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거야."



아, 이 말 참 좋다.
오랜만에 꺼내본 말인데, 속으로 읊조릴 때도, 입 밖으로 꺼낼 때도 참 좋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영화 <좋아해>의 좋아하는 대사다.^^

내 좋아하는 당신도, 한 번 입 밖에 내봤으면 좋겠다.
참, 이 음악, 꼭 틀어놓고 해봐야 한다.


나는 당신이...
나는 당신을...
참 좋다. 참 좋아해.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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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사랑하긴 쉽지만,
(물론, 쉽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왜 이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누구에게 들은 건지 기억나진 않지만,
늘 실감, 빠득빠득 나고 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곧,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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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마도, 봄의 끝-여름의 시작 무렵이었을 거야. 콘서트를 봤어. 노래가 흘렀고, 사람들이 환호했으며, 이야기가 넘쳤다지. 그리고 그 가운데, 한 약속이 있었어. 무대로 한 쌍의 커플이 불려 올라갔고, 여느 무대에서나 볼 법한, 흔해빠진 프로포즈 타임이 펼쳐졌어. 남자가 사연을 보내서 채택이 됐나 봐. 사실 그런 프로포즈, 사랑 그 자체의 사랑보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용 쓰는 투쟁 같은 측면도 있지만, 때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뭉클할 때가 있지. 이 날 이때가 그랬어.

정확한 사연은 기억나질 않아. 다만, 손발 오그라들었다는 정도. 블라블라, 이야기를 풀던 구애남이 마침내 던진 결정구는 이것이었어. "Will you mary me?" 그러니까, 나랑 결혼해줄래? 익히 예상했던 말. 더 나가보자면, 뻔하고 식상하며 상투적인 그 말.

그럼에도 아! 그 순간은 마법 같은 순간이었어.

주술이었을까. 그 구애남, 혹시 연애술사? 호잇~


여자는 이 프로포즈를 기꺼이 받아들였어. 아마도 두 사람, 여길 오기 전, 사전 교감이 있었겠지. 두 사람에게 장래 계획을 물었더니, 이 구애남, 준비라도 해 둔 양, 좔좔좔 보따리를 푼다. 연인과 꿈꾸는, 행해야 할 혹은 행하게 될 행위를 나열한다.

그건 약속이었어, 약속. 자신의 연인을 향한, 수많은 관객 앞에서 자신의 의지를 증명 받기 위한. 그 약속, 어쩌면 시간의 풍화작용 앞에 탈색돼 버리거나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런 염려를 퉁~쳐버렸다. 그 남자의 진심일 확률 99.587%. 여기는 곧, 그 연인의 약속의 장소.


모르긴 몰라도, 그 약속,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구애남의 삶 일부를 규정하는 무엇으로 자리매김했을 거야. 물론, 두 사람의 이후 행보는 몰라. 결혼을 했거나, 헤어졌거나, 아니면 여전히 결혼하지 않은 연인으로서 관계를 맺고 있거나. 약속, 지키고 있거나 혹은 산산이 흩어졌거나.



약속은 때론 분명, 그럴 수도 있어.

한 사람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무엇이 될 수 있지. 깨지라고 있는 것이 약속이라는 말도 있지만, 깨려고 하지 않아도 깨질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빛으로 물든 세상의 중심에 있는 누군가를 향한 약속이라면, 그건 거부할 수 없는 계시!!!

히로키에게도,
사유리는 그런 존재였지.


“사유리가 빛으로 물든 세상의 중심에 있는 듯이 보였다.”


반짝반짝 눈이 부셔, 예예예예~♪

맞아. 내 또 다른 블로그가 품고 있는 그들이야. 사유리와 히로키. 그래서, 블로그 타이틀도,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을 그대로 딴. 얼마나 이 작품을 알싸하게 봤으면 타이틀을 그대로 붙였겠어, 그치? ^^ 넌 이미 눈치 채고 있었지?

모든 것은, 약속에서부터 비롯된 거야. 빛으로 물든 세상의 중심, 사유리에게 던진 히로키의 약속. 언젠가 방과 후에 했던 히로키의 다짐. 아, 그러고 보니, 그때도 여름이었구나. 딱히 시대를 알 수 없는 일본의 한 작은 도시. 중학생 히로키가 절친인 타쿠야와 함께 매혹된 것은, 동경하는 것은, 츠가루 해협 사이에 국경너머로 솟아있는 거대한 탑이었어. 더불어 히로키에게 절대 동경의 대상이었던 사유리. 아, 아름다운 소녀.

내게도 그때, 여름이었다.

모든 약속은 여름에 하는 것일까. 그건 모르겠다. 어쩌다가 여름이라는 계절이 맞물렸을 뿐이겠지. 노을, 가지를 내린 가로수, 가로등 불빛, 우리 마음을 비춰주던 그해 여름의 풍경. 아직도 난 기억해. 넌 그날 우리가 걷던 그 길이 그려지니. 

구름, 햇살, 노을, 손등을 기어가는 작은 무당벌레. 히로키에게도 그런 날이었어. “난 저 탑까지 갈 거야.” 다짐이었고, “너와 함께”는, 약속이었지.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이 될지라도, 그때만큼은 진심이었어. 히로키는 늘 그 탑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만큼 절박했으니까. 매우 중요한 뭔가가 거기에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그는 거기에 가야했던 거야.


하루키에게 그 특별했던 여름. 이곳에서 사유리와 함께 저 탑을 바라보며 했던 조그만 약속. 우리도 아주 조그만 약속이었어. 이루지 못할 무언가도 아니었지. 우리가 다시 돌아갈 그곳에서 만나기만 하면, 대수롭지 않게 지킬 수 있는 약속이었다. 물론 그 약속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때의 우리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겠지. 약속을 지키지 못함은, 두 사람의 관계가 끊어졌음을 의미하듯 말이야.  

하긴 아무도 모른다. 그때는, 약속이야 어쨌든, 그곳 그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았으니까. 히로키에게도, 나에게도 그랬어. 약속을 하던 그 시절, 사유리와 세상은 얼마나 빛났던가. 사유리 하나로 세상이 빛날 수 있음을 확인한 이 중학생은 또 얼마나 조숙한 건가. 놀랍지 않나. 물론 그런 나이 따윈 중요하지 않지만, 그의 독백을 듣노라면, 그의 동경이, 그의 애정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쉬이 짐작이 갈 거야.

“3천만 명 이상이 사는 이 도시에서 만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하나 아닌 둘이 있을 때, 그리고 군중 속의 외로움.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그는 깨달았나 봐. 이별할 때, 혹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없을 때, 위로랍시고 던지는 이 말들. 세상의 반이 여자라고, 세상의 반이 남자라고. 사실, 그건 위로가 되질 않음을 알지? 그 위로, 사실이긴 하지만, 진실은 아니잖아. 그 여자도, 그 남자도, 세상엔 단 하나뿐인 존재거든. 그 여자를 대신할 수 있는 어떤 여자도 없으며, 그 남자를 대신할 남자도 없으니까.

그러나 갑자기 사라진 사유리.
어떻게 된 일이지? 사유리가 사라졌어.


생각해 봤어. 히로키에게 사유리 없는 세상을 버티고 견디게 한 것은, 그 약속이 아녔을까. 히로키에겐 가끔 꿈에서나마 찾아야 하는 사유리였어. 어딘가 차가운 장소에 홀로 남겨진 사유리를 필사적으로 찾는 꿈. 그럼에도 결국 사유리를 찾지 못한 채 깨고 마는 꿈. 그런 꿈에서 깨어나면, 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는 기분에 시달렸지. 그런 히로키를 버티게 견디게 해 준 것은, 지켜야 할 약속이었을 거야. 내가 그랬기에 말이지.


