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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1 18:53 러브레터 for U


# 풍경 하나.
수년 전. 남대문 부근의 패션몰 공연장에서 펼쳐진 여행스케치(여치) 콘서트.
일찌감치 여치의 팬이던 소년(?)에겐 당연한 행차였다. 마침 새로이 만나기 시작한 사람과 함께였다. 말하자면, 기쁨 두 배.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함께 볼 수 있어서. 공연은 미친 듯이 좋았다. 특히나 (남)준봉 형의 비범함(?)이 유난히 빛을 발했다. 그 감흥을 온전히 가져가려고 공연이 끝나자마자 현장에서 라이브콘서트 앨범(2CD)을 구입했다. 집에 가자마자, 뜯었다. 두근두근 쿵쿵. 하악하악.

어라? 그런데 CD가 달랑 하나다. CD1은 있는데, CD2가 없다. 눈물 그렁그렁. 다음날,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준봉 형 앞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이 사태(?)를 어찌하냐고. 물론, 나는 그저 여치의 팬 일뿐, 어떤 일면식도 없는 사이. 기대 않았는데, 답장이 왔다. “헉 이런 일이? 말두 안 돼...”라는 말과 함께,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그리고 앨범을 하나 더 받았다. 파손품이었으니 당연한 일. 참, 그때 만났던 사람은 어찌 됐냐고? 뭐 그 만남, 오래지 않았다. 여치 탓인가.^^;;


# 풍경 둘.
역시나 수년 전. 서울 근교의 놀이동산. 봄으로 기억한다. 장미가 화사했고, 온갖 꽃들이 만개했다. 흠, 나의 행차를 반기는 것인가! 역시나 만남이 얼마 되지 않았던 여인과의 첫 번째 소풍. 놀이기구에 몸도 실어보고, 꽃들의 향연을 만끽하며, 봄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어라? 익숙한 노래가 귀를 자극한다. 오오오, 여치 아닌가! 놀이동산 내 공연장에서 여치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냉큼 공연을 보자고 끌고 자리를 잡았다. 익숙한 레퍼토리가 연신 흘러나왔고, 노래에 몸을 맡겼다. 그러나 함께 온 사람은 여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공연이 끝날 때까지 붙어 있었다. 여치 덕분에 더욱 즐거웠던 그날의 소풍. 참, 함께 한 그 사람은 어찌 됐냐고? 역시나 그 만남, 오래지 않았다. 또! 여치 탓인가.^^;;



한겨울, 다시 나타난 ‘여치’, 반갑다 여치야!


한 해가 거의 얼마 남지 않은 때, 세밑. 지난달 29일, 홍대 부근의 ‘빵’.
몇 년 간 종적을 감췄던 여치(여행스케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환경오염이 심해 그동안 떠나있었던 걸까. 다시 돌아온 여치가 내 마음의 환경정화를 위한 것인양, ‘왠지 느낌이 좋아’.

그들은 내 이십대와 함께였다. ‘새장 속의 나’로 지내던 내게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라며 삶의 한 단면을 알려줬고, ‘초등학교 동창회 가는 날’의 설렘과 ‘향수’를 곱씹게 만들어줬다. ‘옛 친구에게’ 보내는 ‘진심’을 노래로 표현하게도 해줬다.

여행을 떠날 때면, ‘여행스케치’를 목청껏 불러 제쳤고, 별 덮인 밤하늘을 하얗게 셀 때면, 나는 읊조렸다. ‘별이 진다네.’ 그런 여치였다. 2002년 9집 앨범이후 오랜 공백. 나는 서른 진입 즈음이었다. 이십대는 여치의 실종과 함께 서서히 접히고 있었다. 내 이십대의 별이 졌던 그때. 별이 지는 어제.


그래서 더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이 오랜만의 등장. 앨범을 들고 왔던 이전과 좀 다르다. 이번에는 다이어리와 함께다. 『2009 여행스케치 다이어리 & 미니앨범』.

불쑥 내 가슴 속에  이십대의 어떤 기억을 반짝이게 만든 그 이름, 여행스케치. 공연 시작 즈음, ‘빵’은 빽빽했다. 옛 친구를 만나는 양,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찾아왔을 터이다. 수년 째 ‘인기그룹’, 여행스케치를 만나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세밑의 빡빡하게 막힌 차와 인파를 뚫고.

저녁 8시7분, 머리를 질끈 동여맨 조병석 옹과 예의 개구쟁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넥타이 맨 남준봉 형이 조용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듦에도 그들은 한결 같았다. 오랜만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만남. 바로 엊그제 만났던 것 같은 친근함.

