜찮다면 나는, 당신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당신들과 다른 성적 취향이지만, 친구가 되는 건 문제 없겠죠?
그저 잭과 에니스, 당신들의 Talk, Play, Love를 므훗하게 지켜볼게요. 나는 당신들이, 아프지만,
당신들의 그 노래, 'He was a friend of mine'가 다시 울려퍼진다면 난 행복할 겁니다.

역시나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들의, 사랑확신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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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