그래, 그때 내가 먼저 돌아왔잖아. 당신을 여전히 그곳에 두고. 당신 없는 이곳을 버티고 견디게 한 것은, 당신과 내가 나눈 그 약속 때문이었던 것 알아? 아마, 모를 거야. 내가 늘 꿈꾸던 건, 당신과 나눈 약속이 지켜지는 순간이었지.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아마 내 심장은 터져버릴 거라고 확신에 가까운 착각을 하고 있었지, 나는.  

“이제는 이미 아득한 그날, 저 구름 너머에 그녀와 약속한 장소가 있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약속은 현실을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어. 시간의 풍화작용에 깎이고, 얼룩도 지고 말겠지만, 어떤 순간에 내뱉은 약속은 그런 것들이 별반 무쓸모 아니겠어. 그건 어쩌면 격렬한 아픔이기도 해.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니까 말이야. “어느 틈에 난 이런 아픔을 안게 됐을까”라고 되물어도 당최 답이 없는 현실도 있으니까.

사실 히로키가 부러웠던 건, 약속을 지켜서가 아니었어. “널 계속해서 지켜줄게, 약속할게”라는 약속 이후의 약속을 할 수 있어서도 아니었고. 아, 물론 그런 것들이 아예 없다고 하면 새빨간 뻥일 테지만, 그것보다 약속을 향해 기다릴 수 있었다는 것. 어쩌면 그 기다림, 뼈가 피부를 찢는 듯 격한 아픔이었을 수도 있겠지. 그래도 ‘언젠가는’이라는,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어서 부러웠다.


내 가난했던 영혼을 채워주었던 당신. 그런 당신과 했던 약속. 그 약속이 영원히 지켜질 수 없는 ‘미제’로 남은 순간을 나는 기억해. 그저 박제되고 봉인되고 만 그 약속. 그래, 기약 없는 기다림 때문에 바람 빠진 자전거처럼 흐느적거리진 않아도 되지만, 대신 자전거 핸들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는 순간. 줄곧 당신을 향하던 자전거가 갈 곳을 몰라 휘청거려야 했던.

어디에서였더라. 이런 말이 있었어. “나는 한 줄 책에 실린 글귀에 위안을 받고, 퇴근하는 저녁 길에 머리 위로 떠오른 초승달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에 불과했다.” 알다시피, 나 역시 그런 사람이잖아. 한 줄의 약속에 위안을 받고, 매일같이 퇴근길, 약속의 장소를 떠올리며 하루를 지탱했던 나는, 구름의 저편을 원망하며 살아야 했어. 

그래도, 사유리와 히로키는 내게 또 하나의 ‘약속’을 알려줬어. “약속의 장소를 잃은 세상이라도, 그래도 앞으로 우린 살아갈 것이다.” 잃어도, 그것이 내가 아닌 세상에 의한 것일지라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것. 어쩌면 히로키가 사유리 없는 세상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약속’이 아니라, 그것이 삶이기에 가능한 게 아녔을까.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염원이 담긴 비행체 ‘벨라실러’는 그런 생의 욕구를 에너지원으로 삼았던 것은 아녔을까.

함께 탑까지 날아가자던 우리의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지만,
우리가 했던 변치 않을 약속은 구름, 햇살, 노을, 손등을 기어가는 작은 무당벌레에도 고마워하면서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는 것.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곳과 소외된 세계에 닿았던 당신의 몸과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벨라실러를 타고 가는 것. 그것이 어쩌면 우리의 또 다른 약속. 나도 히로키를 따라. 당신을 계속해서 지켜줄게, 약속할게. 함께 탑까지 날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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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갈대', 금강님이,
나으 등쌀(?)에 밀려 쓰신 것으로 추정되는,
(그렇다고, 불법 사찰이나 협박을 한 것은 아님ㅋ)

<브로크백마운틴>에 대한 리폿을 보자니,
맞다, 게보린~!

요즘 나으 뇌주름 일부를 마비시키고, 일부 짜증 이빠이 감정을 부르는,
어떤 주변 상황들에 대한 현명한 매듭 풀기. 


(결별과 재결합 등을 거쳤고, 지금은 연인 사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니퍼 애니스톤과 결별할 당시 존 메이어의 이너뷰 기사 중 일부라고 했는디.

메이어는 그간 그들의 결별에 대한 악성 소문에 대해 "거짓도 속임수도 아무것도 없다"며 부정했다. 그는 또 "그녀는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가장 똑똑하고 세련된 여자"라며 헤어진 여자 친구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다르며 각자 다른 공감대를 지니고 있다"며 "홀로 있고 싶어 관계를 정리했다. 어떤 게 옳지 않다면 누군가의 시간을 소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마, 이왕 찢어진 거 부욱 확실히 찢어졌으면 좋겠다.
남의 일이라고 쉽게 얘기하는 거 아니라고?
띠바, 물론 내가 속속들이 그 사정을 아는 건 아닌데,
나한테까지 악영향이 미치는데다, 나의 이해까지 필요없겠지만,
그렇게까지 자신을 깎아먹고 마음 다치면서까지 억지로 지탱할 이유들이 있나.

메이어의 말,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 아냐?
아예 다른 공감대, 즉 서로가 상대의 성감대를 더 이상 자극할 수 없다면,
차라리 혼자 있는 게 낫잖아. 혼자 오랄한다고 지랄 빨아봤자 목석인데 어쩌라고.

누군가의 시간을 낭비하고 소비하는 건, 죄가 아니더냐!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것까지도.

구닥다리 꼰대들의 이런 말씀, "다른 사람들 어떻게 볼래?"
띠바, 다른 사람 눈치만 보고 살라는 말씀?
자기 머리속 타인의 시선에만 평생 끌려다니라는 허튼소리?

물론, 며칠 전에 씨부렸듯,
사랑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사자의 선택이 되어야 하고,
이별도 역시 당사자의 선택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한 번 사는 건데, 그렇게 남만 배려(?)하시고 생각하다가 뒤질 건가.
그래도 살겠다문 쫌 제대로 살던가.
<브로크백마운틴>도 못 봤으면서...(맥주맛도 모르면서?...)   

띠바, 좀 욱~했다.
십장생! 시베리안허스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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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순한 이치임에도 어떤 작자들은 잊고 사나봐.
특히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경우라면 더욱.
혹은 연예인이라면 쌍심지를 켜기도.

사랑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사자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 것.

뭔 말이냐고?

조안과 오만석, 그리고 박용우.

오지라퍼들, 뭘 그리 입방아를 찧어대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들이 무슨 지구위 모든 사랑의 재단사라도 되는 양.
아예, 사랑하려면 뉘들의 검증을 받으라고 말하라.
꼴불견에 토나와. 뷁.

그들 각자 사랑하고 이별하게 내비두삼.
너나 잘 하든가. 쯧.

조안 & 오만석, 힘내세효~
나도 당신들 잘 몰라도, 두 사람 사랑한다면,
못된 오지라퍼들 때문에 포기하거나 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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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며칠, '봄비'가 왔다. 꽃샘추위와 함께 나린 비.
감히 봄비라고 붙이기 민망했던 비. 춥다.

그 빗속, 문득 심장이 기억한다.
길모퉁이를 돌다 우연이라도 만나진 못하지만,
다시 만나도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을 것을 알지만,
아직도... 두근두근.

봄, 많이 아팠다.

아팠고, 아팠고, 아플 수밖에 없었던 그 지나간 봄.

함께 지을 수 있는 우리의 말간 웃음이 없었던 유일했던 계절.

 
그래도, 나는 봄이 좋다.
이유? 그냥 봄이니까. 봄봄봄.
그러고보니, 난 싫어하는 계절이 없다. 싫어하는 날씨만 있을 뿐.