그래, 그것이 여치 아니겠는가. 한때 13명까지 지저귀던 여치가 이젠 2명으로 재편됐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여치’가 살아 숨쉰다는 것. ‘빵’에서의 공연은 그들에게도 어떤 추억을 상기시켰나보다. “초창기 공연 때가 생각나요. 여러분보다 저희들 숫자가 더 많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첫 번째 연주가 시작된다. 8집의 ‘왠지 느낌이 좋아’. “널 그릴 때마다 왠지 느낌이~~~ 좋아~♪”라던 날 달뜨게 만든 그 선율. 그리고 휘파람.



노래 중간, 병석 옹이 “여러분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이라며 랩(?)을 구사해 물의(?)를 일으켰지만, 첫 선곡은 탁월했다. 썰렁함은 20여년이 돼도 여전하다며, 준봉 형이 병석 옹을 타박했지만, 그 타박 또한 여전했다. 맞다, 여치맞다.

느낌 좋게, 기분 좋게, 활동했던 기분도 난다며 이 곡을 선곡했다던 그들은 그동안의 경과를 살짝 보고했다. 6년 동안 놀기도 하고, 사업도 했단다. 마냥 널부러져 있었던 건 아니고 영화나 드라마 음악도 하면서 음악 작업을 계속 했다. 그럼에도 다시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온 것이 가장 반가운 선물이다. 연말 동창회 온 기분도 난다면서 선곡한 노래는 ‘초등학교 동창회 가는 날’. 원래는 ‘국민학교 동창회 가는 날’이었는데, 정부시책의 변경에 따라 바뀐 제목.

그렇게 이 쇼케이스 자리에 옛 멤버들이 와 있다고 했다. 불쑥 이 노래 들으면서 며칠 전 만나기로 했다가 신년으로 만남을 연기한 초등학교 친구들이 떠올랐다. “나를 사랑했던 그 시절 친구들은 아직도 날 기억할까 /장난꾸러기 봉수와 동철이는 아직도 그대로 일까 /빨리 좀 만나봤으면♬”


여치 노래 가운데, 내가 정한 베스트 2곡 중 하나인, ‘옛 친구에게’가 동창회를 이었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내 인생의 한 친구가 떠올랐다. 노래는 그런 내 마음을 대변했다. “지난 내 어리석음 이젠 후회해 하지만 넌 지금 어디에… 아직도 나를 기억 한다면 날 용서해주오♪” 여치는 밴드활동을 했을 때, 이 곡이 1부 엔딩곡이었을 정도로 비중 있는 곡이라고 했다. 병석 옹 왈, “연말 되면 한 번씩 만난 사람을 기억해보고 그러잖아요.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별이 지고 뜨는 우리의 아름다운 밤


마침내, 여치의 모든 것이 담겼다고 해도 무방한
별이 진다네’의 연주시간. 전역을 앞둔 말년휴가 때 병준 옹이 만들었다는 이곡. 제작비 절감과 색다른 음악적 시도를 위해 자연의 소리를 담은 이곡. 어스름 깊은 밤, 고즈넉이 들리는 듯한 그 익숙한 개구리 소리는 언제나처럼 내 마음을 달랜다. 그 어느 시골길에 와 있는 마냥, 한없이 그 소리에 빠져드는 밤. 여치의 데뷔곡.

“김범수, 성시경, 레이지 보이 등이 리메이크했지만, 역시 원곡이 제일 좋죠?”라고 묻는 여치에게, ‘암 그럼, 그렇지 말고’ 고개를 끄덕끄덕. 누가 어떻게 잘 부르고 해석해도, 오리지널의 아우라를 어찌 따라갈 수 있단 말인가.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나의 별은 사라지고 어둠만이 짙어 가는데” 그것을 어찌 다른 가수에게 맡긴단 말인가. 오로지 여치! 오직 여치!



그리고 이번 신곡들과 미니 앨범에 대한 소개. 7곡의 노래를 다이어리라는 새로운 형식과 합궁시켰다. 예쁘다. 여행스케치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일상의 소소한 느낌을 메모처럼 적은 글을 담았어요. 저희들 흔적이 완전 담겨 있어요. 15000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여러분의 음악적 수준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 퀄리티에 만족하실 거예요. 사진, 글, 음악이 담겨 있는데, 10%를 저희들이 채웠다면, 나머지 90%를 여러분이 채워주세요. 다이어리가 새로운 시작을 뜻하기도 하잖아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제작했어요.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을 적어나가면 좋은 일기가 될 거에요.”

이번 다이어리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은 ‘별이 뜬다네’다. 뭔가, 매칭이 되지 않는가. 맞다. ‘별이 진다네’와 맞물린다. 이 곡, 준봉 형의 반대가 심했단다. “‘별이 진다네’의 감성을 간직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왠지 난도질하는 느낌이었어요. 2주간 병석이 형이랑 얘기를 안 했을 정도라니까요. (웃음)”


여치의 멤버가 둘로 되면서 생각을 제한을 두지 말자고 했다. 좀더 자유롭고 열어두고 싶었단다. 병준 옹은 그렇게 ‘별이 뜬다네’의 의미를 설명한다. 이 곡은 랩에 가깝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별이 진다네’와는 완전 다르다. 여치의 예전 노래를 안다면, ‘어라?’ 소리가 나올 정도다.

