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낭만_커피

Notice

Recent Comment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690,059total
  • 2today
  • 69yesterday
2011.04.30 23:53 메종드 쭌/무비일락
봄짓.
4월이 간다. 봄 같지 않은 봄이다. 맞다. 오늘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억수 같은 봄비가 주룩주룩. 헌데, 봄은 모름지기 변덕대마왕.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아이의 몸짓 같아도, 봄이니까. 그래, 봄짓이다. 봄짓, 4월.

벚꽃.
벚꽃이 거진 떨어졌다. 이번 비에 후두둑 끝장을 냈다. 봄비, 벚꽃 종결자.  벚꽃은 피는 순간부터 '벚꽃비'를 잉태한다. 나는, 벚꽃의 몸짓으로 4월을 읽는다. 매일, 벚꽃의 상태를 보면서 하루를 읽는다. 벚꽃은 주목 받는 시기가 무척 짧다. 그럼에도 벚꽃은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한다. 벚꽃 축제. 전국 각지에서 벚꽃은 축제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 그것으로 끝? 벚꽃은 비가 되면서, 어쩌면 슬프다. 봄꽃, 벚꽃.

4월 이야기.

그래. 4월이니까. 내 4월에 빠져선 안 될, 연례행사. 마지막 날에서야 틀었다. 역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벚꽃비가 내렸다. 마츠 다카코는 여전히 대학 신입생이다. 좋아하는 선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대학1학년의 여학생.

그 서툶이, 어리바리함이 더욱 사랑스러웠던 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 이 미친 감성의 소유자. 마츠 다카코. 더 없이 그 감성에 어울리는 여자. <4월 이야기>는 훌쩍 지나가는 4월의 봄날처럼 러닝타임이 짧다. 어떤 사랑이 그러하듯.

봄날, 사랑.




시작.
화려한 벚꽃 사잇길로 이사차량이 들어서는 것으로 <4월 이야기>는 시작한다. 우즈키(마츠 다카코)의 도쿄 입성이다. 춥디 추운 훗카이도에 살던 그녀로선 이 봄, 이 벚꽃이 그리 좋을 수 없다. 좋아하는, 아니 고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했던 야마자키 선배가 있는 도시니, 그가 있는 서점까지 사랑스럽다. 봄빛, 반짝.


미소.
저 미소를 보라. 4월의 여신이 짓는 저 미소. 딴 건 다 필요없다. 이런 미소를 날리는 여자만 옆에 있다면. 세상은 저 미소 하나로도 충분하다. 존재의 이유? 그 따위, 저 미소 앞에서 삭제! 고로, <4월 이야기>를 보고 나면, 세상엔 딱 두 여자로 나뉜다. 저 4월의 미소를 짓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 눈에 콩깍지가 씌인 놈에겐 그녀의 어리바리도 서툶의 미학처럼 느껴질 뿐이다. 때론 아무 것도 아닌 일이 기억에 깊이 각인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4월이면, 저 미소 하나면 충분하다. 4월을 버틸 수 있는 이유. 봄눈, 미소.


흠칫.
놀라면서 전율이 일었다. 저렇게 서늘한 아우라. 저 사진을 처음 보는 순간, 한마디로 '돋았다'. 저 4월의 미소 소유자가 저런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다니. <고백>. 내용이나 그녀의 역할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 사진 하나에 나는 완전 압도당했다. 4월에 볼 엄두, 나지 않았다. <4월 이야기>에 나는 복층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손. 봄밤, 오싹.


기사.
풋풋한 여대상에서 창백한 복수의 화신까지. 기사의 제목이다. 국내 개봉일자로 따지면, 11년, 제작년도로 따져도 그 정도는 될 터.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발목 치마를 펄럭이며 하얀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를 누비던 소녀가 표정이 없는 말투로 슬픔과 분노를 표출하면서 복수를 하는 엄마로 바뀌었다. 대변신. 기사 표현대로 잔인하다. 추억을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살짝 그런 점도 있었다. 아직 <고백>을 보지 않은 건. 지금은 어쨌든 4월이니까. 봄날, 추억.