지난달 20일, 밤삼킨별 카페를 처음 찾았던 기억.
희한하게, 몹쓸병도 생각났다. 아무도 모를 내 어떤 흔적.


너, 나 보고 싶니... 기억 하니... 아직도.. 두근두근

[현장취재]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더필름


‘몹쓸병’.

수 년 전, 아무도 모르던, 내 첫 블로그에게 부여한 이름.

녀석은 툴툴 거렸을 것이다. 내가 토해놓은 몹쓸 얘기들 때문에.

기억의 토사물을 거르지도 않고 받아냈어야 할 괴로움 같은 것.

지금은 없다. 몹쓸 짓도 오래하면 질려. 녀석에게도 미안했고.


기억을 떼는 가게.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라면,

생각해봤음직한 솔깃한 소리.

미셸 공드리<이터널 션사인>은,

그것을 보여줬으나, 결국 어쩔 수 없더라.

그 기억은 어떻게든 꿈틀댄다.

내 DNA에, 내 몸에,

내 심장에 박혔던 또 하나의 생명.

어쩌란 말이냐. 그 기억 없인 나는, 내가 아닌 걸...

 

실연, 이라고 표현하자.

사랑이 떠났다. 사랑에 다쳤다.

그 처 죽일 놈의 사랑이 내게 번지지만 않았어도.

실연의 아픔. 그러니까, 어떻게든 사랑에 다치고 앓았던 순간. 모든 것은 잿빛이었다.

몸도, 가슴도, 머리도.


그 언젠가, 이렇게 적었지. 말하자면, 실연 극복법!


실연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는, 실연을 현실 그 자체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쉬고,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시절은 갔다. 실연은 그 모든 것을 추억으로 품게끔 강요한다. 그 강요로 인해 나는 갈증에 시달리고, 길을 걷다 눈물에 젖고, 골방에 처박힌다. 세상 모든 슬픈 노래는 나의 몫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연을 온전히 나의 몫으로 감당한다. 실연으로 인해 나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실연 이후의 나의 모든 행동과 의식 모두가 그 강요의 극복을 위한 것이다. 실연을 실연 그 자체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극복은 이뤄질 수 있다. 믿지 못할, 아니 믿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내가 실연에 대처하는 자세.


한편으로 실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왜 극복해야 하는가. 실연은 실연 그 자체로 소중한 경험이다. 실연이 없었다면, 미처 경험하지 못할 행동과 감정이 지배할 것이다. 그래서 실연은 우리 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 실연을 소중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연 이전의 사랑을 생각하라. 사랑에 고마워해라. 나의 세계가 넓어졌음에. 또한 실연으로 나의 세계가 더 넓어졌음에.


사랑, 참 죽지도 않는 인류의 레퍼토리.

아마 영원히 죽지 않겠지.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또한 사랑과 이별.

왜냐고? 그 사람과 나의 사랑은, 이별은, 세상에 단 하나니까.

어느 사랑과도, 어떤 이별과도 같지 않은 오직 그 사람과 나만의 것.

사랑이 불온하듯, 이별 역시 불온하지. 왜냐고? 모든 것을 바꿔놓으니까.


그러면서도 난 우스워.

하루 종일, 빈틈없이, 촘촘하게, 네 생각만 하던 내가,

내겐 말이야, 온전하게 그 존재만으로도 세상이었던 너였는데,

그렇게 우리, 한때 너와 나라는 우주의 모든 걸 바꿔 버릴 만큼 사랑했는데,

이제 아무 느낌, 욱신거림도 없어. 왜 이러지. 나, 이래도 돼? 당신, 그래도 돼? 


길었다. 괜히. 사랑... 얘기라 그래. 알지?

지난 20일. 펄펄 날던 겨울 추위를 진정시켜 잠시(?) 멀리 떠나보낸 토요일의 햇살 푸르른 오후. 서울 압구정동 B.B카페. 올해로 아마 4년 째, 매년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는 내 다이어리 친구의 산모, 밤삼킨별(bamsamkinbul,  http://blog.naver.com/bamsamkinbul)이 빛난다는 장소. 이날, 별빛에 어우러진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준,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더필름 지음|바다봄 펴냄) 저자의 북콘서트 겸 쇼케이스. 더필름. 노래하는 가수이나, 오늘만큼은 책의 저자로 다가오다.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혹은 위로, 아니 독설(?)이었나. 정오를 약간 넘어선 시간, 자신에겐 정말로 이른 아침이라며 잠을 제대로 못자서 눈 아래 시커먼 원(다크서클)을 그려 넣은 로티(롯데월드 캐릭터)의 모습으로. 사랑에 다쳐본 당신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바보들에게, 바보 같은 이들에게...



더필름의 이야기를, 노래를 듣기 위해 혹은 그를 만나기 위해 맹렬히 달아놓은 댓글들.

어쩌면 감성포엠에세이,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에 꽂힌 댓글들.

댓글에 담긴 마음길. 그래서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있다.

댓글로 떠올리는 그 이. 때론 재미있고, 때론 신기하다.


긴 것보다 짧은 게 더 강렬하더라고요. (웃음)

바다봄(출판사)에서 웃으면서 (댓글을) 넘겨줬는데, 밑줄 그으면서 읽고, 테마를 잡아봤어요. 첫 번째 분, 무척 강렬했어요.

‘사랑에 대한 고질병이라고요? 없다고 볼 수밖에요. 21도짜리 소주 댓병으로도 치유되지 못하는 것 아니에요?...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뇨?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겠지요.’


처음 느낀 건, 이건 혹시 분노? 헐~ 왜 이리 분노에 차 있을까.

다시 읽어보니, 흠.. 이 책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분이 아닐까.

상당히 강렬한 분노가 느껴지긴 해도, 나도 그런걸 뭐.

분노가 있어야 글도 써지고, 음악도 나오거든요. 

이 분 덕분에 영감을 받았어요.



잠깐 돌아가자면,

감성포엠에세이의 탄생 비화.

미니홈피에 글을 썼어요.

3년 전 헤어진 사람이 있었는데, 소주 21도짜리 댓병을 마시고, 에잇...


처음부터 충고하겠다고 쓴 것? 천만에!

사람들은 그래요. 충고가 아닌 위로가 아니냐.

제가 생각하기도 위로가 맞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잘 안 볼 거 같아. 제목이 자극적이어야 당신들도 볼 거잖아요.

도전을 불러보는 제목으로 가자! 이놈은 대체 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기에...

그러니까, 낚시질?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라는 글을 책으로 펴내자는 제의를 처음 출판사로부터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그럴 자격이 되나?...’였습니다. 충고라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에 바보 같은 사람일지 모르는 내가 충고라니. 사랑에 관한 내 개인적인 오답노트를 공개하는 거잖아요. 창피했습니다. 저는 물어봤지요. "제가 그럴 자격이 됩니까?" 그랬더니, 출판사 측에서 웃으면서 "물론이죠, 됩니다, 되고 말구요.." 하시더군요. 왜 웃으셨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아 보이는 내 질문에 웃음이 나신 걸까요?”(p.344)


(사랑의) 상처에 많이 데여서 날카로운 턱 선을 가진 가녀린 이미지를 상상해요?

예민하고 섬세한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

고생 안 해봤을 것 같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동글동글해서.

그렇다고! 상처가 없는 것 아니에요. 섣부른 선입견은 금물.


알죠? 선수들은 외려 충고를 잘 안 해요.

책의 전체 테마로 잡은 것 중의 하나가 바보. 저 같은 바보가 많은 것 아닐까.

