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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30 23:53 메종드 쭌/무비일락
봄짓.
4월이 간다. 봄 같지 않은 봄이다. 맞다. 오늘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억수 같은 봄비가 주룩주룩. 헌데, 봄은 모름지기 변덕대마왕.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아이의 몸짓 같아도, 봄이니까. 그래, 봄짓이다. 봄짓, 4월.

벚꽃.
벚꽃이 거진 떨어졌다. 이번 비에 후두둑 끝장을 냈다. 봄비, 벚꽃 종결자.  벚꽃은 피는 순간부터 '벚꽃비'를 잉태한다. 나는, 벚꽃의 몸짓으로 4월을 읽는다. 매일, 벚꽃의 상태를 보면서 하루를 읽는다. 벚꽃은 주목 받는 시기가 무척 짧다. 그럼에도 벚꽃은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한다. 벚꽃 축제. 전국 각지에서 벚꽃은 축제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 그것으로 끝? 벚꽃은 비가 되면서, 어쩌면 슬프다. 봄꽃, 벚꽃.

4월 이야기.

그래. 4월이니까. 내 4월에 빠져선 안 될, 연례행사. 마지막 날에서야 틀었다. 역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벚꽃비가 내렸다. 마츠 다카코는 여전히 대학 신입생이다. 좋아하는 선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대학1학년의 여학생.

그 서툶이, 어리바리함이 더욱 사랑스러웠던 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 이 미친 감성의 소유자. 마츠 다카코. 더 없이 그 감성에 어울리는 여자. <4월 이야기>는 훌쩍 지나가는 4월의 봄날처럼 러닝타임이 짧다. 어떤 사랑이 그러하듯.

봄날, 사랑.




시작.
화려한 벚꽃 사잇길로 이사차량이 들어서는 것으로 <4월 이야기>는 시작한다. 우즈키(마츠 다카코)의 도쿄 입성이다. 춥디 추운 훗카이도에 살던 그녀로선 이 봄, 이 벚꽃이 그리 좋을 수 없다. 좋아하는, 아니 고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했던 야마자키 선배가 있는 도시니, 그가 있는 서점까지 사랑스럽다. 봄빛, 반짝.


미소.
저 미소를 보라. 4월의 여신이 짓는 저 미소. 딴 건 다 필요없다. 이런 미소를 날리는 여자만 옆에 있다면. 세상은 저 미소 하나로도 충분하다. 존재의 이유? 그 따위, 저 미소 앞에서 삭제! 고로, <4월 이야기>를 보고 나면, 세상엔 딱 두 여자로 나뉜다. 저 4월의 미소를 짓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 눈에 콩깍지가 씌인 놈에겐 그녀의 어리바리도 서툶의 미학처럼 느껴질 뿐이다. 때론 아무 것도 아닌 일이 기억에 깊이 각인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4월이면, 저 미소 하나면 충분하다. 4월을 버틸 수 있는 이유. 봄눈, 미소.


흠칫.
놀라면서 전율이 일었다. 저렇게 서늘한 아우라. 저 사진을 처음 보는 순간, 한마디로 '돋았다'. 저 4월의 미소 소유자가 저런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다니. <고백>. 내용이나 그녀의 역할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 사진 하나에 나는 완전 압도당했다. 4월에 볼 엄두, 나지 않았다. <4월 이야기>에 나는 복층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손. 봄밤, 오싹.


기사.
풋풋한 여대상에서 창백한 복수의 화신까지. 기사의 제목이다. 국내 개봉일자로 따지면, 11년, 제작년도로 따져도 그 정도는 될 터.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발목 치마를 펄럭이며 하얀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를 누비던 소녀가 표정이 없는 말투로 슬픔과 분노를 표출하면서 복수를 하는 엄마로 바뀌었다. 대변신. 기사 표현대로 잔인하다. 추억을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살짝 그런 점도 있었다. 아직 <고백>을 보지 않은 건. 지금은 어쨌든 4월이니까. 봄날, 추억.

마츠상.