마츠상.

과거, 그녀를 소개한 적도 있다.( 당신은, 내 4월의 여신...) 사실, 4월에만 거의 떠올리다시피 한 그녀였는데, 기사를 보고 더 좋아졌다. 야망 없음에 대한 '고백' 때문이었달까. "배우라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게 옳지만, 나는 변신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고백>의 내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면, 그건 감독이 끌어낸 것이다. 나는 온힘을 다해 노력했을 뿐이다. 더 나은 경지에 도달하려는 야망이 없는 게 내 문제라면 문제다. (웃음)." 야망 없음을 토로하는 이 무서운 배우. 참고로, <고백>은 지난 2월,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봄신, 여신.

마츠상2.

하나 더 있다. 더 좋아하게 된 계기. 그 시상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던 그녀, 눈물을 흘리며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녀는 삶이라는 선물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배우로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 각인하고 있는, 보기 드문 배우다. 일본 동북부 지진에 대해 그녀가 남긴 말. "지금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갈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진심을 다해 판단하고 선택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렴, 아무나 여신이 되는 건 아니다. 마츠상, 당신은 여전히 제 여신입니다.^.^ 봄밤, '4월의 고백'. 

봄비.

그래. 방사능이니, 최악의 황사니, 봄비 앞을 가로막는 이들은 날려버려~ 그냥, 봄비.

첫사랑을 만나 그에게 빌린 빨간 우산을 들고 쏟아지는 빗속으로 나가면서 환하게 미소 짓던 우즈키. 얼굴 가득 미소.

봄비는 그런 것이야. 봄비가 품고 있는 낭만을 쏟아지게 하는 것.

4월의 봄비 오는 날,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빨간 우산이 되고 싶다.

봄비, 낭만.



4월.

오늘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그 어느해 4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우즈키의 흔적을 좇아 벚꽃비 혹은 벚꽃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도쿄를 누비리라.

빨간 우산도 하나 챙기고, 자전거도 기왕이면 빌려서. 도란도란 <4월 이야기>를 나누면서.

4월이 지나는 봄, 나는 그런 4월을 다시 기다린다. 봄달, 당신.

 
오늘이 지나면,
나는 이제 <고백>을 보러갈 수 있다. 마츠상, 만나러 갑니다~




P.S... 벚꽃, 고백이 함께 맞물린 오늘의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송편(김석훈)이 오늘, 마침내 정원(김현주)에게 고백을 했다. 담백한 고백. "내 여자 합시다." 내가 왜 좋았는지 몰라.ㅋ 정원의 눈이 초롱초롱. 그 돋는 고백을, 정말이지, 그만의 스타일로 해댄다. 그런 닭살 고백을 그렇게 담백하게 할 수 있다니. 중요한 건, 벚꽃 아래에서였다. 나는 벚꽃이 그 고백을 부추겼다고, 벚꽃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다.

벚꽃 고백.

"누군가한테 내 마음을 주고, 슬픔을 주고, 내 시간을 준다는 게 나한테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오래 망설였어요... 나보다 내 눈이 먼저 당신을 보고 있고, 나보다 내 마음이 먼저 당신을 담고 있어요. 좀 더 버텨보려 했는데 더이상은 무리에요.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방. "내 여자 합시다. 친구 때려치우고 남자, 여자로 만나 봅시다, 우리." 하악하악. 내가 송편이 된 줄 알았다. 왜 그리 좋아서 바둥댔는지. 흥, 벚꽃 때문이다. 나도 벚꽃 아래서 고백하리라! 송편과 정원, 건투를 빈다. 진심이다. ^_^

근데, 정원이 나는 좋아 죽겠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한 적은 처음이다. 꺄아아아아.

내일이 다시 기다려진다. <반짝반짝 빛나는>, 짱이다. 4월의 고백, 반짝반짝 빛나는.
 