피처링도 있다. 예전 라디오방송 때의 게스트 인연을 고리 삼아 배우 김정은 씨를 무작정 찾아가 부탁했다. 흔쾌히 승낙한 덕에 김정은 씨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나 항상 그대를’ 부를 때의 그 목소리가 맞다. 다만, 준봉이 형은 아쉬웠단다. 노래 연습 시켜주면서 하루를 ‘뽀송’하게 보내고 싶었는데, 연습을 무척 열심히 한 덕에, 녹음이 1시간 만에 끝나버렸단다. 아뿔싸.



사실 ‘별이 뜬다네’는 준봉이 형도 처음엔 반대를 했지만, 주변에서도 전반적으로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병석 옹은 결단을 내렸다. 모니터를 해서 반응이 좋으면 앨범에 싣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묻어버리기로. 반응은 의외로 “기분이 좋아진다” “좋다” 등이 많았다. 물론 모니터 집단이 준봉 형 회사 직원이었지만. 그것이 ‘별이 뜬다네’의 탄생 비화다. 자칫하면 세상에 빛을 발산하지 못할 뻔한 어떤 별의 이야기.

“(‘별이 진다네’와) 글자 하나만 바꿨을 뿐이지만, 분위기가 많이 다를 거예요. 그런데 음반 매장에는 없어요. 다이어리로 분류가 돼서 서점이나 팬시점에만 있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에요.” 내 마음에도 별이 떴다. 오랜만에 여치라는 별이 다시 떴다. 그렇게, 별은 내 가슴에.


신곡이 이어졌다. 새롭게 출발하는 연인을 위한 ‘Y의 축복송’은 자신의 이름에 이니셜 ‘Y’가 들어가는 분들이 좋아한단다. 연희, 수연 등등. 가사는 예쁘고, 축복의 느낌이 가득하다. 시절인연을 만나 사랑을 새로이 가꿔나가는 당신에게 이 노래, 권한다.

이어진 병석 옹의 솔로곡 ‘눈물이 난다’. “가사 내용을 들으면 알 거예요. 난 하기 싫었어요”라는 준봉 형의 투덜거림에, “넌 어려서 몰라~”로 퉁쳤던 병석 옹의 애잔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청춘’이라는 부제마냥,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창가에 내리는 눈을 보니 이유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던 어떤 청춘의 기억을 되살리는 이 노래. 엄혹한 시대에 직면한 지금-여기의 청춘에게 바치는 여치의 헌사 혹은 위로 같은 노래.

배우 조승우가 나온 CF에 삽입된 ‘마이 프렌드 굿 프렌드’도 흘러나온다. 눈앞에 짠하게 펼쳐지는 프라하의 어떤 풍경. 아, 떠나고 싶다. 봄이 오면, 역시나 프라하. 우리 함께 떠날래요? 아름다운 밤이다. 별이 지고 뜨더니, 시작하는 연인들의 시절인연을 축복하고 청춘의 눈물을 닦아주고선, 프라하까지 펼쳐놓다니.



세상 모든 여치들의 합창


“세상에 친구만큼 좋은 것이 있겠느냐”며 애초 언급한 대로, 관객석에 있던 옛 멤버들을 무대로 불러 모은 여치. 89년 12월9일에 1집 첫 공연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19주년이 막 지난 셈이다. ㅊㅋㅊㅋ. 2009년은 데뷔 20주년. 와, 놀랐다. 여치가 저렇게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저 세월을 머금었다는 것이. 나도 따지자면, 거의 여치와 함께 한 20여년이 아닌가.

처음 그룹을 조직할 때, 산파역할을 했다는 신동철 대장에 대해 병석 옹과 준봉 형은 깍듯했다. 신 대장 왈. “둘이서 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힘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잘하고 있는 것 같네요. 옛 생각도 나네요. 통기타 2개 들고 강원도를 돌아다니며 개구리 소리를 녹음하던 때가. 멋진 공연을 해보고픈 간절한 생각도 있고. 20년 흐른 여치 공연에도 함께 자리를 하고 싶어요.”



지금은 유명 작사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윤사라 씨(김범수 ‘보고 싶다’, 김종국 ‘사랑스러워’ ‘편지’, 제이 ‘어제처럼’, 이기찬 ‘바보’, 박효신 ‘좋은 사람’)도 자리에 올랐다. 무엇보다 그는 내가 요즘 가장 즐겨듣는 노래의 작사가다. 얼마 전 막을 내린 TV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삽입곡인 성시경의 ‘연연’. 여치에서 나와 1집 앨범 ‘천국에서 길을 잃다’를 냈으나, 결국 길 잃고 작사에만 전념하고 있는 음악인. “당시 3만 몇 천 장이 팔렸다. 지금이라면 ‘대박’인데... 오늘 오빠들 노래하고 랩하는 것을 보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풋풋한 그 느낌으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도 좋고요.”