과거, 그녀를 소개한 적도 있다.( 당신은, 내 4월의 여신...) 사실, 4월에만 거의 떠올리다시피 한 그녀였는데, 기사를 보고 더 좋아졌다. 야망 없음에 대한 '고백' 때문이었달까. "배우라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게 옳지만, 나는 변신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고백>의 내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면, 그건 감독이 끌어낸 것이다. 나는 온힘을 다해 노력했을 뿐이다. 더 나은 경지에 도달하려는 야망이 없는 게 내 문제라면 문제다. (웃음)." 야망 없음을 토로하는 이 무서운 배우. 참고로, <고백>은 지난 2월,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봄신, 여신.

마츠상2.

하나 더 있다. 더 좋아하게 된 계기. 그 시상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던 그녀, 눈물을 흘리며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녀는 삶이라는 선물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배우로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 각인하고 있는, 보기 드문 배우다. 일본 동북부 지진에 대해 그녀가 남긴 말. "지금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갈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진심을 다해 판단하고 선택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렴, 아무나 여신이 되는 건 아니다. 마츠상, 당신은 여전히 제 여신입니다.^.^ 봄밤, '4월의 고백'. 

봄비.

그래. 방사능이니, 최악의 황사니, 봄비 앞을 가로막는 이들은 날려버려~ 그냥, 봄비.

첫사랑을 만나 그에게 빌린 빨간 우산을 들고 쏟아지는 빗속으로 나가면서 환하게 미소 짓던 우즈키. 얼굴 가득 미소.

봄비는 그런 것이야. 봄비가 품고 있는 낭만을 쏟아지게 하는 것.

4월의 봄비 오는 날,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빨간 우산이 되고 싶다.

봄비, 낭만.



4월.

오늘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그 어느해 4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우즈키의 흔적을 좇아 벚꽃비 혹은 벚꽃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도쿄를 누비리라.

빨간 우산도 하나 챙기고, 자전거도 기왕이면 빌려서. 도란도란 <4월 이야기>를 나누면서.

4월이 지나는 봄, 나는 그런 4월을 다시 기다린다. 봄달, 당신.

 
오늘이 지나면,
나는 이제 <고백>을 보러갈 수 있다. 마츠상, 만나러 갑니다~




P.S... 벚꽃, 고백이 함께 맞물린 오늘의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송편(김석훈)이 오늘, 마침내 정원(김현주)에게 고백을 했다. 담백한 고백. "내 여자 합시다." 내가 왜 좋았는지 몰라.ㅋ 정원의 눈이 초롱초롱. 그 돋는 고백을, 정말이지, 그만의 스타일로 해댄다. 그런 닭살 고백을 그렇게 담백하게 할 수 있다니. 중요한 건, 벚꽃 아래에서였다. 나는 벚꽃이 그 고백을 부추겼다고, 벚꽃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다.

벚꽃 고백.

"누군가한테 내 마음을 주고, 슬픔을 주고, 내 시간을 준다는 게 나한테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오래 망설였어요... 나보다 내 눈이 먼저 당신을 보고 있고, 나보다 내 마음이 먼저 당신을 담고 있어요. 좀 더 버텨보려 했는데 더이상은 무리에요.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방. "내 여자 합시다. 친구 때려치우고 남자, 여자로 만나 봅시다, 우리." 하악하악. 내가 송편이 된 줄 알았다. 왜 그리 좋아서 바둥댔는지. 흥, 벚꽃 때문이다. 나도 벚꽃 아래서 고백하리라! 송편과 정원, 건투를 빈다. 진심이다. ^_^

근데, 정원이 나는 좋아 죽겠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한 적은 처음이다. 꺄아아아아.

내일이 다시 기다려진다. <반짝반짝 빛나는>, 짱이다. 4월의 고백, 반짝반짝 빛나는.
 
엉뚱하게도, 김수영 시인의 [봄밤]이 생각나는구나. 그래, 4월의 도쿄, 벚꽃눈이 내리는 봄밤, 나는 [봄밤]을 읊조리며 고백한다. 그 고백의 당사자,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그날엔 이 노래를 연주해도 좋겠지.
'봄날, 벚꽃, 그리고 너'(에피톤 프로젝트)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
A. 말하자면, 나는 야구소년이었다.
야구를 잘했냐고? 선수였냐고? 워워. 일단 내 말부터 찬찬히 듣고 얘기하자.