그런 분한테는 제가 먼저 아파본 사람으로서, 특정화된 사람들에게 향한 충고는 맞지만.

오늘 제 홈피(www.cyworld.com/mightbe)에 들어가서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를 포스팅 했어요.

딱 3000회 때, 봤어요. 기분 좋더라고요. 3000회의 바보들. 우린, 그렇게 바보들.



“어쨌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나 같은 바보들일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보며

옛 기억에 젖은 사람들은 바보들일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한 장면이라도 저와 같은 추억을

떠올린 사람들도 바보들일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연인에게 넌지시 건네 놓고

아닌 척, 쿨한 척 얘길 꺼내는 사람들도

바보들일테지요.


어쨌든 이 책을 가져와

‘따뜻한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읽어야겠다’ 싶은

당신도,

나도, 

우리도,

바보...들 일 테지요.


맞 죠?

맞 지 요 ?


.. 아닌가요?

바보들만 읽으세요.

바보가 아닌 사람은 읽지 마세요.


이 책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보들에게 바칩니다.” (p.347)


한 곡 들려드릴게요.

저 원래 상처 안 받고 해피하게 살았던 사람인데. 하하.

지금 3집을 내서 활동 중인데, 1집이 되게 순수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2~3학년 때까지 썼던 글인데, 이런 곡을 썼어요.

상처 받기 전 음악이에요. 이후 상처받고 상처가 깊어지는 단계로.. ㅎㅎ

이루마와 친구인데, 이루마의 앨범에 들어간 곡이기도 하고, 제목은 ‘드리밍 보이’.

당시엔, 이런 감성을 갖고 살고 있었어요. (음악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노래


봄.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봄엔 아픈 얘기를 넣기 싫더라고요.


“잘 해보면 된단다 -

동서고금 막론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맛난 식사 하러 나오는 사람 없다는 것 -”


“그 사람이 정말 그 음식을

좋아해서 나오는 걸 수도 있잖아요.”


“어허, 이 바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p.98 추억 IN SPRING 중에서)


댓글을 보고 테마를 만들고, 분류법을 했어요.

어떤 분은 단계가 아직 겨울이에요.

첫사랑이 그리우면 겨울. 

봄은 막 시작한. 뭔가 아시는 분들은 여름. 소주 댓병은 가을. (웃음)

가을을 뛰어넘어 도인 같이 이런 분들은 늦가을(후유증).


이쯤에서 겨울 감성에 어울리는 곡을 들려드릴게요.

먼저 낭독. “기억 IN WINTER 겨울엔 그 사람이 한 없이 그립습니다. 겨울엔 조금 아픈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겨울은 그 사람의 생일이 들어있는 계절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면

마음은 땅에 붙어있질 못해


아무리 묶어두려 해도

하늘로 붕 -

뜨려는 습성이 있어


많이

다쳐봤으면서,

많이 

아파봤으면서,


다시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울며 다짐 했으면서

마음은 마치 풍선과 같아 (p.50, 기억 IN WINTER 중에서)


이어진 곡은 ‘안녕’. “니가 보고 싶을 땐 난 이렇게 말해...♪ 안녕...♩”


이 노래,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왠지 노래만 들으면 사랑 많이 해 본 사람 같고, 상처 엄청 입은 사람 같고.

전 이게 풋사랑 같더라고요. 이때가 예쁜 거 같아요.

상처 받고 나서 사랑에 대한 주관이 생기면 삼신할머니가 와도 전혀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를 펼 때가 와요. 누구나 한 번씩은 겪어봤잖아요. 번호 지웠다 살렸다...


이런 분도 있어요. “고질병이라서 처방전도 없는 거 같아요. 이젠 아프면 또 시작이구나, 하며 무덤덤해 지는 게 슬프군요.”

이 단계는 후유증이에요. 이런 분들은 한 바퀴가 도는 거죠. 사이클.

전 지금 가을과 늦가을 사이인 것 같아요. 가을에서 다시 풋풋한 겨울로만 갈 수 있다면 그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텐데. 이 단계에서 삐뚤어질 수도 있거든요.

후유증 단계를 보면 동병상련이 느껴져요.



가을에 맞는 노래가 있어요. ‘누구시죠’.

책 사신 분도 있겠지만, 이런 공연은 뭘까,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있잖아요.

지금 들려드리는 곡은 음원이나 컬러링으로 찾아볼 수 없어요.

책을 사시면 보내드리는. (웃음)

책 내고 만든 곡이에요. 메일로 보내줘요.

CD로 안 보내준다고 악플 다는 분 있다는데, 이건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웃음)


(음악 ♪)


어때요? 

앞서 불렀던 ‘안녕’과 감성이 같으면서도 다르죠?

이 노래 가사 써놓고 마음에 들었어요. 보통 가사와 멜로디가 같이 나오는데, 이 곡은 처음에 누구시죠? 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어요. 비슷하죠? 아시나요~ (웃음)


이런 노래에요.

정말 좋아했던 사람 사진을 보고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그 사진이 갑자기 낯선 거야.

오그라들죠? 제 책을 보면, 오그라든다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하하.

저만의 감성을 표현한 거예요. 실젠 늘 그렇진 않아요.

누구나 혼자 추억할 때는 자기만의 감성이 있잖아요.

이 가사를 쓰고 너무 슬펐어요.

이 사진을 보고 낯이 선 걸 떠나, 너 누구냐고 덤덤하고 말하는 것에...


이런 댓글이 있네요. “저 지금 많이 아파요. 누구는 사랑도 익숙해진다는데 점점 더 아파요. 그래서 사랑이 두려워요...”


전 애인 없이 ‘공식적으로는’ 3년이 됐어요. 가슴 설레고 이런 건 없어요.

‘이 사람이랑 헤어지면 나도 이제 삼십대 후반인데...’ 그런 두려움이 아닐까요.

서른 셋 넷 정도 되면 결혼이 아니면, 두려운 단계인 것 같아요. “처방전을 받고 싶어요. 훌훌 털고...” 그렇게 말씀 하셨으면서 처방전 받으러 안 오셨어요. (웃음)


오늘 노래도 많이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되레 재밌네요. 하하.

제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연예인 이전에 곡과 글을 쓸 때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떨어질 거 같아요.


제가 가장 열심히 하는 일 중 하나가, 1촌을 맺어서 답글 열심히 달고, 사는 얘기를 듣는 거예요. 1촌을 하자고 말씀 드리는 거예요. (웃음)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계절마다 한 번씩 하려고요.

봄엔 봄에 맞는 얘기, 겨울엔 겨울에 맞는 얘기하고.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를.

오늘, 첫 발을 내디뎠어요. 봄에 이런 식의 북콘서트는 없지만, 이런 감성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심 되고 콘서트는 할 거에요.



근황인데요. 3월말에 두 번째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데니안이 피처링을 해주는데, 그 곡으로 두 번째 에피소드 활동을 할 거고, 슈퍼스타 K의 서인국씨와 작업을 하게 됐어요. 3월 아닌 그 다음 싱글에 타이틀곡으로.

소녀시대의 한 멤버와 듀엣곡도 부르고, JYP와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랩곡을 써달라는.

요즘 의욕적으로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제 음악적 근간이 변하는 일은 없을 거고요.

마지막으로 요즘 홍보하는, 겨울 아닌 봄 같은 노래, ‘아직도.. 두근두근’ 들려드릴게요.


나는 소망한다, 이별해도 사랑하기


더필름이 주는 충고? 위로? 독설은 여기까지.

그리하여, 나도 마무리하자면,

사랑에 다친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와 사랑할 수 있길.


사랑에 다쳤다고, ‘내겐 더 이상 사랑 따윈 없어’라며 자폭하는 것보다,

다친 상처․통증 감내하고, 다시 사랑하는 거. 나와 당신 모두.