엉뚱하게도, 김수영 시인의 [봄밤]이 생각나는구나. 그래, 4월의 도쿄, 벚꽃눈이 내리는 봄밤, 나는 [봄밤]을 읊조리며 고백한다. 그 고백의 당사자,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그날엔 이 노래를 연주해도 좋겠지.
'봄날, 벚꽃, 그리고 너'(에피톤 프로젝트)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아, 사월아~~
오늘 네가 벚꽃처럼 떨어지는 날이네. 물론 벚꽃은 이미 그 찬연하고도 짧은 생명을 다하긴 했지만.
벌써인가 싶게 널 맞이했더니, 어느덧 너와 작별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될 줄이야. 허허 아쉽네...
그래, 언제부터인가 널 맞이할 때마다 갖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곤 해.
(장)국영이 형부터 시작해서 잔인함과 기쁨을 갈짓자로 토로하는 널 보면,
흠, 뭐랄까... 막막 위태하면서도 막막 애틋해.

오늘 이렇게 널 보내는 마당.
네게 한 사람 소개시켜주고 싶어.
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래, 내 4월의 여자친구야.^.^
널 만나게 되는 4월만 오면, 벚꽃처럼 내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는 사람.
근 10년이 됐네. 2000년 4월 만난 이후, 니가 오는 달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여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 이 사람, 마츠 다카코.
알지? <4월 이야기>의 벚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어때, 고개 끄덕일만 하지?  너도 아마, 벚꽃과 함께 나리는 그녀를 떠오리겠지?
토하지마.ㅎ 벚꽃의 꽃말은 '뛰어난 미인'이라는데, 벚꽃은 아마 그녈 위해 생겨난 것 아닐까? *^^*

올해도 그녈 꺼내봤어.
어쩜어쩜, 그 모습 그대로니. 너무 좋아~~~
넘넘넘 이뻐서 우왕 살짝 깨물어주고 싶은 걸 참느라 혼났네.^^;;
히죽히죽과 헤벌레를 오가면서 니레노 우즈키의 표정 하나하나 쫓기에 여념이 없었지.
하하, 별 수 있나. 니가 왔는데, 그녈 보지 못한다면 아마 내 심장엔 숭숭 털이 나버릴거야. 우왕.

그녀는 그러고보니 매년 신입생이야.
매년 부모님 있는 훗카이도를 떠나 도쿄로 온 촌닭.
그런 그녈 볼 때마다, 역시나 촌닭인 내가 고향을 떠난 장면이 오버랩되곤 해.
이사짐 정리하는 날, 우왕좌왕, 동분서주, 발만동동 거리는 그녈 보자면 막막 도와주고 싶다규.
그녀를 향해 함박웃음을 막막 지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지. "우즈키~ 오빠가 도와줄게~" 히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그러니까, 그녀는 말이지, 이런 사람이야.
어머니가 재촉하지 않더라도 막막 소개하고 싶은 여자친구.
음, 그리고 남자에게 첫사랑의 이미지로 마구마구 박혀있을 여인.
더불어, 종내는 치매에 걸려 기억이 깎이고 있어도 끝까지 기억을 놓치고 싶지 않은 애인.

혹시 넌 그거 아니?
나  있잖아, 첨 봤을 때, 서점 알바생이 되고 싶었어. 우히.
기억하지? 그녀가 머나먼 도쿄까지 오고 서점을 자주 찾은 이유.
아, 후회막급. 왜 나는 저런 후배가 없었더란 말이냐. 우왕.
인생, 헛살았어, 쿨럭.