내 기억이 닿는 한, 가장 먼저 접한 스포츠는 야구.
글을 읽기 시작한 때부터 소년은, 야구라면 무조건 읽었다.
집에 배달되는 스포츠신문(일간스포츠)의 야구부터 챙겨봤을 정도.

오죽하면 그 어린 나이, 소년은 야구를 스크랩했다.
그땐 고교야구가 지금과 달리 대세였는디, 고교야구를 꼼꼼히 챙겨 오려서 스크랩북에 고이 붙이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소년. 물론 프로야구가 대세가 되면서 옮겨탔다.

그러니까, 조그셔틀로 생의 기억을 최대한 돌려보면,
내 생애 최초의 Addiction은 야구였다, 야구.


B. 야구를 사랑한다면, 아이러브 Baseball.
방송 프로그램 홍보가 아니라, Baseball은 소년 시절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내 사랑, Baseball.

학교가 끝나면 매일 같이 야구였다. 비가 오면 하늘이 미웠다.
아버지를 졸라 야구 장비를 마련하고 끝내 유니폼까지 맞췄다.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회색유니폼에는 'LOTTE'라는 딱지가 떡하니 붙어있었다!)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가족들은 종종 구덕야구장을 찾았다.
와우, 야구장, 참 크고 멋있다. 소년에겐 야구장이 그랬다. 


한때 나는 동네야구계에서 군림(?)했다.
동네 형들이 '야구하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은 까닭에, 내가 왕고였다.
어린 동생들을 겁박(?)해 에이스 노릇까지 하면서 치고 달렸다.
물론 포볼공장 공장장이었다. 동생들은 투덜거렸지만, 끝까지 '쌩'깠다.

지금은 그런 모습 보기 힘들지만, 참 많이도 도망다니고 어른들에게 혼났다.
아파트 유리창을 깨고 차에 흠집을 냈기 때문이다.
밥보다 야구였다. 조명도 없는 곳에서 우리는 공을 던졌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때, 세상은 'Baseball Heaven'이었다.


C. 물론, 즐김이 우선이었다.
무조건 야구가 좋았던 시절. 그러다 불이 붙었다.
내 자연스레 응원하던 연고팀 노떼 자얀츠(롯데 자이언츠)가 1984년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을 했다. 완전 극적인 우승이었다.

마지막 7차전에서 역전 3점홈런을 때린 유두열 아저씨.
내 같은 반 급우의 외삼촌이었다. 녀석까지 덩달아 영웅이 됐다.
Champion.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지 처음 알았다. 아, 세상엔 이런 희열도 있구나. 그리고 8년 후, 다시 희열이 찾아왔다.

1992년, 서울에 올라온 촌놈이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노떼와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의 경기.
끝내줬다. 4승1패, 다시 한 번 Champion.

아, 나의 10대는 그렇게 행복하였노라.


D. 야구만화, 신난다 재미난다.
야구소년에게 야구보기, 야구하기만큼 좋아하는 것이 생겼는데, 그것이 야구만화.

생애 첫 만화부터 야구만화였다. 이현세 작가의 ≪제왕≫.
(그전부터 만화를 봤지만, 만화방에서 본 최초의 만화가 ≪제왕≫이었다!)

만화방 골수분자가 된 나는, 야구만화라면 '닥치고 본책 사수'였다.
내용 따위, 작가 따위 거의 가리지 않고 넘겼다. 이유 따로 있나, 야구앞에.

그렇게 당시 나의 Desire는 야구였다.
그렇다고 정식 선수가 되길 바란 것은 아녔다.
난 이미 동네야구 선수였고, 야구인이었으니까! 누가 뭐래도!

세상, 아니 한국의 모든 야구 만화를 섭렵하다가 만났던 이 작품.
≪H2≫!