더 가능하다면,

만남의 기술보다 이별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됐으면.

만남이 우연에 의해 조작된다면, 이별은 의지가 작동하는 법.

살다보면, 이별이 필요할 때도 찾아오기 마련.

진즉 끝냈어야 할 것을 질질질 끄는 이별, 완전 나빠.

사랑하는 동안, 다 쏟아. 어설프게 꼬리를 남기고 마는 애정, 완전 나빠.

“가장 슬픈 이별도 나쁜 지속보다는 낫다”는 말, 그래서 왕공감.


그럼에도,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방금 한 말, 글머리에 씨부렁거린 말, 말짱 관념의 퍼즐 맞추기. 즉, 허섭한 머리놀림.

사랑이 그러하듯,

실연 또한 교훈적이 아닌,

실존적으로 하는 법.

사랑에 다치게 만든 그 작자(?)가 다른 누군가와 행복하길 빌어줄 수 있는 건, 아마 일백만 년이 지난 후.


실연.

세상 무엇도 그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장담컨대 없다. 잘못이라면 시작했다는 것!

흑, 그러나 세상 모든 연애가 그렇지 않더냐.

변할 것 빤히 알면서도, 세월의 풍화작용이 모든 감정의 결을 깎아낼 것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감정을 배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겪었고, 겪을 사랑이 아니더냐.

당신의 사랑, 돌아보라. 그렇지 않은 적 있나?

아니라고? 그럼, 그건 사랑 아니다. 장담한다.


실연. 

폭탄이다. 나는 이 말, 철저히 동의한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트루먼 카포티’가 자신의 소설에서 읊은. 그건 세계가, 우주가 빅뱅하는 거다. 한 우주가 사라지는데, 오죽하겠나.


그렇다. 실연의 아픔은, 사랑의 시작이 언젠가는 스러질 운명과 함께 한다는 단순한 섭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에서 비롯된다. 사랑에 다친 사람의 잘못도 엄연히 있다. 그 섭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실연은, 알면서도 준비할 수 없는 벼락같은 것. 비 올 것을 알았으면서도,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것.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위안? 독설? 커피 만드는 내가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건, 이탈리안 로스팅을 한 독한 에스프레소의 엑기스를 뽑아낸 리스트레또(ristretto). 아마, 그 검은 액체가 당신을 지독하게 감싸줄지도. 아니라면? 딴 거 없다. 뽑은 거, 내가 대신 마신다. ^^; 



알코올만 취하는 것, 아니다.

커피에 취해, 이렇게 내뱉을지도.

너, 나 보고 싶니... 기억 하니... 아직도.. 두근두근


[예스24 기고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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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즐겨봐요.  
닥본사는 아니지만, 보면 그냥 좋아 헤벌쭉 해요.

김태희 때문, 아니에요. 그녀는 존재감제로 종속변수에 가까울 뿐이에요.
차라리 김소연이 훨 낫다고 보아요.
그렇다면 블록버스터 첩보액션 아니냐고요?
천만에라고 해요. 그건 초절정 '뻥'이에요.
첩보는 허술하고, 액션은 포스가 느껴지질 않아요.
그래도 돈을 처발랐으니, 블록버스터 정도는 선심쓰기로 해요.

보고 있자면, 아주 짜집기의 흔적이 역력해요.
참신이라곤, 손톱에 끼인 때를 다른 손톱으로 긁어낸만큼도 없어요.
<쉬리>, <본 .....>시리즈, <무간도> 등 아주 골고루 섞었어요.
제대로 섞어서 새로운 종류의 샐러드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냥 띄엄띄엄 노는 걸 보니, 버무림도 신통치 않아요.  

내가 보기엔 <아이리스>는, 신파에요.
바로 그것 때문에 보아요.
참신하진 않아도, 그럼 어때요, 하고 봐요.
현준(이병헌)이 뱉었던 그말, 아직도 생생 기억해요.
"부국장님 저 꼭 살아서 돌아가야 될 이유가 있습니다."
우우우, 부국장님 있으면, 그말 한번 흉내내보고 싶어져요.
승희(김태희)도 마찬가지에요.
"나 현준씨 절대 버릴 수 없어. 죽더라도 같이 죽을 거야."
우우우, 현준씨 있으면, 나도 한번 눈물 흘려보고 싶어져요.
그토록 훅~ 가게 만드는 신파가, <아이리스>에요.
'블록버스터 여보신파'라고 붙여보아요.

<아이리스>를 즐겨보는 아주 사소한 이유도 있다고 봐요.
가장 좋아하는 꽃이 아이리스에요. 보라색 그 빛깔 때문이에요. 
최승희라는 이름, 친일도 깎아내리지 못한, 흠모하는 무용가에요.

무엇보다, 우유빛깔 백지영의 노래가 자꾸 맴돌아요.
잊지말아요. 
당분간 잊지말래요.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말아요~
 
 
이건, 살짝 수줍게 말하는 거예요. *^.^*
사탕키스!
어떤 사탕 줄까요? 파란 사탕? 빨간 사탕? ^_______________^
나도 저런 상관 있으면, 이병헌처럼 다 할 수 있다고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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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있지~
누군가 이런 소원? 소망? 을 말하는 거야. 
'이별 없이 사랑하는 것!'

흠, 그게 과연 가능할 것 같니, 라며 딴죽 걸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고!
걍, 난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거 있지~
이별 해도 사랑하는 것.

이별을 겪고, 내겐 더 이상 사랑따윈 없니 뭐니하며 자폭하는 것보다,
이별통증 감내하고, 다시 사랑을 틔우는 게, 그러니까 나의 바람~

가능하면,
만남의 기술보다 이별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언젠가 내가 얘기한 적 있잖아.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하여.
2008/04/25 - [메종드 쭌/무비일락] -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하여...

맞아.
만남이
우연에 의해 조작된다면, 이별은 얄짤 없어. 의지가 작동하지.
그렇다고, 이별이 꼭 배척받아야 할 무엇은 결코 아니라고!
살다보면, 이별이 꼭 필요한 순간도 있기 마련. 알지?

어준 딴지총수의 야그마냥,
진즉에 끝냈어야 할 것을 질질질 끄는 이별이 나쁘고,
사랑하는 동안, 다 쏟아붓지 못하고 어설프게 남기고 만 애정이 나쁜 고얌~
'가장 슬픈 이별도 나쁜 지속보다는 낫다'는 말, 그래서 왕공감.


때론, 사랑은
이별을 자양분으로 먹고 자랄 때, 더 튼튼해질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이별할 때 잘 할 수 있는 지혜를. 
실연 당해도 세계가 넓어질 수 있길.
2007/09/05 - [메종드 쭌/사랑, 글쎄 뭐랄까‥] - 실연극복법

설마, 이 유머를 이해 못한다면?... 데이트 신청하겠음. 푸하.


그런데, 이런 남자, 어때?

아는 것도 많고, 본 것도 많고, 들은 것도 많지만..
"그것도 몰라?"라며 척 하는 것 보다는 "그건 말이지..."로 얘기해주는 남자.

마치 제임스 딘이나 된 것처럼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고 차창문 내리고 한팔 걸쳐
담배 피워대고 꽁초는 달리는 차밖으로 아무렇지않게 휙~버리기보다는,
차에서 담배를 피다가도 먹다 남은 커피캔이 있나 살펴보는 남자.

입에서 나오는 말의 반 이상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욕이
남자다움과
터프함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적이고 부드러운 말투가
때론
더 강한 임팩트가 있음을 알고 있는 남자.

.............
.........
.......
.....
...
.

그 남자, 혹시 당신이냐고?
흠. 노노노노노노~ 코멘트. 우하하. 

