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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낭만_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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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5 12:57 분류없음
'말하지 못하는 내 사랑', 은 많은 경우가 '첫사랑'이 아닐까.
사랑이 뭔지 알 턱이 있나. 느닷 없이 사랑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내 알기로, 사랑을 방비(
防備)하는 경우는 없다. 무방비다. 사랑을 배운 적도, 익힌 적도 없다. 사랑은 그렇다. 더구나 첫사랑. 느닷없는 감정의 파고에, 쩔쩔 맬 수밖에 없는 쑥맥인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 어쩌란 말입니까.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다.
사랑 앞에 용기를 내느냐, 그렇지 않느냐. 아니, 그 전에 '이것이 사랑이다'라고 스스로 정의 혹은 최면을 내리는 것이 우선이겠지. 이젠 각자의 성격이 나온다. 풋풋한 시절(첫사랑은 대부분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하더라!), 첫사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사랑대세). 말하고, 고백하고, 다가서는 사람, 사랑이 꽃피는 나무. 말 못하고, 고백은커녕, 뒷걸음질만 치는 사람, 사랑이 운다.


"이 여자가 내 여자다, 왜 말을 못해!"
이런 말, 던져주고 싶다. 여기, 이십대의 세간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만화가, 광수에게. 그는 후자의 인간이다. 사랑이 운다. 사랑에 운다. 좋아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쭈뼛쭈뼛, 엉거주춤, 머뭇머뭇. 답답해, 답답해. 물론, 남의 이야기니까. 어느덧 광수에게 감정이입 됐다. 누구에게나 그런 쭈뼛거린 첫사랑이 있었으니까. 누구에게나 지현이(광수의 첫사랑)가 있었으니까.
 
'저건 내 얘기야', 하고 마음속으로 외칠 법한 사람도 있겠다.
'소리 없이 내 맘 말해볼까. 비 맞은 채로 서성이는 마음의 날 불러주오, 나지막이. 가진 건 마음 하나로 한 없이 서 있소. 내 맘은 언제나 하나뿐.' 노래만 흥얼거리지.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이 있었을까. 썼다 지웠다, 애꿎은 편지지만 꾸깃꾸깃, 밤에 혼자 부풀어올랐다 아침이면 펑 터져버리는, 풍선 아니, 애드벌룬 같은 내 마음이여. 지현이에게 선물을 보내놓고도, 그게 나야, 라고 말 못하는 광수야, 광수야, 사랑이 아프다. 흙...

이 악물고, 마음 굳게 먹고, 고백하기로 한다.
거울 보고 연습했다. 대사도, 표정도. 꽃도 준비했다. 이제 말만 하면 된다. 연기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사랑은 미끄럼틀이다. 슝~ 친구면 뭐해. 내 마음도 몰라주고. 구일이 놈, 나쁜 쉐이. 숙자는 왜 또또또. 이 엇갈린 갈지자여. 아, 사랑의 미로야~~ 재수 없는 잘난척쟁이 민혁이는, 변칙성 작업과 느끼함으로 지현에게 다가가고. '광수 생각'은 깊어만 간다.  

2006년11월 초연한 연극<광수생각>은 리콜(앵콜)을 거듭하며 롱런중이다.

롱런의 비결? 별 것 아니다. 누구나 가짐직한 첫사랑의 두근거림, 말하지 못하는 내사랑, 의 기억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맞다. 특별한 내용도 아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에 공감을 얻는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끄집어내는 '빨대'이기 때문이지. 돌쇠형 일편단심, 광수였든 아니든, 내 마음의 복고가 풀풀 날린다. 그러니까, 이건 정서의 문제다.

그 옛날, 만화 <광수생각>이 지난 정서가 그런 것이었다.
대단한 것도 아니, 특별한 것도 아니, 가장 보편적으로 우리에게 내재된 마음과 기억 끄집어내기. 극중 무대와 인물이 바뀌는 암전, 만화 <광수생각>이 틈입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아하, 맞아 맞아. 광수가 어떻게든, 오해와 헤어짐을 거쳐 첫사랑과 다시 해후하리라는 것, 스포일러도 아니다. 그건, 이미 <광수생각>이라는 타이틀에서부터 예견된 바다.

손발 오그라들어도, 첫번째 첫사랑은 그렇다.
'첫'이 주는 그 기묘하고 신비로운 마음의 각인. 광수가 역시나 오그라들게 한다. "한낱 떡볶이도 잊지 못하는 내가 널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아무렴. 어.떻.게.에 방점 쾅. 잊을 수 있는 게 따로 있지. 어딜. 물론,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내게도, 모든 첫사랑이 똑같은 비중으로 있지 않다. 거기서도 첫번째는, 남다르다 하겠다. 나는 그날 맞닥뜨린 햇살의 온도까지도 기억한다. 그날의 풍속과 기압, 지구의 자전까지도. 떡볶이도 잊지 못하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킁킁.


모름지기, 사랑 앞에 주저만 주저만 하는 것도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닌 법.
사랑이라면, 2% 부족해도, 다가서라. 사랑한다면, 표현해라. 그것이 연인이건, 친구이건, 가족이건.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바빠서, 수줍어서 등의 핑계를 대는 것도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서툰 사람이라는 것 알지만, 서툼이 언제나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사랑을 놓치고 후회하느니, 말은 일단 꺼내놓고 후회하는 것이 747배쯤 낫다. 물론, 서툰 이들에겐 이것 쉽지 않다. 알면서도, 입이 떨어지는 건 마음과 별개라는 것. 아, 입이 안 열려서 슬픈 짐승이여. 아우~~~

크게 기대할 건 없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등 기대고 옛 추억도 살포시 떠올리면서 광수를, 과거의 나를 만나라. 배우들의 연기도 등락이 크지 않다. 특히 조연들의 1인2역(1인다역)은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것과 동시에 같은 사람의 다른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참, 고백하건대, 광수의 동생, 현수 역을 맡았고, 간호사·교사로도 활약한 민수진에 나는 흠뻑 빠져있었다. 여신 포스! 알잖아~ 나란 남자, 여신 앓이. 끙끙. 같이 본 친구에게도, 민수진 알흠답지 않냐고 블라블라 호들갑(?)을 떨었더니, 인정한단다. 흠, 좋아한다 말할까?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고로, 나는 당신이, 참 좋다. 꺄아아아아아아~ 좋아해~~ :) 민수진 응원!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