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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8 23:37 메종드 쭌/무비일락

엽문.
이소룡의 스승으로 알려진 이 남자. 이소룡이라는 신화 혹은 전설의 모태라니, 이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엽문1>은 그래서 봤다. 이소룡이라는 신화의 원천에 있는 무술(무예)을 전수한 사람. 그것은 이소룡(이라는 세계)을 알 수 있는 하나의 창이 될 것이고, 이소룡과 별개로 엽문이라는 어떤 세계에 대한 입문일 수도 있겠다. 더구나 이름을 직접 딴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면, 장삼이사로선 그가 구축한 세계가 궁금도 할 터.  

<엽문2>는 <엽문1>의 결을 그대로 따른다. 말인즉슨, 좋게 말해서 내부 단결용 영화, 내 식대로 까발리자면, 중화민족주의 프로파간다(선동) 영화다. 1편이 반일감정을 부추겼다면, 2편은 좀 더 넓어졌다. 반서구다. '양코(극중에서 그렇게 부른다) 고홈'.

아, 오해말자. 당시 시대가 시대니만큼 반일이나 반서구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걸 드러내는 방식이, 만듦새가 후지다는 거다. 너무 직설적이다. 극 중의 서양인들은 아예 이마에 두르고 나온다. '서양은 악'. 생긴 것부터 어쩜 그리 악질적으로 생긴 놈들만 캐스팅을 했는지. 부러 표정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면 더욱 헐겁다. '나, 악당이요'하고 대놓고 내세우는 꼴은 선악 구분에 혼동될 관객을 위해서였드냐.


내용이라고 다르지 않다. 때는 바야흐로 1950년대. 극 초반 중국을 떠나 홍콩에 정착하고자 온 엽문(견자단)은 생계 때문에 도장을 차린다. 파리만 날리다,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돌(잘 생겼다!) 하나 받아들이면서 제자가 하나둘 늘어나나, 여기라고 텃세가 없는 게 아니다. 협회 비스무리한 것이 있어서, 용 나는 꼴 못 봐준다. 각 파의 사범과 겨뤄 실력도 인정 받아야 하고, 돈(협회비)까지 내란다.

엽문의 무예야, 말해야 똥구멍만 간지럽고. 돈은 외세로부터 지켜주는 비용이래나 뭐래나. 영화만 본 바로선, 홍콩의 무술협회장격인 홍진남(홍금보)는, 외세와 적당히 타협하면서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양다리 내부 결속자로 파악된다. 뭐 홍진남도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애비라고 영화는 슬쩍 비춰주기도 하지만, 그건 너무 순진한 그림이다. 물론 이것이 엽문의 훌륭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들과 당연히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청렴결백 꼿꼿무예인 엽문이다. 갈등이 불거지지만 그는 깨방정 떨지 않는다. 중재하고 화해하고자 애를 쓴다. 영춘권이 중용의 무예라고 하더니, 고수 답다. 그의 무예는 예의가 있으며 개념이 있다. 멋지다. 더구나 실제 무예고수인 견자단이 만든 엽문의 몸놀림은 캬~ 탄성을 불러 일으킨다. 멋지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가지 않는다. 외세(서양)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국면 전환. 아니, 그 내부 갈등을 통해 흥미진진한 무언가가 도출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건 뭔가요~ 털이 복슬복슬도 아니요, 수북하게 쌓인 짐승 권투챔피언 트위스터와 비리 양코 경찰서장이 험악한 인상을 들이밀면서 영화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가파르게 급전직하 한다.

영국의 위대함을 권투로 보여주려는 무식한 식민주의자들이 미개한(?) 피식민지인들의 무술에 시비를 건다. 문제는, 서양인들의 무식함을 너무 무식하게 드러냈달까. 또 중국 무술인들이 민족적 자존심, 무예인의 긍지 등을 내세우는데, 앞서 자기네들끼리 보여준 찌질함을 생각하자면, 놀고 있다. 깨방정 와르르르르.


더 이상은 굳이 얘기 안 해도, 안 봐도 비디오 되겠다. 티격태격하던 중국 무예인들은 하나로 뭉친다. 외부의 적 앞에 내부가 본의 아니게 하나되는 그 흔하디 흔한 경우. 홍진남이 먼저 나서서 KO 되고, 언제부터 홍진남을 진정한 무예인으로 인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엽문이 비장하게 영국에, 트위스터에 도전한다. 실컷 두들겨 맞다가 엽문의 대역전극. 정해진 수순이다. 그들의 손발 오그라드는 반서구 중화민족주의가 아주 극강의 게이지를 친다.

물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실제 엽문은 훌륭한 무예인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항일투쟁도 하고, 서구의 억압에 저항한 인물이 아닐까도 싶다. 당대 존경 받았고, 존경 받아 마땅한 스승이자 선대. 그러나 영화에서 그는, 그저 도구다. 아마 중국내 몰지각한 막장 개발과 천민 자본주의의 창궐로 내부 갈등 게이지가 높아지니, 이런 프로파간다를 통해 중화민족주의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싶었던 건가? 이건 아니잖아~ 엽문만 불쌍해. 엇비슷한 내용을 담았지만, 만듦새가 훨씬 좋았던 <황비홍>에 비할 바가 아니다.

엽문은 그러니까,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 이 세상에는 없을 남자다. 영화는, 그 이유 때문에 만들어진 것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아마 '팍스 차이나'겠지만. 그 대망이 자꾸 위험해 뵌다. 영화도 찌질해지고.

그나마, 영화의 마지막이 가장 좋았던 이유. 이소룡이 마침내 등장했다. 13살의 꼬마 이소룡이 등장해, 은근히 <엽문3>의 뉘앙스를 풍긴다. 그 이소룡 특유의 액션을 보여주면서 은근슬쩍 후속작을 흘리는 센스!


2010년은 야뵤오오~ 이소룡(1940.11.27~1973.7.20)의 탄생 70주년이다. 덩달아 엽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엽문3> 곧 나오는 것이냐. 다른 엽문도 만들어지고 있단다. 홍금보, 원표 등이 나와 엽문의 젊은 시절을 다룬 <엽문전전>이 있고, 특히, 왕가위 감독. 장삼이사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아파트 광고에 더이상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신 우리의 현명한 여신 송혜교와 양조위가 주연을 맡아 엽문의 일대기를 재조명했다는 <일대종사>. 나는 왕가위니까, 송혜교니까, 무조건 기대! 아무렴, 왕가위가 '팍스 차이나' 깃발을 들 리는 없잖아!

뱀발.
엽문의 아내로 나왔던, 웅대림.
웅, 예뻐라~

나도 나의 알흠다운 아내가
웅대림 정도면, 엽문이 될 수 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다. 
믿거나 말거나. ^^;;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