오늘, 어떤 한 소원에 대한 코멘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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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늙어간다는 느낌. 에단 호크가 그렇다.
<죽은 시인들의 사회>가 그랬고, (10대)
<비포 선라이즈>가 그러했으며, (20대)
<비포 선셋>이 또한 그랬다. (30대)

그리고, 얼마 전, 보았던 <뉴욕, 아이러브유>에서 그는,
제시(<비포...>의 남자 주인공)가 40대가 되면 저러할 것 같다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제시를 기억하는 이라면,
<뉴욕, 아이러브유>를 보면 참 반가울 거다.


무엇보다, 오늘(10월22일)은,
한국에서 비포 선셋이 개봉한 지 5주년 되는 날.

사랑할 때, 당신과 꼭 함께 보고 싶은 이 영화(들).
함께 보실래요? ^.^*
그리하여, 난 제시, 당신은 셀린느.

아울러,로맨스.
이 말만 들어도 나처럼 가슴 설렐 당신에게 권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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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나잇 스탠드 그리고 하루(들)


2004년, 한 영화가 개봉했소. 그 영화의 개봉이 특별했던 건, 기다림 때문이었다오. 그것도 무려 9년이라는 시간. 한 사람을 1년도 기다릴 자신조차 없던 녀석이 9년이라니! 글쎄, 나도 웃긴다오. 고작 2시간도 되지 않을 시간인데, 그들의 특별한 하룻밤에 푹 빠져 9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렸으니. 모기가 피를 빨아먹기 위해 한 사람만을 기다린 것과 같이, 정말 이상한 노릇이 아닐 수 없소. 더구나 그 기다림은 예정된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오. 후속편? 언감생심! 전혀 예기치 못한 것이었소. 혹시나 했던 것은 사실이라 해도 말이오. 그런데 나는 어떤 주술에 빠져 그저 막연하기 그지 없는 그 기다림을 하고 말았다오. 오호, 통재라. 어찌 하오리까.


“9번 트랙, 6개월 후 6시”

이 말만 없었어도 나는 그들을 궁금해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소. 미쳤지. 이 말이 뭐라고.-.-;; 그러고 보니 그들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눴던 1995년, 나 역시 그들처럼 20대였소. 군대라는 철창에 갇혀 있던 그때. 휴가를 나와 우연히 그들의 이야길 접했고 그 대단하지도 않은 이야기에 어쩌다 마주친 ‘매혹’. 한마디로 당한거지. ‘원나잇 스탠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아~ 나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 기차를 타야겠다. 한 커플이 싸우고 있는 기찻칸을 찾아 책을 읽다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누군가와, 같이 내려야겠구나!


그리곤 혼자 두둥~ 상상의 나래를 폈소. 휴지도 없이 화장실에 들어간 그들의 뒷일을 봐준 것이오. -.-;; 내 생애 가장 후일담이 궁금했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그렇게 6개월 뒤를 기약했지만, 그 뒷일은 그 로맨스에 도취된 각자의 몫이었지요. 그러다 불쑥 9년이 지난 뒤 30대가 된 그들이 돌아오다니. 이번엔 <비포 선셋>! 해 뜰 때까지 체력을 자랑하며 빛나게 떠오르던 수다남녀는 이젠 해 질 때까지만 쌩쌩한, 지는 해가 된 거유?

그런데 나도 그들처럼 나이를 먹었더랬소. 나도 당신들처럼 30대라오. 하하하^^;; ‘6개월 후’란 약속은 증발하고 9년 만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그래 어떻소? 그런데 당신들 참 많이 늙었구료. 그동안 참 궁금했는데, 그리하여 후속편이 나온단 얘기를 듣자마자, 정식 개봉 전 선보인 그해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보고 말았다오.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진정될 것 같았거든. 후후. 

재미있는 건 말이오. 당신들의 행적을 따라 내 마음이 그대로 움직였다는 거요. 나이를 먹고 세월을 머금었는데도 나는 당신들이 여전히 좋은가보우.

그들의 후일담, <비포 선셋>을 만나자, 나는,
비엔나가 아닌 파리를 가고 싶어졌고,
기차가 아닌 유람선을 타고 싶어졌고,
음악 청취실이 아닌 사랑하는 누군가의 집에 가기 위한 계단을 오르고 싶어졌고.
그리고 왈츠풍의 노래가 너무도 듣고 싶어졌다오.

다음엔 대체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거요? 그땐 아마 우리 모두 40대? 푸하하. 끔찍하오. 세월이. ^^;; 그런데 그것도 재미있구료. 해 뜨기 전과는 또 다르지만 부채살처럼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는 이야기의 단초를 제공한 채, 선셋의 풍경을 닫지 않았소. 다음에는 ‘애프터 선셋’? 혹은 ‘비포 문라이즈’? 대체 비포 비포만 읊어댄 당신들 다음엔 뭐 할거유? 애들은 재웠수? 이 담엔 (나도 40대가 될 땐) 40세 미만 관람불가로 어떻수, 콜?

수다남녀의 비엔나 여정에 빠진 이유

보고 또 보고 그들을 보는 재미란 쏠쏠하오. 특히나 가을이 짱이겠지만,  어느 계절이라도 상관은 없겠소. 가슴 저릿한 로맨스를 하거나 엿보는 것이 꼭 특정 계절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듯 말이오. 그들의 이야기는, 로맨스를 꿈꾸거나 로맨스를 하고 싶은 우리에게 정말 좋은 교재라오. 사랑에 목마르거나 통째로 사랑열매를 갈아 마시고픈 우리에겐, 그들은 하나의 축복이라오. 음하하. 

여기서, 그들이 처음 만난 얘기 잠깐.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채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 그건 마법에 빠지는 순간이라오. 사랑했던, 아니 사랑에 풍덩 빠진 그때를 당신은 기억하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호감, 사랑이 전개되는 과정을. 단언하지만 그건 ‘마법’이라오. 각자 다른 세계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마법은 ‘사랑’이란 형태로 변신하지. ‘우연’의 이름으로 기워진 ‘운명’과 ‘필연’의 사진첩 같은 거.


아 그런데,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표정이 보통이 아닌 거라. 일체의 영화적 장치나 우연의 남발 따위는 없소. 쫄깃쫄깃하게 밀착한 듯한 현실감. 더불어 여느 사랑이 그러하듯, 계획되지 않은 생의 어느 한 순간에 깜짝 다가온 사랑의 마법. 그들은 어느덧 마법이 아닌, 사랑의 포로가 돼 있더라오. 나는 그런 그들의 로맨스에 빠진 포로. ^.^

‘이 순간 (함께 내리자고) 말하지 않는다면 평생을 후회할지 몰라’라고 생각했을 제시(에단 호크)의 ‘타임머신론’이 비엔나에서의 동행을 촉발하고, ‘비엔나는 사랑을 싣고’ 익어간다오. 나는 이전엔 ‘하루’가 짧다고만 생각했지만, 아뿔싸 하루는 사실 충분한 시간이었소. 삶과 죽음, 인간, 남성과 여성, 가족, 미래, 사랑과 실연 등 그 수다는 사랑의 감정을 전달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더라오. 그것이 밍숭맹숭할 수도 있었던 수다남녀의 여정에 빠져든 이유요. 거기엔 또한 사랑이, 로맨스가 있었으니까. 사랑에 대한 방정식 풀이! 

