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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낭만_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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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함부로 정의할 것이 못된다. 한 사람이라도 몇번이라도 바뀔 수 있다. 사랑의 대상에 따라 사랑의 정의는 문어발처럼 퍼진다. 사랑의 스펙트럼은 그만큼 넓다는 게지.

그럼에도 사랑 없는 사람살이는 끔찍하다. 그것이 어떤 형태나 색깔을 가지건, 사랑은 그 자체로 완전 소중하다. 나는 믿는다. 사랑이 이 삶이라는 치명적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임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사랑'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그 사랑은 때론 나를 달뜨게도 한다. 영화 속의 사랑에 나는 몰입하고 감정이입을 시키곤 한다. 물론 그 사랑이 내 가슴을 움직일 때만. 사랑 영화라고 모두 내 심장피를 뜨겁게 달구진 않는다.

이 영화가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나는 이 사랑에 심장으로 울었다. 눈 밖으로 북받쳐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내 안에서 터뜨린 울음. 정말로 아렸다. 심장이 바짝바짝 쪼이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나는 사실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내 눈썰미의 둔함을 원망해야지..^^;;

에니스는 잭의 죽음이후, 잭이 살던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잭의 옷장에서 겹쳐진 셔츠를 발견한다. 잭과 자신의 셔츠다. 잭의 파란색 셔츠가 에니스의 격자무늬 셔츠를 감싸고 있었다. 이후 거의 마지막 장면, 에니스가 그 겹쳐진 셔츠를 자신의 방에서 바라볼 때. 잭의 파란색 셔츠는 에니스의 셔츠 안에 있다. I swear... 라고 읊조리는 에니스는 잭을 그렇게 품은 것이다. 아, 이런 것을 놓치다니. 알면 더 감질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나는 사랑이 고플 때, 사랑이 힘겨울 때, 사랑이 그리울 때, 아주 가끔 이 영화를 보거나 떠올린다. 에니스와 잭을 다시 보고, 그들의 사랑을 곱씹는다. 아~ 살앙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당시 개봉되기 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고 긁적였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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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포스터



<브로크백마운틴>. 제목부터 왠지 끌렸다. 이안 감독 작품이라 더욱 그랬다.


그리고 어떤 "사랑"을 만났다.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이들의 사랑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 사랑이 지독하게 쓸쓸하고 아팠다. 시큼거리는 눈시울만큼이나 내 가슴에도 징한 대못이 박혔다.

사랑은 쓸쓸하고 아프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사랑은 희열이고 기쁨이지만 때론 아픔을 동반한다. 그것이 어쩌면 사랑의 본질이다. 열정을 부정하도록 강요당하는 사람들의 사랑은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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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의 충동이었는지, 고립된 산속에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서였는지, 그렇지 않으면 내재된 동성애 성향이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다(그리고 그것을 어느 특정한 이유를 들이대며 설명하는 것도 우습다.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어느 한가지로 규정할 수 있던가). 그닥 알고 싶지도 않다. 그들은 그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른바 "허락 받지" 못한 사랑이다. 이성애가 아닌 사랑을 "금기"로 여기는 주류의 이기심. 그들 또한 그 사슬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저 그리워하고 어쩌다 한번 만나 아무도 모르게(브로크백마운틴만이 알 수 있는) 탐닉하고 열정을 불사르는 수밖에. 특히나 "남성성"을 더욱 강요당하는 카우보이들에겐 더욱 힘들 것 같은 사랑.

사랑에 관한 한 어느 사랑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동성애가 됐든 뭐든간에. 하지만 동성애에 대해 여전히 관대하지 않은 세상의 시선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더 로맨틱하고 징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쓸쓸했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으스러진 그들의 감정. 그 감정을 억누른채 살아가야 했던 에니스의 머뭇거림. 합일하지 못하는 사랑으로 인해 부유할 수밖에 없었던 잭의 열정. 무엇보다 나즈막하게 에니스에게 "어떤 때 니가 보고 싶어 견딜수가 없어"라던 말을 건네던 잭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랑은 못내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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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사람만큼이나 쓸쓸했던 또 다른 두 사람. 에니스의 아내, 알마와 잭의 아내, 로린. 남편의 비밀을 알고서도 못내 그것을 안으로안으로 곰삭여야 했던 알마의 쓸쓸함. 계산기 앞에 몰두하는 로린 역시 점점 멀어지는 남편에게 받은 절망감을 감추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에니스와 잭의 사랑 뒤에 가려진 그들의 쓸쓸함.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사랑받지 못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맞다. 그거였다.


"동성애"를 여전히 "희귀종"으로 생각하고 배격하는 쪽에 가까운 한국에서 정서적으로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법 하지만 그저 "사랑"의 관점으로 그들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나는 그 사랑이 그저 가슴 아팠고 쓸쓸했다. 그래서 안구 밖으로 터져나오는 눈물보다 더 징한 가슴으로 울먹이게 만든 영화였다. 나에겐 그랬다.

"살앙"을 아는 당신이라면, 그 아픔과 쓸쓸함을 경험해본 당신이라면, 그들의 "살앙"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사족이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일행이 아닌 옆에 계신 여성분은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못해서였는지, 감정의 파고가 높아진 후반부부터 연신 눈물을 훌쩍이셨다. 다시 내게 사랑이 온다면 나는 그런 감성을 지닌 여성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정도 감성이라면 나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ㅎㅎㅎ

또한 뱀발이지만... 세상엔 너무도 큰 슬픔을 가슴에 담고서도 태연자약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이들을 봤다..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정작 감당하기 힘든 슬픔은 겉으로 폭발할듯 표현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에니스를 연기한 히스레저는 그런 면에서 증말 탁월했다. 그의 무표정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던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 쓸쓸함이 잔상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어쨌든 결론은... 쉽다. 내겐 너무도 좋은 영화였고 다시 보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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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