그래, 그 사랑의 기적.
우즈키에게만 유명했던 행복한 선배.
그리고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낸 우즈키.
"성적이 안 좋은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기적'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거라면, 난 그걸 '사랑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벚꽃이 흩날리는 건 그래서 기적같은 일이야. 아, 너무나도 아름다운 벚꽃눈. ^.^

마츠상은 내 4월의 여신!
사실, 그녀를 영화에서 만난 건 달랑 2편이 다야.
<4월 이야기>가 처음, 그리고 지난해 본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흠, 뭐랄까. 빗속에 빨간 우산을 들고 나간 그녀가 다시 햇살 속에 돌아온 기분?ㅋㅋ
거기서도 넘넘넘 사랑스럽더라. 오다기리의 속 깊은 여자친구였었지.
그런데 있잖아. 단 한편으로 누군가의 마음 속에서 숨쉰다면,
이 영화가 얼마나 임팩트가 컸는지 알겠지?

비오는 날, 난 빨간 우산이 되고 싶어...정말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니면, 자전거라도. 유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나에겐, 우즈키 같은 4월이 있기나 했던 것일까.
사월아~ 넌 어떠니?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만큼의 농담이지만,
내가 4월에 결혼하게 된다면, 4월에 미친 지독한 사랑에 빠진다면,
그 대상은 나의 마츠상이 됐으면 좋겠어.^^;;
내가 혹시 4월에 결혼식이 있다고 청첩장을 돌린다면,
신부의 이름은 확인할 필요도 없어. 마츠 다카코.
얼빠진 놈, 미친 놈 소릴 들어도,
뭐 잔인한 4월에 꾸는 꿈은 이정도 돼야 하지 않겠어? 하하.

안녕, 나의 4월. 나의 4월 이야기. 나의 마츠상. 내년 4월에 다시 만나.
사월아, 너도 내년에 다시 만나. 안녕...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언젠가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어느해 4월, 마츠의 흔적을 좇아 벚꽃 날리는 도쿄를 찾아갈래.
함께 가 줄거지?^^
☞ 영화가 머문 자리-‘4월 이야기’, 도쿄의 벚꽃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2008.03.17 18:31 러브레터 for U
'도쿄타워'. '남산타워'만큼이나, 일본 도쿄의 상징적인 건축물 혹은 랜드마크인가보다 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타워≫에 이어, 또 다른 소설의 제목으로 등장하다니. (그러나 실은, 도서검색을 해보면, '남산타워'가 붙은 책은 없다. '서울타워'로 검색하면, 퍼즐선물이 달랑 하나 나올 뿐. 그만큼 우리가 소홀한 것이겠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 하나 갖지 못한 문화적 척박함 같은 것.)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전철 안에서 읽는 것은 위험하다"는 카피에, '그래 진짜인지 확인해 보자'는 마음과, 내 좋아라~하는 '오다기리 조'의 동명영화와 맞물린 덕에 덜컥 샀고, 읽었다. (결론적으로 난 울지 않았고, 영화 역시 관람했다. 오다기리 때문에.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랄까.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이하 ≪도쿄타워≫)는, 자식들의, 특히 사내들의 영원한 아킬레스 건인 '엄마' 혹은 '엄니'에 대한 반성문 같았다. 더구나, 어설픈 B급 양아치짓을 일삼던 사내의 구슬픈 사모곡이자 성장기. 작가(릴리 프랭키)의 자전적인 이야기라지만, 소설 속 '나'(마사야)는 세상 거의 모든 아들들이나 다름 없다. 역시나, "남자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비로소 한 몫의 인간이 되는 거야"(p 368)라는 말도, 거의 진실이다.

그렇다. 이 책은 '인간'이 돼가는 한 남자의 성장과 가족사를 다루고 있다. 그 '인간'이 되는 길에 늘 존재하는 엄니. 면면을 보자면, '엄니'는, '나'의 절대적인 기둥이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내리사랑의 지존이고, '때때로' 등장하는 '아부지'는, 어설픈 몰염치에 가까운 한량이다. 아부지 피를 물려받은 나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발에 밟힐 만큼 자유가 굴러다니는 도쿄에서 무위도식하는 놈팽이다. 그러다 차츰 자신의 길을 찾아나서면서 엄니의 존재를 더욱 각별하게 느끼게 되지만.