서로를 알고 싶을 때 ‘진실게임’을 통해 솔직하게 자신의 첫 번째 성적 감정을 내뱉거나, ‘전화게임’으로 현재 자신의 심정을 전달하는 것도 괜찮다오. 무엇보다 ‘케이트 블룸’의 ‘Come here’를 들을 수 있는 음반가게 청취실의 풍경이 가장 짜릿하더이다. 몰래 상대를 훔쳐보다가 상대방 시선이 느껴지면 아닌 척 다른 곳을 쳐다보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억지 애를 쓰는 표정과 분위기에, 내 가슴은 그저 콩닥콩닥. 무지무지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아웅~. 결국 셀린느는 나중에 “내가 다른 곳을 볼 때 날 몰래 훔쳐보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라며 고백까지 하구. (여기서 Tip. 몰래 훔쳐 볼 때는 상대방이 알게 하라! ^.^)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원나잇스탠드’

고백하자면, 뭐니뭐니해도 그들의 ‘원나잇 스탠드’가 가장 짜릿했소이다. 큭큭. 애당초 ‘내일’이 없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했던 그들은 그 ‘하룻밤’이 모든 것이었나보우. 근데 그 제약이 로맨스를 더욱 깊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소. 서로의 내면에 다가갈 시간이 없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그들에게 미국과 프랑스라는 물리적 거리감까지. 에구구 사랑이 어쩌면 이렇게 멀고도 험하오. 하지만 그들은 지금-여기,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한다오. 역시, 그들은 사랑을 아는 사람들이오.

“내일이 지나고 나면 우린 아마 다시는 못 만나게 되겠지?”라고 묻는 셀린느의 질문부터, 그들은 ‘내일’을 생각하오. 흔들리면서도 그들은 말을 잇지. “오늘밤뿐이라고 해도 그리 나쁘진 않잖아?” “왜 사람들은 관계가 영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오늘밤뿐이라고 생각해. 망상도 추측도 없겠네” “그냥 오늘밤을 멋지게 만드는 거야”


서로 사랑에 빠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들은 서로의 처지를 아오. 그렇듯 사랑은,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사랑은,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은’ 시간을 함께 했는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소!

그래서 “키스 받고 싶어”라고 제시에게 속삭이던 셀린느의 표정! 나는 잊지 못하오. 그들이 그 순간 얼마나 서로를 원하고 사랑하는지, 그 감정이 찌리릿. 그리곤 깊은 밤을 함께 날았겠지? 직접 보여주진 않았지만, 그게 자연스럽잖소~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지만 <비포 선셋>은 아주 쉽게 그 날의 순간을 풀어놓더오. “그날 밤 함께 잔 기억이 없어. 난 콘돔 없이 안 하거든”이라며 딱 잡아떼던 셀린느는 제시의 추궁(?)에 “우리 그날 밤 두 번이나 했어”라고 그 날의 짜릿한 원나잇스탠드에 대해 발설하기도 한다오. 흐흐. ^______^

그들은 인간관계의 한계를 아는 것 같소. 대개의 사람들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영원히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생각하지만, 어디 모든 경우가 그런가. 누군가를 만나고 연락처를 주고받지만 그 뒤 한두번 만나고 전화하다가 흐지부지되거나, 아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잖오.

그렇다면 딱 그만큼의 관계이고 인연 또한 소중하지 않을까! 나는 제시와 셀린느를 보면서 깨달았고,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소. 어떤 관계든, 헤어진 연인이든, “인연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기. “딱 그만큼의 인연이고 관계”인 셈이라오. 그리하여, 그 순간에 충실하고 좀더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족해! 인연이 아니란 식으로 관계가 지속되지 못했음을 단정 짓는 건, 그저 자기 위안이 아닐까 하오. 그 인연을 맺었던 사람에겐 어쩌면, 예의가 아닌.   

단 하룻밤, ‘원나잇 스탠드’라고 규정짓더라도 그들은 그 시간, 자신들의 감정에 분명 충실했음이 분명하오. 누구에게나 휘발되고 말 ‘순간’이라도 추억과 낭만이 곁들여질 수 있겠지. 평생을 잊지 못하고 간직할 어느 감정을 품을 수도 있겠지. 그렇듯, 낭만에는 ‘순간성’이 존재하오. 낭만의 (끝나지 않은) 끝에 허무와 슬픔이 존재하더라도, 어쩌면 다시 만나 낭만을 다시 살릴지 모른다는 기대 혹은 희망이 있기에 사랑은 끝나지 않는 법. (어째, 그럴 듯한 궤변(!) 같소?ㅎ)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은 법이오. “오늘밤뿐이라고 생각하자”던 그들이 다시 만날 약속을 힘겹게 하는 걸 보아하니. “내 맘과 다를까봐 두려웠어”라며 다시 만나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하던 그들은 결국 5년에서 1년, 그리고 6개월. 어젯밤부터, 즉 6월16일부터 6개월 후 저녁 6시, 12월에 다시 만나기로 한다오. 어땠소? 이게 또한 사람의 마음 아니겠소. 어젯밤과 또 다른 아침의 마음. 아침의 주림을 저녁의 다담상으로 잊는, 우리네 사람살이.


비엔나의 연인에서 파리의 연인으로

그들이 다시 만날까,하는 건 그저 관객의 마음에 맡긴 것으로 생각했다오. 그런데 감독(리처드 링클레이터)와 두 배우(에단 호크, 줄리 델피)도 궁금했나보우.

전화나 편지는 우울하다며 다른 어떤 안전장치도 하지 않은 그들은 9년 전 ‘later’이란 말로 서로를 보냈다고 하오. 사랑을 이어줄 수 있는 유일한 주문. 낭만의 끝에 약속을 담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끝이 아닌) 헤어짐. “너와 있어서 행복해. 넌 모를 거야. 왜 지금이 내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지. 멋진 아침이야. 이런 아침이 또 올까”라며 사랑에 달뜬 사람들의 후일담이 궁금하지 않으면 그게 제대로 된 인간이우. 커흑~ ‘최악의 이별은 추억할 만한 게 전혀 없다는 것’인데 그들에겐 추억이 너무너무 많지 않던가 말이오.

사실, 6개월의 약속은 어긋났다오. 낭만의 깨어짐이지. <비포 선셋>에선 그렇게 설명된다오. 9년 전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이리 기억했소. 기차역에서 헤어진 제시는 버스를 타고 피곤한 듯 머리를 뉘이고, 셀린느는 기차에서 창밖을 응시하며 미소를 짓다가 눈을 감는. 그들의 로맨스가 흩뿌려진 비엔나 곳곳의 풍경들이, 그들 없이 덩그러니 남은 풍경들이 하나둘 스쳐지나가면서 이야기는 접혔고.

근데 <비포 선셋>을 다시 만나니, “낭만은 죽지 않는다, 다만 부활할 뿐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이 났소. 다시 따따부따 수다를 풀기 시작하는 수다 로맨스의 재현이라. 근데 꽃미남에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지닌 한편으로 개구졌던 제시는 움푹 패인 얼굴에 주름이라는 훈장을 차고 훌쩍 커버린 남성의 향기를 품고 있었고, 아침햇살 같은 상큼한 매력의 셀린느도 역시나 같은 훈장에 농익을 대로 농익은 저녁노을 같은 여인이 돼 있었소. 그러나 그게 나쁜 건 아니었소. 나 역시 그들처럼 세월을 머금고 30대가 돼 있었거든. 좋잖아~ 제대로 나이를 머금는다는 것. 앞선 해와는 다른 나, 내가 겪은 세월의 흔적을 품을 수 있다는 것.

이 낭만은 항상 시간의 한계에 봉착하는 속성을 지니오. 전과 달리 해 지기 전까지의 시간. 다시 헤어짐을 전제로 옛 사랑을 확인하는 작업.