훅~ 갔다.
이전까지 본 모든 야구 작품들을 무위로 돌릴만큼의 강력한 포스!
야구 만화의 모든 것.
세상 모든 야구작품을 합쳐도 따라오지 못할 폭풍간지.
내 생애 가장 뭉클하고 짜릿했던 야구만화였다. 
아니 '야구'를 빼도 무방할 정도의 내 생애 최고의 만화를 만났다. 심봤다~~~


E. 히로(≪H2≫의 주인공)는 나의 영웅(Hero).
깜빡 지나친 첫사랑에게,
"너한테 야구를 빼면 뭐가 남니"라는 말을 듣는 '본투비 야구소년', 히로.

나는 히로에 푹 빠졌고, 내 모든 감정을 이입했다.
아마 당시 내 감정은 이랬을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히로로 태어나고 싶다.'

야구소년 히로가, 야구인 준수에게 미친 Effect는 예사롭지 않았다.
말하자면, 히로 Effect.  

한 번 보자. 히로와 그의 라이벌, 히데오(히데오 역시 영웅이라는 뜻)의 비교.

히로의 절친이자 고교야구 최강 타자 히데오의 야망 스케줄은 이렇다.


* 갑자원 - 프로야구 - 신인왕 - 올스타 출장 - 개인 타이틀. 팀우승 - 많은 기록을 남기고 은퇴 - 해설자에서 감독까지

와우~ 고교야구 스타 플레이어이자 최고 타자다운 스케줄이다. 
허허, 하지만, 나의 히로는 상대적으로 야망(?) 없는 플레이어다.

"뭐, 야구야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할 거지만. 난 동네야구든 뭐든 괜찮아."

'야망의 세월'따윈 필요없는, 허허실실 낭만적 한량 같으니.
명색이 두 사람 라이벌인데, 히로는 이래도 되느냐 싶겠지만,  

동네야구라도 상관없다는 그 태도. 나는 그 태도가 한없이 좋았다.

더구나, 비키니에 혹하고, 성인잡지라면 눈 반짝이는 십대의 야구소년이라니.
(<- 흠, 이건 십대의 나와 아주 비슷했다!)  

서울이라는 정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한다는 강박이 짓누르던,
야망을 채우기 위해 남을 짓밟는 경쟁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시절에,
아, 그러지 않을 수도 있구나.    

물론, 히로는 "야구하고 있으면 꽤 멋진" 야구소년이자 남자다.

오진때문에 잠시 멈췄던 야구 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히로도 히데오와 똑같이 이런 딱지를 붙인다.
하긴 누가 라이벌 아니랄까봐.

목표
갑자원

히로의 이 목표는, 히데오에게 공 던지는 재미(!)를 알아버린 탓이다.

고로, 히로는 말하자면, 야심가다.
히데오처럼 어떤 지위를 확보하거나 성취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야구가 좋아서, 어떻게든 야구를 하는 일이 점지된 소명임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라이벌이지만, 다른 두 영웅.

나는 그래서, 히로가 되고 싶었다.
나의 행보도 조금씩 변모해갔다.
히로가 나의 영웅인 까닭이다.

두 영웅, 라이벌 중에 히로를 선택한 이유!



F. ≪H2≫, My Favorite!
히로 덕분이다.
히로에 푹 빠진 덕분에 내 마음이 낭떠러지에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다는 아니다.
재미에서도 ≪H2≫는 극강이다.
감동에서도 ≪H2≫는 작렬이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되레 흠좀무(흠 좀 무서운걸)? 

나는 감히, 아다치 미츠루 작가는 천재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의 야구만화는 보는 이를 들끓게 만든다. 감정을 엄청 흔든다.

사실 그의 만화 모든 작품은 내용이 빤~하다.
딱 보면 답 나온다. 구도 또한 진부하다.
그런데도, 그의 세심한 터치는 그 모든 단점을 깔아뭉갠다.

≪H2≫는 아주 유명한 작품이고, 좋아하는 사람도 엄청 많다.
그럼에도, 혹 당신이 이 작품을 안 봤다면, 무조건 무조건이다.

하루까는 히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후회되니? 히까리를 히데오한테 소개한 것."