그리고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의 보컬을 담당했던 김수현 씨. 지금은 결혼 8년차 학부형이자 아이들 음악을 가리키고 있단다. “병석 오빠의 썰렁함은 세월이 가도 안 변하네요. 약도 없고요. (웃음) 8년 여치에서 활동했는데 오빠들이 멋있어 보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와, 잘한다. 연애인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랩 할 때는 안쓰럽기도 했어요. 이제는 확실히 여치 팬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노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가 울려 퍼졌다. 이미 여치에서 빠져 나갔으나, 여전히 ‘여치人’일 수밖에 없는 여치들의 앙상블. 빵은 빵빵하게 터질 듯이 환호와 열광, 박수가 함께 했다. 여치가 뿌린 행복바이러스가 퍼지는 공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다. 노래 한곡의 찰나처럼 스쳐가는 행복에도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것. 흥얼흥얼 나는 씹고 또 씹었다.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세션하는 3명도 함께 초대됐다. 건반의 정연경 씨, 일렉기타의 김민교 씨, 건반의 한재성 씨. 그리고 이어진 노래는 배우 이나영이 나온 화장품 CF의 삽입곡이기도 했던 ‘기분 좋은 상상’. 신년을 앞두고 이런 노래 흥겹다. “어느 날 천사가 네게로 와서 너의 소원 하나를 들어 준다고 묻는다면 어떻게 말할래 / 커다란 종이비행기를 접어 그녀와 함께 타고 솜사탕 같은 구름에 가득 이렇게 쓰고 싶다고 / loving you, I`m loving you”

‘기분 좋은 상상’으로 흥겨움과 사랑이 그렇게 두둥실 떠올랐다면, 프로포즈 노래인 ‘치키치키 러브송’이 대미를 장식했다. “치키치키 Love forever oh happy day / 자기자기 나를 부르는 너 상상에 / 치키치키 Love song for you / 날 만난 뒤로 지기지우보다 널 아껴줄 오직 한사람 그건 바로 나야 나”


물론 그것이 진짜 끝은 아니었다. 5천년 역사에서 제1의 제도라는 ‘앵콜’. 오랜만에 듣는 열화와 같은 앵콜이었을 터. 여치의 대표곡 중 하나인 ‘여행스케치’가 락처럼 울려 퍼졌다. 빵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세밑의 여치 쇼케이스는 그렇게 흥겨운 한마당이었다. 2009년 여치의 데뷔 20주년을 앞둔 워밍업으로서는 충분히 좋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여치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2009년의 행복이 될 수 있겠다. 우선 1월6일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열리는 ‘故김광석 13주기 추모공연’에 여행스케치도 참여하고, 2월 초순부터 대학로 스타시티에서는 한 달간 여치의 공연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20주년 세상 모든 여치들이 함께 하는 기념앨범, 와우, 전국투어도 당연히 있을 터. 전국 곳곳에 여치 노랫소리가 퍼질 것이다. 부디 그들이 오면 반겨주시라.

올해는 더구나, UN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 그렇다면 별을 노래하는 ‘여행스케치의 해’가 되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별이 진다네’로 시작해 20년 만에 ‘별이 뜬다네’로 돌아온 여치에게 덕담을 해 준다면, ‘2009년에는 분명 ★이 뜰거야’.

참고로, 데일리메일(
www.dailymail.co.uk)을 보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별의 일생’이 게재됐다. 볼만하다. 별의 생성부터 소멸까지가 담겼다. 아, 별나라 여행, 떠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그저 다른 어디라도. “여행을 떠나 기차를 타고 / 들판을 넘어 산속 계곡 따라 / 자연을 벗 삶아 노래도 불러보고 / 동굴 속에서 소리도 쳐 보네♪” 이 노래, 들린다면, 내가 여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달라.


추신. 쇼케이스를 마치고 버스로 이동하는 길. 눈이 날리고 있었다. 딱 한주 앞선 12월22일에도 쇼케이스를 마치고 펑펑 함박눈이 내렸는데, 준봉형은 오한과 발열을 동반한 독감에 걸렸다고 했다. 준봉 형, 또 독감 걸리지 않았을까. 참, 12월31일은 병석 옹의 생일이었다. 늦었지만, 축하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치의 스무 살. 그 성인됨을 나는 축하한다. 별이 지는 어제, 별이 뜨는 오늘. 별은 여전히 내 가슴에.

[YES24 기고, 말하자면 원본. 20090105]


posted by 낭만_밤9시의커피 낭만_커피