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해도 10주기였던지라, ≪소진의 기억≫도 들먹였으나,
이젠, 그 기억도 점점 더 희미해져 갈 터이다. 역시나 소진의 소진(消盡).

1997년 4월22일. 서른 다섯(만 서른 넷)의 나이였다.
그 11년 전, 이십대였던 나도, 김소진이 떠났던 그 나이가 남의 나이 같지 않다. 눈 밝은 사람이었던 소진. 요절하기 1년 전, '젊은예술가상'을 받았던 그는, 여전히, 지금도, 예술처럼 문자의 세계에 아로새겨져있다. 부질없는 짓이지만, 그가 살아있다면, 그는 아마, 한국문학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나, 주변적이고 소외된 것에 대한 애정과 공감을 기저에 둔,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향한, 문학적 필살기를 갖추고. 소설노동자로서의 김소진은 그렇게 아까운 사람이었다.

소진을 떠올릴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동반하고야마는 이 문구.
"…사랑은 산소같은 것이지만, 또한 사랑은 벼락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사랑은  살게도 하지만,  또한 사랑은  죽게도 하는 것이었다.…"
소설가 함정임의 ≪호퍼의 주유소≫에 나왔던. 함정임은 김소진의 전 부인이었다.

책의 날(23일)을 하루 앞두고, 요절해야 했던 소진.
어쩌면, 그는 지금 '천국의 책방'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진 않을까.
한국일보 [오늘의 책]은, 김소진을 떠올리고 있었다.
☞ [오늘의 책<4월 22일>] 자전거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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