히로는 곰곰 생각하지만, 나는 일말의 망설임없이 말할 수 있다.
"후회하지 않아."

아니, 뭘 후회하지 않아?
당신에게 이 작품을 소개한 것!
내 사랑을, 내 Favorite을 당신에게 소개한 것!!


G. 다시 ≪H2≫를 꺼낸 것은,
'이제 겨우 플레이볼 했을 뿐이야'라는 글 덕분이다.
이 글에서 나는 정말이지 어찌할 수 없는 무한 희열을 찌리릿.
꺄오~ 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었달까.

그 블로거의 글을 나는 무척 좋아하는데,
내 사랑하는 ≪H2≫를 그 역시 좋아하다니!

내가 마음에 품고 소중하게 간직한 것을,

누군가 역시 그렇다고 하면 그 사람이 무지 친근해뵈고, 가까워진 그런 느낌.
그가 나와 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게 괜히 흐뭇해지는 그런 것.

그러니, 그가 말한 ≪H2≫에 대한 이 이야기도 덧붙여야겠다.



동의한다.
그러니 그 사람도, 나도 Guarantee한다! ≪H2≫를.
당신도 ≪H2≫를 보면, 동참하고 싶을 게다.
아니면? 그럼 당신은 우리와 다른 족속인 게지.ㅋ 

어떤 작품이든,
사귀어 보니 겉만 멋있는 게 아니었던 히까리처럼 추첨운이 따를 수도 있고,
하루까처럼 멋있다싶은 사람은 거의 다 겉만 번지르르한 뻥튀기일 수도 있지만,
이번엔 뻥튀기가 아닐거야.

아, 내가 Guarantee한다니까!


H. ≪H2≫의 'H'는 히로와 히데오의 이니셜, '2'는 두 사람을 가리킨다.
두 영웅은 확연히 '다르다'. 야구를 놓고도, 사랑을 놓고도 라이벌이지만.
어느 누구를 응원하고, 누구에게 감정이입할 것인지는 당신의 몫이다.
두 영웅의 라이벌 대결은 정말 흥미진진, 그 자체다.

물론, ≪H2≫, 히까리와 하루까를 가리킬 수도 있다.
두 소녀도 가만 보면, 라이벌이다. 것도 흥미진진.

짧은 가을 떠나보내고, 예기치 않게 겨울이 훌쩍 다가온 시간.
사랑으로 받은 상처, 사랑으로 치유하라는 말이 있듯,
야구로 받은 상처, 야구로 치유하는 것일까.

내 손에는 ≪H2≫가 쥐어져 있고,
나는 다시 플레이볼할 내년 시즌을 고대하는 '기다림 모드'로 바뀌고 있다.

내 가을야구는 안타까운 참사로 끝이 났지만,
나는, 여전히 야구인이다.

그래서 나는,
야구는 9회말 2아웃에서도 역전될 수 있음을,
야구는 3할만 치면 엄청나게 잘 치는 것임을,
야구는 시즌이 끝나면 다시 시즌이 올 것임을,

여전히 믿고 있다.

나는 이 긴 겨울을 버티고 견딜 것이다.
죽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까지 존재한다면,
나는 여지없이 호들갑에 오두방정을 떨어대면서,
당신도 익히 예상하듯, 이리 씨불댈 것이다. "봄은, 야구와 함께 온다."

그 모든 것은,
야구 뿐 아니라, 생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것을, 믿고 있다.

그래서 생이 움푹 파인 순간,
≪H2≫의 그들이 그랬던 마냥,
나는 당신 손을, 당신은 내 손을 잡는 것임을, 믿고 있다.

I 믿 You!


H2.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  
많은 사람이 알고, '이제 겨우 플레이볼 했을 뿐이야'에서도 언급됐다시피, ≪H2≫의 자장에서 비롯된 노래다.

덧붙이자면, 그 노래 가사는,
히로가 히까리에게 느끼는 감정,
히까리가 히로에게 느끼는 감정,
히까리가 히데오에게 고백하는 감정 등으로 엮여 있다.

≪H2≫를 보고,
<고백>을 들으면 그 노래 더 팍팍 꽂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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