그들은 그날처럼 수다를 떨고 산책을 하더오. “나 좀 변했어?”라고 묻는 셀린느에게 제시는 “벗은 걸 봐야 알겠는데~”라고, 세월만큼 농 익은 그들의 수다를 풀어놓고. 물론 20대의 매혹적인 어록과는 다른 30대에 맞는 대화록을 재구성하오. 허투루 먹은 나이가 아닌, 현명하게 세월을 담금질한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그들의 수다에 매혹 당했다오. 같이 나이를 먹어서인지 그들의 수다가 귀에 쏙쏙 꽂히고 그 느낌과 감정을 알 것 같았소. 낯선 공간과 하룻밤이라는 제약이 준 강렬하고 절실한 감정과는 또 다른 공간과 시간에서의 흐름. 나는 무엇보다 해 뜨기 전에 나타나지 않은 그들의 힘겨움이 가슴에 박히더군.

지리멸렬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제시는 “누가 만지기만 해도 내 가슴은 무너져”라며 공허감을 토로하고 셀린느는 “그날 밤 내 모든 걸 쏟아 부어서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밤을 보냈는데, 다른 로맨스가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어?”라는 로맨스의 후유증을 내뱉지. 에휴~ 사랑아, 사랑아, 길을 묻고 싶다.


그러나! 30대라고 낭만이 없을쏘냐. 서글프고 지리멸렬한 삶에 끼어든 로맨스의 마술. 낭만은 그때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수다는 계속 돼야 하는 법이오. 우하하. 


따져보자면, 두 사람, 로맨스에 대한 생각이 서로 바뀌긴 했소. 사랑하는 사람이 머리를 어떻게 빗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건지, 그렇게 서로를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던 셀린느는 사랑에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현실적인 여인이 됐다오.

반면 같이 오래 산 부부들의 권태감을 얘기하던 20대의 제시는 그래도 사랑이 있어야 한다며 로맨스를 옹호하는 30대가 됐다오. 허허. 재미있더군. 그들은 한결같은 순수와 로맨스로 살아가는 20대가 더 이상 아닌 로맨스에 대한 환상과 허상의 교차로에서 자신들의 현실과 위치를 인식하고 있는. 세상을 근거 없는 낙관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택하는 냉소까지.

로맨스, 당신 생의 로맨스에 축복을..

중요한 건, 로맨스가 다시 부활한다는 것이었소. 해 뜨기 전의 그 잊지 못할 낭만은, 해 지기 전이라고 변하지 않았고 다른 모습과 형태의 낭만으로 나타나는 마술. 나는 그 수다를 다시 만나면서 행복했다오. 당신들도 알잖소. 9년 전 그들이 나누었던 그 하룻밤 로맨스가 얼마나 짜릿했는지. 사랑했던 기억은 세월이 흐르고, 주름이 자글자글 생기고, 옛 모습과 달라지더라도 잊혀 지지 않는 법인가보오. 그리고 다시 열린 결말을 던지는 그들의 잔인함(?).



로맨스. 이 말만 들어도 나처럼 가슴 설렐 당신에게 권하오. 내게 이 영화(들)은 사랑 혹은 로맨스, 관계와 인연, 감정의 교류, 사람살이를 알려준 영화였다오. 내 가슴에, 심장에 박힌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신도 이들을 만나보시오. 다시 이들을 만나도 좋고, 이들과 비슷한 세월을 머금지 않아도 좋소. 혹시나 제시와 셀린느를 보면서 유럽 배낭여행의 낭만을 꿈꾸었거나 하다못해 기차나 고속버스를 탈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기라도 했다면. 낯선 곳에서의 낯선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새로운 관계를 같은 비일상의 판타지도 빙고~


뭐 꼭 그런 게 아니라, 잊지 못할 옛사랑의 추억이 있어도 좋겠소. 당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있소? 아님 지금과는 다른 삶을 생각해 본 적 없소? 과거의 어느 한 순간에 선택을 달리했다면 달라졌을 법한 잃어버린 기회. 물론 그런 가정은 무쓸모이지만, 현재 다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로맨스를 나눴던 사랑을 우연히 만난다면, 추억과 그리움으로 쌓였던 그 날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은 어떡하겠소? (질문이 좀 가혹하더라도 용서하시오! ㅎㅎ) 


아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건네고,
다소 길었던 내 인생의 어떤 영화(들)에 대한 허접한 감상을 접겠소.

<비포 선라이즈>를 꼭 봐야할 열사람!! (오래 전, PC통신 천리안에 나온 글)  
1. 유럽여행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고 싶은 사람.

2. 헌팅 또는 헌팅 당하려고 하는 족족 실패하는 사람.
3. 유럽여행 계획을 짜면서 비엔나의 갈만한 곳을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
4.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과의 가슴 찡한 데이트코스 일정을 고민하는 사람.
5. 친구인지 애인인지 헷갈리는 상대방에게 유치하지 않게 속마음을 터놓고자 하는 사람.
6. 오래된 연인과의 지루한 만남에 지겨움을 느끼며 화이트의 ‘7년간의 사랑’에 오직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
7. 정확한 표준영어회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8. 인터넷이나 영어 채팅방에 들어가서 감히 영어로 이성친구를 꼬시려고 하는 사람.
9. 이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경우를 당한 사람을 위해 미리 인터넷 사용법을 차분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줄 사람.
10. 비포 선라이즈를 아직 보지 않은 모든 사람.


이건 내 마음대로 정한, <비포 선셋>을 꼬옥 봐야 할 열 사람! 

1. 사랑했던 사람과의 지키지 못한 약속이나 바람 맞은 기억을 지니고 있는 사람.
2. 파리의 골목골목과 구석을 돌아다니며 사랑의 흔적을 남기고 픈 사람.
3. 유람선을 타고 지나간 사랑의 기억을 되새김질 하고픈 사람.
4. 잊지 못할 옛 사랑을 우연이라도 다시 만나고픈 사람.
5. '이젠 더 이상 내게 사랑을 없어'라며 사랑에 회의적인 사람.
6. 사랑에 거듭 실패하면서도 '그래도 사랑은 있어'라며 언젠가 다가올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
7. 하룻밤이라도 평생을 잊지 못할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8. 언젠가 그 사랑을 책으로 엮어내고 싶은 사람.
9.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
10.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그 영화를 잊지 못하는 모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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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키스...


그러니까, 스트리트 키스.
주변의 다른 자기장 따위는 개무시,
우리들이 전부였던, 즉 사랑이 모든 것이었던 그때.
 
백만 년이 흘렀다.
어렵게 얘기할 것도 없이,
그저 서로의 끌림만으로도 스트리트 키스가 가능했던 그때로부터.

문득, 저들의 키스를 보자니,
다시 스트리트 키스가 하고 싶어졌다.

아, 된장, 아직 가을이로군.
 노떼가 가을야구 초입서 증발해 가을이 삭제된 줄 알았더니
이게 다 오늘, 타루 팬미팅서 뜬금없이 '사랑의 찬가'를 들은 탓이다.

지난 11일 46주기를 맞았던 에디트 피아프의 그 노래.
나는 과거에 이렇게도 쓰고 있었다.

최정원이 에디트 피아프를 맡은 연극 <피아프>.
다음달 5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단다.
아,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사랑은 노래를 하게 만드는 힘이다.
나에게 노래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사랑이 없는 노래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에디트 피아프, 죽기 전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런 키스,
다시 봐도, 므흣하다.
나 다시 짐승이 되어 스트리트 키스를 하는 날,
인증샷을 올려주마. 크하하핫.
내 짐승 키스를 받아라~~
(근데, 사진을 어떻게 찍겠다는 거지? 응? ^^;;;)


얼씨구~ 나는 왜!
본문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이 기사를 붙이게 되는 거지?
  "국가가 잘 되면 행복해진다? 더 이상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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