≪도쿄타워≫에 대한 감흥이 남달랐다면, 아마 그것은 자신의 '엄니'에 대한 생각 때문일 것이다. 자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불효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엄니는 자식을 품을 수밖에 없다. 키우는 행복은 유년 시절 잠시 뿐이라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엄니는 자식을 위해 불구덩이를 지고 살아간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훌훌 털어버려도 좋으련만, 당신의 삶을 찾아도 좋으련만, 그러고보면, 자식은 또한 엄니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다. 마침내 엄니가 돌아가신 뒤에야, 비로소 '불효'를 통곡하며 뉘우치는 자식들의 모습, 익숙하지 않은가.

가난하다는 서글픈 자조 같은 것이 눈곱만큼도 떠돌지 않는 동네에서, 거의 '모자가정'이나 진배 없는 환경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나'의 성장사도 이런 포맷이다. '필요 이상으로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필요 이하로 비춰지는' 도쿄에 와서 홀로 청년시절을 나면서, '나'는 차츰 엄니에게 좀더 다가선다. 모자간에 좋건 싫건 가장 대화를 많이 나눌 시기에 떨어진만큼, 나눌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엄니는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 순리. 또한 일에 치이면서 엄니에게 마음을 쓰는 시간도 줄어들고.

엄니는 그렇다. 어린 시절, 늘 곁에 있었고, 마음대로 그 품을 떠나 혼자 지지고볶다가 훌쩍 다시 돌아가도, 엄니는 한결 같이 자식을 품어주곤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엄니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그런 엄니의 부재가 더 아프게 다가올 법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5년 동안 음악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에 들어갔었던 존 레논이 부럽고, 멋있고, 그같은 아버지의 존재방식에 동경을 품은, '나'였기 때문에. 아부지는 그닥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엄니를 한없이 이상화시키는 건 아니다. 엄니는 그저 우리들의 엄니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도쿄타워≫는 그렇게, 성장소설이다. '나'는 토로한다. "엄니는,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환한 빛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었다."(p330) 이와 함께 깨닫는다. "앞으로도 이승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저마다 그 따스한 추억을 움켜쥐고 묻어버릴 수 없는 아쉬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어떻든 살아나가야 한다."(p396)

그럴 때가 있었다. 열살을 갓 넘기고,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이 마냥 두렵던 시절. 어느날 잠자리에 들기 전이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하고, '엄니도 죽는다'는 것이 상상이 되자, 나는 "우왕" 울음꼭지를 켰다. 놀란 엄니가 후다닥 방에 들어왔고, "엄니가 죽는 게 싫다"는 나의 울음섞인 말에, 엄니는 가만히 날 안아주셨다. 그리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우리 OO를 두고 죽진 않아"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들기셨다. 이제 난 그 말이 거짓인 걸 알지만, 이미 엄니의 품안에서 멀리 떨어져 나갔지만, 불효할 수밖에 운명인 것을 알지만, 가끔은 엄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들이고 싶다.

그래도 나는, 엄니도 내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말썽도 가끔 부리고 속도 가끔 썩였지만,^^; 지금 이때까지, 이만큼 무사히 자라난 것에 대해서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 영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를 먼저 본 탓이려니 하는데,
소설 읽는 중에 오다기리의 얼굴이 오버랩돼서 소설읽기에 다소 지장을 받았다.
오다기리가 너무 잘생긴 탓이다!!!
내가 저 얼굴 만큼만 됐어도 엄니 속 안 썩였을텐데...^^;;;
엄니를 탓해야겠다.ㅋㅋ

그리고, 여자친구로 나온, 마츠 다카코.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여전한 그 아름다움. 누구냐고? <4월 이야기>의 바로 그녀. 사월의 하얀 비 같은 그녀. 나도 저런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왕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록.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개봉 전, 마케팅 차원에서 나눠줬던 휴대용 휴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